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전도사, 더밀크 스타트업 포커스입니다.한국인들은 세계 어느 국민들보다 ‘유행'과 ‘트렌드'에 민감합니다. 소비 트렌드가 세계 최고 수준이죠. 지난 여름에 산 옷을 올해 입으면 왠지 유행이 지난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 때도 있습니다. 연예인이 유행시키는 헤어, 액세서리는 몇 달만 지나면 길거리에서 사라집니다. 명품도 예외는 없습니다. 발렌시아가, 구찌, 오프화이트처럼 젊은 층에게 어필하는 브랜드의 운동화나 가방은 금방 유행이 지나버립니다.그래서인지 자라, H&M, 탑텐, 에잇세컨즈, 스파오, 유니클로 등 옷을 빠르게 만들어서 빠르게 소비하는 패스트패션(일명 SPA) 브랜드는 한국에서도 크게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패스트패션은 고전하고 있습니다. 패스트패션이 주는 환경적인 악영향을 인지한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겁니다. 환경 전문 연구기관인 어스오알지(Earth.org)에 따르면, 패션 산업으로 발생하는 탄소양은 전체의 3%며, 전체 수질오염 원인의 20%가 된다 합니다. 여기에 옷들은 버려지기 전에 7~10회 입는다고 하는데, 이는 15년 전에 비해 35%나 줄어든 거라 합니다. 이쯤 되면 ‘이게 다 패스트패션 탓'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실제로 패스트패션에 뿔난 소비자들은 행동으로 그 분노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패스트패션의 대표 브랜드인 스웨덴의 H&M은 최근 그린워싱(greenwashing: 기업이 겉으로는 환경을 신경쓰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음) 브랜드라는 이유로 소비자에게 소송당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패스트패션 쇼핑몰 쉬인(SheIn) 역시 미국 증시 상장을 앞 두고 '반환경 기업' 이라는 이미지가 생기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은 뭇매를 맞는 한편, 친환경 지향 브랜드들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파타고니아가 대표적인데요. 패스트패션과는 달리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은 물론, 친환경적인 브랜드 철학으로 무장했기 때문입니다. “이 자켓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e jacket)” 같은 광고 캠페인만 봐도 파타고니아의 철학을 알 수 있죠. 그러나 파타고니아에게도 고민이 있는데요. 바로 산악용 자켓이나 스키 바지 등을 만드는 나일론 때문입니다. 나일론의 원료는 화석 연료의 대표주자인 석유니, 아무리 친환경적으로 만들어도 환경에 해를 입힐 수밖에 없습니다. 파타고니아 측에서도 이런 문제를 인지하고 소비자에게 공지하기도 했죠. 한편 파타고니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타트업의 힘을 빌리고 있습니다. 친환경 신소재를 만드는 스타트업 써크(Circ)와 협업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 써크와 알지니트, 친환경 패션 세상을 만드는 두 기업을 소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