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엎어 놓고 있습니다. 금리의 정점을 꿈꾸던 투자자들의 꿈을 산산이 부쉈다는 평입니다. 시장의 반응은 국채와 달러의 움직임에서 극명하게 갈립니다. 6월 이후 한번도 침범되지 않았던 금리의 고점은 CPI 발표 이후 무주공산이 됐습니다. 연준의 정책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3.5%를 돌파하고 이제 3.86%로 4%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달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좀 꺾이나 싶던 달러는 죽어가던 불에 기름을 붙인것처럼 타올랐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에서 내려오고, 금리와 달러가 약세 전환하길 기대했던 시장에는 청천병력이 됐습니다. 내년까지 작게는 3.5%에서 4% 수준의 최종금리를 보고 있던 시장은 이제 최소 4%에서 4.5% 수준의 금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의 레이 달리오는 CPI가 발표된 화요일(13일, 현지시각) 링크드인 기사를 통해 "이자율이 4.5%에서 6% 범위 수준으로 더 오를 것 같다"며 급격한 금리인상이 결국 "민간 부문의 신용 성장을 낮춰 민간 부문의 지출을 악화시키고, 결국 경제가 함께 추락할 것"이라 경고했습니다. 달리오의 경고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투자자들이 장기 인플레이션에 대해 너무 안일하다"며 "금리를 4.5%정도로 올리기만 해도 가치 *할인율 효과로 인해 주가가 20% 정도 폭락하고 수익의 감소 수준은 10%에 달할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레이 달리오의 경고는 섬뜩하기까지 합니다. 금리가 시장에 주는 충격을 '날 것 그대'로 알려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시장이 '금리 몇 퍼센트에 몇 퍼센트 하락'이라는 로직으로 작동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경제와 시장에 주는 충격은 확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