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과 ‘탈중앙조직(다오, DAO)’ 콘셉트를 결합한 실험이 나왔다. 성소라 전 워싱턴대학교 교수가 이끄는 ‘FashionxDAO(이하 패션엑스다오)’가 그 주인공이다. 패션엑스다오는 한 마디로 웹3라는 무대에서 작동하는 '브랜드 인큐베이터'다. 신진 디자이너와 브랜드의 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판매 수익을 구성원들이 공정하게 나눠 갖는 조직을 지향한다. 흔히 소수의 브랜드나 인물을 중심으로 대형 패션쇼에 설 브랜드를 폐쇄적으로 결정하거나 ‘갑질’이 만연한 패션 산업의 의사결정(거버넌스) 문제를 블록체인 기술로 풀어본다는 시도다. 현재 패션엑스다오는 코어팀으로 불리는 7명이 11월 17일 론칭을 목표로 다오를 구축하고 있다. 더밀크는 지난 7일(현지시각) 패션엑스다오를 기획한 성소라 WR3P 대표(전 워싱턴대학교 교수)와 오유석 타임루퍼 아시아대표, 오창록 와이잭(Yjack) 대표, 정소영 법무법인 영 대표 변호사 등 4명을 만났다. 이들 외에 프랑스 투자업계 관계자 래니(Rany), 버클리대학교에서 컴퓨터사이언스를 공부하는 대학생 권규민씨, NYU에서 디지털미디어(Integrated Digital Media)를 전공하는 대학원생 이채은씨가 코어팀 멤버다. 탈중앙화를 추구하는 다오 정신에 따라 파운딩 멤버들도 리더십을 나누며 각자의 역할을 맡아 프로젝트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 중 성소라 대표는 예술과 경영을 넘나든 인사다. 바이올린을 전공하다 경영학으로 진로를 틀어 하버드대학교에서 사회학 학사학위를, 런던정경대학교(LSE)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인시아드(INSEAD)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워싱턴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로 임용, 2020년 POETS & QUANTS에 세계 50대 경영대학 교수 중 한 명으로 선정될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대체불가능토큰(NFT)를 알게 된 후 직접 현장에 뛰어들었다. 성 대표는 "새로운 패션 브랜드가 탄생하는 과정에서 '선택'과 '리워드'의 기회가 보다 더 많은 이들에게 주어지길 꿈꾸는 마음에서 다오를 결성하게 됐다"며 "매 시즌 패션 관계자들과 써포터즈를 모아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고 '크리에이터'와 '군중'이 모든 과정을 함께하는 커뮤니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