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1, 디지털 경험도 혁신한다
주요 관전 포인트 및 액션 가이드적극적 참여가 차이를 만들어 낸다현재까지의 등록자는 6만명이 조금 안 된다. 참가기업은 1900여개지만 한 주간 시간이 더 있으니 행사오픈때는 8만여명, 참가기업은 2300여개 정도로 늘어날 수도 있지만, 이것도 작년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온라인이 가진 속성 상 장점은 있다. 실제 라스베이거스 현장에 가면 너무 넓어 다 보지도 못하고 놓치는 것들 투성이며 시간도 부족하다. 규모는 작지만 손가락 끝으로 구석구석 하나하나 다 들쳐 볼 수 있고 같은 시간대의 이벤트는 동영상 아카이브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지나쳐 버릴 참관객들의 정보에 접속해 네트워킹을 하거나 연락을 취하기도 수월해진다. 다만 경험의 문제는 남는다. 충분히 보고 듣고 이해할 전시경험이 부재할 것이고 자연스럽게 만나고 커뮤니케이션할 사용자경험은 흉내만 낼 확률이 크다. 그래서 적극적인 참여가 만들어 낼 혜택이 클 것이다. 다들 처음이라 잘 모를 때는 적극적인 참여가 일단 답이 될 것이다. 한국엔 더할나위없는 기회다큰 비용을 들인 부스는 규모가 더 이상 의미 없다. 온라인 이벤트 플랫폼에서는 돈을 적게 내던 많이 내던 다 같은 크기의 버튼을 가진다. 누르고 들어가 연결되는 사이트에 동영상이 몇 개이고 얼마나 많은 컨텐츠가 노출되는지는 다시 비용의 문제이지만, 발견의 비용에 있어서 온라인은 작은 기업들에 기회의 땅이다. 삼성도 한 칸, 작은 스타트업도 한 칸이다. 매년 뉴스에 나왔던 최대규모의 부스경쟁은 디지털에서는 실속 없는 이야기가 됐고, 버튼 하나의 디자인과 문구가 더 많은 일을 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올해는 별도의 유레카존도 없다. 스타트업을 따로 모아 놓지 않아 오히려 독특하고 특별한 스타트업에게는 더 큰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K스타트업이라는 로고를 붙이고 각자의 독립 부스를 차린 한국의 스타트업들과 '삼성이 성장시킨(Accelerated by Samsung)'이라는 문구가 붙은 C랩 스타트업은 한국이 역시 디지털에 강자임을 보여주는 증거라 볼 수 있다. 전통적인 스타트업 생태계의 강호, 프랑스의 라 프렌치테크, 타이완과 이스라엘 스타트업들은 잘 구별되지 않거나 보이지 않는다. 일단 보였다면 시작이 좋다. CES, 이벤트 디지털화의 실험대 될 것이번 CES는 커다란 디지털 실험이다. CTA는 이 실험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았다. 팀즈(Teams) 플랫폼 위에 애저(Azure) 기반의 컨퍼런스 솔루션을 연동해 실시간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신들의 행사인 '빌드(Build)'나 '이그나이트(Ignite)' 컨퍼런스를 여러 차례 주최해봤고 코로나 덕에 많은 곳에 채용이 됐다. 하지만 여전히 전시회라는 목적에는 부족함이 많다. 대안이 없기에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선택됐고, 이 기회를 통해 남들이 가지지 못한 대규모 플랫폼을 위한 경험과 데이터를 가지게 됐다. 평소에는 참가하지도 않았던 행사에 메인이 돼 버렸고 덩달아 행사까지 참여한다. 이번 CES의 최대 수혜자는 마이크로소프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포트라이트'를 주목하라올 디지털(All Digital)을 선언하고 CTA는 이번 CES는 전시보다는 컨퍼런스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 발표했다. 그도 그럴 것이 디지털로 전달하기 어려운 경험과 환경의 제약으로 제대로 된 전시회를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걸 일찍이 알았을 것이다. 사실 지금과 같은 컨퍼런스는 예년에도 있었다. 실제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의 키노트는 많은 청중들과 미디어가 모였고 컨퍼런스도 다채로웠지만, 많은 참관객들이 특별한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다. 디지털기반으로 가면서 컨퍼런스는 메인이 되었고 CTA도 컨퍼런스에 힘을 주고 있다. 다만 CES의 진면목은 컨퍼런스 밖에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참가기업들이 각자 만든 쇼케이스와 직접 주관하는 스포트라이트를 주목해야 한다. 컨퍼런스에 제시된 어젠다(주제)가 실제 기업 쇼케이스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그리고 참가자들이 직접 이야기하는 스포트라이트에서 질문으로 파헤쳐 들어가야 한다. 물론 많은 경우 준비가 부족할 것이고 영상과 스토리텔링이 기대보다 못하겠지만,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은 영상과 컨텐츠의 퀄리티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기술과 전략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진짜/가짜 구분될 것사실 CES는 전시회로 포장된 미디어 마케팅 플랫폼이다. 수많은 미디어들이 몰려와 CES의 이모저모를 전세계에 실어 나를 수 있는 플랫폼의 역할을 해오고 있으니 말이다. 특히 올해는 그 쏠림이 더 심할 것이다. 현장에서 각자의 관점과 앵글로 취재되고 만들어지는 컨텐츠는 사라지고 온라인을 통해 얻게 된 비슷한 내용의 보도와 방송이 반복될 공산이 크다. 유튜버들도 자신의 입담과 직설적인 카메라 앵글을 포기한 채 비슷한 디지털소스에 매달려야 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진짜 미디어 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 보도자료발 컨텐츠가 대량생산되는 미디어 속에서 진짜 미디어가 누군지 옥석가리기가 시작된다. CES가 단독 소스가 아닌 시장과 수많은 팩트를 결합한 분석이 되어야만 현장에서 보는 CES의 의미에 가까워질 수 있다. 이것이 더밀크가 존재하는 본질적인 이유다. 다양하게 실험하자실제 CES를 가면 별도로 호텔을 잡아 비공개 행사를 하는 기업들이 많다. 특별한 클라이언트와 미디어를 초대해 기술을 공개하고 제품을 홍보하는데, 이번 CES도 예외가 아니다. 단일화된 CES 디지털 플랫폼에 모든 것을 의존하는 것은 참가기업으로서도 참관객으로서로 리스크가 있다. 오히려 더 외부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CES의 메인스트림은 타면서도 사람들에게 발견되고 선택받을 수 있는 다양한 실험을 병행하여야 한다. CES를 십분 활용해 사전에 참관객들에게 이메일도 보내고 이벤트에 초대하고 별도의 사이트에서 더 풍부한 경험을 디자인해 CES와 연계해야 한다. 더 나아가 현장의 앵글을 잃은 훌륭한 유튜버들의 특별한 영상 소스가 되는 전략도 기꺼이 필요하다. 참신한 아디이어로도 승부 가능하다전기자동차, 스마트시티, 초대형 TV는 보여 줄 것이 없고 보여 줄 수 없다. 규모, 크기, 화려함으로 압도했던 제품과 산업군이 올 디지털(All Digital) CES에서는 빈약해 보일 수 있다. 그래서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많은 기업이 사실상 불참을 선언했다. 이번 CES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메인 트렌드가 아니라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특징과 상황을 고려한 다각적인 분석과 통찰이 필요하다. 실제로도 이번 CES는 역사상 가장 왜소한 행사로 보일 것이고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기엔 힘이 부칠 것이다. 자동차 자체를 움직이는 전시장으로 만들어 주요 도시에서 연계된 행사를 개최한다거나 참신하고 독특한 아이디어를 선보여 새로움에 목마른 채널을 CES의 연장선으로 만들려는 시도가 더욱 절실하다. 모바일 흡수하는 행사 될 것삼성전자가 CES 기간 중 갤럭시 S21의 언팩행사를 진행한다. MWC의 연기로 상반기는 사실상 CES가 모든 행사를 흡수한 셈이다. MWC를 주력 플랫폼으로 삼았던 통신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예상된다. 모터쇼의 색깔이 많이 빠지고 대신 모바일쇼의 특성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향후 MWC의 포지셔닝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주게 될 가능성이 있는데, CES는 이번에 잘 못 해도 어부지리로 더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중국은 여전히 디지털 파워하우스한국기업이 더 많이 참여한다며 작아진 중국이라 이야기하는 미디어들이 있다. 하지만 중국은 원래 내수기반의 격리된 산업 생태계를 성장시켜온 상황이라 여전히 그 잠재력은 무시할 수가 없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만들어진 정치적 갈등이 왜곡된 시각을 가지게 하지만, EU와의 투자협정과 떠오르는 주강 삼각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CES에도 광동(Guangdong), 광저우(Guangzhou), 선전(Shenzhen)이라는 이름이 붙은 기업들이 얼마나 많이 참여하고 있는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10년간 중국에서 IT로 가장 성장할 모든 것들이 이 세 지역을 아우르는 주강삼각지에 몰려있고 홍콩의 기능까지 선전으로 이동하면 매우 파괴적인 변화를 주도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