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마크 CEO “2024년 흑자전환… 네이버 기술력 더한 ‘포시렌즈’ 출시할 것”
마니시 샨드라 CEO 및 주요 경영진, 실리콘밸리 본사서 간담회
네이버와 협력해 아시아 시장 확장… “2024년 흑자전환 목표”
“인스타그램·틱톡보다 우위”… ‘포시쇼’ 등 MZ세대 타깃 서비스 출시
최수연 네이버 대표 “‘원 팀’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
네이버는 글로벌 마켓, 특히 아시아 시장 확장을 위한 좋은 파트너다. 양사의 파트너십을 고려할 때 한국 시장 진출 역시 가능성 있는 선택지라고 할 수 있다.마니시 샨드라 포시마크 최고경영자
마니시 샨드라(Manish Chandra) 포시마크(Poshmark) 최고경영자(CEO)는 1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시티에 위치한 포시마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네이버는 커머스(Commerce, 상거래)에 대한 이해도, 기술력을 갖춘 매력적인 파트너”라며 이같이 말했다.
양사가 힘을 합치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 네이버에 회사를 매각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16억달러(약 2조원)에 북미지역 최대 규모 중고 거래(Re-Commerce) C2C 플랫폼인 포시마크를 인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양사의 M&A는 3개월 간의 세부 절차를 거쳐 지난 6일 마무리됐다. 포시마크 내부 가용 현금(1억1000만달러)을 포함한 주식 취득가는 13억1000만달러(지분 100% 인수)로 최종 확정됐다. 나스닥 상장사였던 포시마크는 비상장사로 전환했다.
아시아 시장 확장… 네이버 기술력 활용 ‘포시렌즈·포시쇼’로 서비스 고도화
네이버 인수 발표 후 이날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샨드라 CEO는 네이버와의 M&A 배경을 집중적으로 설파했다. 글로벌 확장, 사용자 소셜 경험 극대화, 네이버 기술력 활용 등으로 향후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다.
포시마크는 2019년 캐나다, 2021년에는 호주, 인도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네이버의 자회사로 편입되면 한국 시장은 물론, 라인(Line)을 통해 일본, 대만, 홍콩,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밀레니얼 세대, Z세대를 포함한 미래 소비 세대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네이버의 AI(인공지능) 기술을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네이버의 스마트렌즈 기술이 접목된 ‘포시렌즈(posh lens)’가 대표적 사례다. 포시렌즈는 포시마크에 가장 먼저 적용된 네이버 기술로, 포시마크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을 촬영하면, 비슷한 상품과 가격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기능이다.
포시마크 경영진은 포시렌즈의 구체적 출시 시기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빠른 시일 내 포시마크 앱에 적용하겠다고 했다. 쇼핑에 AI 기술을 활용하는 건 글로벌 트렌드다. 구글 역시 이미지 검색 엔진, AI 기술을 활용해 비슷한 상품을 추천해주고 있으며 최근엔 이미지와 함께 텍스트 검색 기능까지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이는 등 ‘구글 렌즈’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포시마크는 최근 제한된 사용자를 대상으로 네이버의 라이브 커머스 기술을 활용한 ‘포시 쇼(Posh Show)’도 선보였다. 트레이시 선(Tracy Sun) 포시마크 공동창업자는 “라이브 스트리밍 기능을 먼저 경험한 사용자들이 매우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고 있다”며 “하나밖에 없는 아이템을 사기 위해 경쟁하는 ‘라이브 옥션’ 기능 역시 매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라이브 스트리밍 부문에서 굉장한 모멘텀을 보고 있다”고 했다.
인스타그램·틱톡보다 우위… “2024년 흑자전환 목표”
경쟁 대상을 묻는 질문에 샨드라 CEO는 “포시마크 같은 회사는 없다”며 강력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인스타그램, 틱톡 같은 소셜미디어, 아마존 같은 이커머스 기업을 경쟁자로 볼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 어느 곳도 정확한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는 “포시마크는 태생부터 소셜미디어, 이커머스, 마켓플레이스를 결합해 출발한 회사”라며 “아마존,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회사가 한 분야에서 다른 분야로의 확장을 시도했지만, 포시마크처럼 조화롭게 구현된 서비스는 없다”고 강조했다.
샨드라 CEO는 이어 “포시마크는 전 세계를 무대로 보고 있다. 지금의 포시마크는 앞으로 펼쳐질 여정의 10~20% 수준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현재 포시마크의 글로벌 사용자 수는 8000만 명 수준이다. 미국 밀레니얼 세대 여성 90%가 가입해 있으며 전체 사용자의 80%가 MZ세대다. 사용자당 일일 평균 접속 시간은 25분에 달한다.
그러나 아직 흑자를 내지 못했다는 사실은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된다. 일각에서 “네이버가 적자 기업을 비싸게 잘못 인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2021년 기준 포시마크의 연간 거래액(GMV)은 18억달러, 매출액 3억3000만달러였다. 2022년 3분기 기준 GMV는 4억7560만달러를 기록했다.
샨드라 CEO는 “수익성과 관련해서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마케팅 비용과 마케팅 이외의 투자비”라며 “이 부분은 저희가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지표다. (2024년 흑자전환) 목표는 유효하다”고 했다.
스티븐 영 포시마크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포시마크에는 자신의 중고 물품을 파는 일반 사용자 외에도 부업 형태로 수익을 창출하는 ‘사이드 허슬러(Side Hustler)’, 포시마크 활동을 본업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기업가(Entrepreneur) 그룹’, 독특한 브랜드 중심의 스몰 비즈니스 ‘부티크(Boutique)’ 등 다양한 판매자들이 있다”며 “자체 상품을 가진 대형 브랜드도 포시마크를 통해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오프라인 축제 행사인 ‘포시 페스트(posh fest)’, 온오프라인 미팅인 ‘포시파티(posh party)’ 등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원 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앞서 9일(현지시각) 포시마크 본사를 방문해 샨드라 CEO를 비롯한 포시마크 공동창업자, 800여 명의 임직원과 상견례 및 사내 설명회를 진행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최 대표는 포시마크 임직원에게 네이버의 철학과 사업 등에 대해 소개하고, 인수 이후 비전과 통합 방향성을 공유했다. 또 향후 사업 전략과 기업 문화에 관한 질의응답도 진행했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를 비롯해 웹툰과 블로그 등 수많은 창업자와 크리에이터가 활동하는 생태계를 만들었다”며 “포시마크가 그동안 쌓아온 고유의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네이버와 협업하면 ‘원 팀’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 대표는 이어 “C2C 시장 초기 단계부터 장기적인 관점으로 글로벌 C2C 포트폴리오 구축을 시작했다”며 “이번 포시마크 인수로 북미 시장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 C2C가 주요 매출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