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앞두고 구조조정 돌입한 실리콘밸리
미국의 테크 기업과 스타트업 씬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증시가 베어마켓으로 돌아서고 시장에 신규 투자자금이 마르기 시작하면서 구조조정에 나서는 기술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고용을 동결하는 한편, 인력 감원에 나섰다. 실적이 악화되고 주가가 급락한 탓이다. 메타, 트위터, 우버 등 테크 기업들은 고용을 동결하고, 임원급 감원에 나섰다. 지난달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마존 주주들은 경영진의 급여 패키지 삭감을 요구하기도 했다. 스타트업계는 과거 투자받은 돈으로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사용자 규모를 확대하는데 집중했으나, 이제는 '수익성' 중심의 전략으로 돌아서고 있다. 이 때문에 정리 해고에 주력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볼트(Bolt)는 지난달 전체 직원의 27%에 달하는 직원 250여 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전자상거래 업체를 대상으로 원클릭 결제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성장세를 거듭해왔다. 올 초 3억 5500만달러(445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6일 쿼츠에 따르면 지난 5월 전 세계 71개 테크 스타트업에서 1만 7000여 명의 해고가 이뤄졌다. 이는 전월인 4월 대비 350%나 급증한 수치다. 쿼츠는 "팬데믹 초기인 2020년 5월 이후 가장 많은 정리 해고가 이뤄졌다"라고 분석했다. 실제 기술 기업들의 이런 변화는 미국 노동시장 지표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주 미국의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최근 5개월 사이 최대치를 기록했다. 9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2만 9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주 대비 2만 7000건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7월 이후로는 가장 큰 증가폭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노동부의 발표에 대해 "미국의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다만 냉각 초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