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이 또 한 번 대량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휘말렸습니다. 지난 3일(현지 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전화번호 등 약 5억 330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커들이 사용하는 웹사이트에 게시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제보자인 사이버 정보회사 허드슨록(Hudson Rock)에 따르면, 이번에 유출된 개인정보는 미국 3200만건, 영국 1100만건, 인도 600만건 이상 계정에 대한 기록입니다. 한국인 이용자 정보도 약 12만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는 이름과 위치, 생일,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친구 등 네트워크 관계까지 모조리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페이스북측은 이번 유출과 관련해 "해당 개인정보는 지난 2019년 8월 유출된 것으로 당시 보안 취약점을 찾아 보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페이스북의 정보유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지난 2016년에도 한 컨설팅 업체가 정치광고를 위해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명의 데이터를 수집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유출 건수는 드러난 것만 이 정도일 뿐 훨씬 더 많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2년도 더 전에 일어났지만, 그동안 아무런 언급이 없다가 언론에 밝혀지고 나서야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은 페이스북의 태도는 세계 최대 SNS의 보안 수준에 문제가 있다는 걸 확인해줬습니다. 이쯤 되니 개인정보는 공공재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옵니다. 팀 쿡(Tim Cook)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공교롭게도 5일(현지시간) 공개된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을 향한(Focused on) 것은 아니다"라며 "프라이버시는 21세기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로 우리는 지금 위기상황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애플은 수주 내로 제공할 iOS 14.5에 '앱추적 투명성' 기능을 탑재하는 것을 두고 개인정보를 팔아 돈을 버는 페이스북과 꾸준히 날을 세워왔습니다. 쿡 CEO는 "페이스북과 같은 회사들은 추적 기능을 통해 당신이 생각하는 것과 하고 있는 일의 전체 자료를 종합할 수 있다"며 "과거에는 (정보 보안에 대해) 기업이 스스로 규제하고 좀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더는 믿지 않는다"라고 꼬집었습니다. 본인이 그다지 규제를 옹호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 부분에서만큼은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얘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