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할 것만 같던 푸드테크 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왜 그럴까? 기자의 채식 도전기를 돌아보며 대체육 시장의 위기에 대한 원인을 찾아봤다.지난 2021년 8월, 비건(채식주의)에 도전했다. 균형 잡힌 채식은 건강을 바로 잡고, 나아가 동물권과 지구환경까지 지킬 수 있다는 다큐멘터리를 보고나서 부터다. 매 끼니마다 푸른 빛 가득한 샐러드를 한 그릇씩, 우유 대신 두유, 고기 대신 두부와 버섯을 먹었다. 콩으로 만든 돈까스, 두부면으로 만든 파스타 등 서서히 육식 위주의 식단을 채식으로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몸이 가벼워지는 건 물론, 피부에 났던 여드름이 쏙 들어가고, 얼굴엔 광택이 나기 시작했다. 채식을 하면 힘이 없어진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었다. 몸이 가벼우니 활력이 넘치고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사람들과 만나는 일이 늘어나고 외식이 잦아지면서 비건 루틴은 깨지기 시작했다. 국내 일반 음식점에서 먹을 수 있는 채식 종류는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채식 메뉴 자체가 없는 곳들도 많았다. 그래서 찾게 된 비건 레스토랑은 일반 음식점보다 기본 1.5배가 비쌌다. 게다가 맛있는 비건 음식을 찾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비건 햄버거, 비건 피자 등 대체육을 사용한 다양한 음식을 시도해봤지만, 입맛에 잘 안맞았다. 아무리 건강과 환경을 생각한다지만, 맛이 없으니 손이 가지 않았다. 주변 친구들도 '비싸고 맛도 그저 그런' 대체육 보다 '싸고 맛 좋은' 육식을 선호했다. 내가 직접 매일 도시락을 싸고 다니지 않는 이상, 원하는 비건 식단을 매일같이 지키는 건 무리였다. 그렇게 나의 비건 도전기는 두 달만에 끝이 났다. 물론 지금도 채식 위주의 식사를 선호하지만, 육류를 필사적으로 피하진 않는다. 그러니 대체육 음식에 대한 관심도 현저히 떨어졌다. 건강한 의미를 찾는 대체육은 깨어있는 음식으로 평가 받지만, 자연 식물식보다 신선하지 않고 고기보다 대체로 맛이 없다. 게다가 치솟는 물가에 비싼 대체육은 소비자들의 선택지에서 빠졌다. 확실한 입지를 다지지 못한 대체육 시장은 수요가 줄어드니 바로 위기에 직면했다. 위태로운 푸드테크 시장,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