"10년 지배한 테크 시대 끝났다"... 대안은?
기술주에 대한 기대가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이하 연준)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뉴욕 증시에서 빅 테크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 주가는 고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실제 S&P500 지수의 기술주 섹터는 올 들어 19%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02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또 13% 하락한 S&P500 지수와 2004년 이후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4월 현재 기술주 중심의 뮤추얼펀드와 ETF(상장지수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76억달러에 달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지난 10년간 뉴욕증시를 지배했던 기술주의 시대는 끝났다"라고 평가했다. 기술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혼란스러운 시장은 지난 2000년 닷컴 버블을 연상케 한다. 당시 거품이 터진 뒤 투자자들은 잇따른 손실을 경험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000년 3월부터 2002년 10월 사이에 80%나 폭락했다. 최근 기술주 하락세도 비슷하다. WSJ에 따르면 올해 개별 기술 주식은 다양한 악재로 인해 단 몇 시간 만에 수천억 달러의 시장가치가 증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달 스냅(Snap) 주가는 하루 만에 43%가 급락하고, 160억달러의 시총이 증발했다. 핀테크 기업인 어펌,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등의 시총 역시 절반으로 줄어들었다.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를 비롯해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등 빅테크 기업 주가 역시 올해 S&P500 지수와 비교해 두 자릿수 이상의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기술주 투자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신중론과 기회론으로 나뉜다. 신중론을 펴는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과 함께 기술주 주가가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연준이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경우 기술주와 다른 성장주가 추가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견조한 실적과 달리 기술주 주가가 셀오프 마켓에서 너무 떨어졌다는 주장도 있다. 장기 성장성이 유효한 빅테크 기업들은 저점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테크 주식 중에서도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데이비드 에스워트 티 로우 프라이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아마존과 같은 일부 기술주는 최근 하락세를 경험한 후에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보인다"며 "한 바구니에 모든 테크 주식을 담을 수는 없다. 기업을 선별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