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규제, 쉽지 않다면 가드레일을 먼저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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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권 2023.04.30 09:56 PDT
AI 규제, 쉽지 않다면 가드레일을 먼저 세워라
고속도로에 가드레일이 안전 운전을 보장하듯, AI 속도전에도 가드레일이 필요하다 (출처 : Shutterstock)

[오피니언]
∙AI 규제 쉽지 않아 도입 늦어질 가능성
∙그 새 AI 발전 속도 빨라 부작용 속출할 것
∙각 국, 기구별 도입과 활용원칙 등 가드레일(안전장치) 먼저 세워야

지금 AI 혁명은 과거 모든 것을 바꾼 산업혁명과 같은 시기에 접어든 것이다. 소프트웨어 발전, 중공업 발전에 비해 AI의 발전과 그로 인한 변화는 더 클 것이다.
더밀크 주최 실리콘밸리에서 본 GPT혁명에서, 크리스 예, 브리츠스케일링벤처스 대표
모든 측면에서 AI혁명은 인터넷보다 더 크고 클라우드와 합친 것보다 더 클 것이다 ATTRIBUTION
세계최대 보안 컨퍼런스 RSA에서,존 체임버스 전 시스코 회장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더밀크는 CES, MWC, SXSW, RSA 등 글로벌 주요 컨퍼런스를 현장 취재했다. 올해 가장 큰 주제는 예외없이 챗GPT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기술의 발전과 이를 어떻게 각 비즈니스에서 받아들이고 적응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었다. 산업계에서도, 의료계에서도, 교육계에서도 모두 GPT가 큰 충격을 줬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분주하게 분석하는 것은 '세계적' 현상임을 확인했다.

이 같은 변화가 생긴 것은 챗GPT가 처음 등장한 지난해 11월 30일부터 지금까지 불과 5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 새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구글, 메타 등이 발빠르게 제품(서비스)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제 숨을 고를 때다. AI가 산업과 사회에 줄 영향과 파괴력이 크다면 그 부작용 또한 속도와 깊이가 클 것이기 때문이다.

(출처 : Shutterstock)

실리콘밸리는 반도체,인터넷, 스마트폰(모바일), 클라우드, 소셜미디어, 우버 등 신기술이 나올 때마다 몰아치듯 빠르게 신기술을 발표하고 파괴해야 할 대상에 틈을 주지 않는 정신(Move Fast Break Things)이 뿌리깊게 박혀 있다. 

애플 스티브잡스가 대표 아이콘이었고 테슬라 일론 머스크와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가 뒤를 이었으며 지금은 오픈AI의 샘 알트만이 승계했다.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분석해야 하는 미디어는 이를 반성없이 전달했으며 대중의 눈을 사로잡아 수익을 올리기에 급급(테크 저널리즘)했다.

인공지능 기술 발전의 더 큰 문제는 ‘규제’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AI 시대도 선도하는 구글,아마존, 메타, MS 등 빅테크 기업들의 막대한 로비력으로 인해 각국 의회에서 조차 법 통과도 어렵다. 더구나 AI슈퍼 강대국이 된 중국의 발전으로 인해 AI 규제에 대한 논의는 더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미국에서도 에릭 슈미트 전 구글 회장 등 오피니언 리더들이 “중국에 뒤지는 꼴을 볼 것인가?”라며 기술 발전을 촉구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빠르게 침투하는 AI 시대에 부닥친 이용자(시민)의 두려움은 크다. 

실제 시장조사 전문기관(모닝컨설트)가 지난 2월 17일에서 19일 사이 미국 2,205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생성AI의 문제점'에 대해 조사한 결과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해선 10명 중 8명(74%)가 걱정을 표했다. 특히, AI가 특정 산업의 일자리를 뺏아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응답도 절반에 가까웠다. 이용자들은 AI 발전으로 인한 기대감 보다 '두려움'이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법적' 규제가 시간이 걸리고 쉽지 않다고 하더라도 AI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각급 단체에서 연구하고 제도화할 수 있다. 고속도로에 가드레일(안전장치)이 없으면 과속과 추월로 인해 사고가 나고 인명피해가 불가피하다. 인공지능 발전이 너무 빨라서 규제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서둘러 '가드레일'을 만들어서 후폭풍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시도되고 있다. 미국 영화 , 드라마 작가조합은 GPT를 사용한 작품에 저작권은 인정되는지,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 혼란을 최소화했다. 

미국 뉴스미디어 얼라이언스(NMW)에서도 생성AI 기술이 널리 보급됨에 따라 이런 도구가 뉴스 발행사의 지적재산(IP), 브랜드, 독자 관계 및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원칙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NMW는 "AI 시스템을 뉴스 제작사의 독접 콘텐츠를 허가없이 사용하고 있다"며 "AI가 뉴스 제작사와 언론인이 만든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지적재산권 침해다"고 선언했다.

미국 의료 및 각 산업계에서도 가이드라인 발표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네이버, 카카오, KT, SK텔레콤, LG전자 등이 거대언어모델(LLM)을 보유했거나 개발 중인 만큼 이에 대한 대응과 가이드라인 논의와 제정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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