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챗GPT, 서양식 사고∙행동 전파하는 ‘디지털 식민주의’ 우려 있다
AI 챗봇의 폭발적인 인기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챗GPT(ChatGPT)는 현재 세계 각지의 1억 명 이상의 사용자가 접속해서 만들어 내는 1000만 건 이상의 요청(queries)을 처리해내며 역사상 가장 빨리 성장한 앱이 됐다. 곧이어 발표한 API를 통해 다른 형태의 인터페이스나 어플리케이션에도 빠르게 침투하고 있기도 하다. 포춘 500대 기업은, 이러한 기술 발전에 따른 고객의 기대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에 미칠 영향을 미쳐 고려할 시간도 없이 LLM (Large Language Model) 에 기반한 기술을 채택하고 있으며, 이 기술을 채택한 기업과 서비스를 통해 기술의 영향력이 배가되는 플라이휠 효과(flywheel effect)가 창출되고 있다. 하지만 기술의 눈부신 발전 만큼이나 상당한 반작용으로 작용할 수 있는 그 역풍에 대해서는 사회적 담론이 부족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져야 할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마저도 아직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다. 생성 AI(generative AI)가 기업의 의도치 않은 기밀 유출, 프라이버시 침해, 이를 교과 과정에 어떻게 접목해서 미래 세대에게 소개해야 할지 등에 사려깊게 대응하지 못하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 등은 이미 여러번 지적되어 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인 영향은 AI를 생성하는 '문화권' 혹은 특정 사회가 갖는 가치관에 강력한 영향력을 부여하고 기술을 여과 없이 쓰는 그룹을 쓰나미처럼 덮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즉, 우리는 확산의 속도나 비용에 있어 거침이 없는 디지털 기술이 인류의 세계관의 형성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변화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챗GPT의 전례 없는 인기는 역설적으로 개발사인 오픈AI(OpenAI)를 영리 목적의 ‘폐쇄형 AI 모델(closed-source)’ 회사로 만들었다. 최근 GPT-4의 출시 과정과 관련된 회사의 정보 공유 방법에서 알 수 있듯이 챗GPT에 대한 오픈AI의 통제는 더 엄격해졌고, 학습 방식에 대한 세부 사항의 공유 또한 더 불투명해졌다.또 기술이 경계 없이 널리 확산함에 따라 잘못된 정보를 전파할 수 있는 능력도 아울러 커지고 있다. 이를 방치하면 암묵적인 편견이 퍼질 위험이 있으며 다양성과 다문화를 향한 수십 년간의 사회적 진전을 제자리로 돌아오게 만들지 모른다. 이미 경고등은 매우 어지럽게 깜박이고 있다. 이 기술의 개발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은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력을 이해하고,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