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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확인(fact lookups) 과정만 대체하는 인터넷과 달리 AI는 모든 추론(reasoning, 논리적 사고를 의미)을 대체합니다.”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멘로 벤처스의 투자자 디디 다스는 17일(현지시각) X(옛 트위터) “신입 주니어 개발자가 실제로 코딩(coding,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하지 못 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같이 썼다. 실제 개발 현장의 경험을 담은 블로그 글을 공유하며 이 문제의식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거들었다. 그는 다스의 게시물에 “사람들은 디지털 지도, GPS(위치 정보 시스템) 없이 도시에서 길을 찾지 못한다”는 댓글을 남겼다. 지나친 AI 의존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드러낸 셈이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에서는 ‘생각 없이 AI를 활용하는 행위’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커지는 추세다. AI 기술의 유용성, 효율성은 인정하지만 AI 기술을 활용하더라도 인간 고유의 기억력, 논리·비판적 사고력 함양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박원익 2025.02.17 12:57 PDT
중국의 AI기업 딥시크(DeepSeek)의 등장으로 인한 충격파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AI에 대한 극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경제학 측면에서 인공지능의 파급효과에 대한 보수적인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끈다. 2024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런 아세모글루 MIT 교수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AI의 단순한 거시경제학(The Simple Macroeconomics of AI)'라는 논문에서 향후 10년간 인공지능이 미국 GDP에 미칠 영향에 대해 "중요하지만 그리 크지 않은 수준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AI와 컴퓨터 비전 기술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미국 내 모든 작업의 비율이 약 20%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중 실제로 AI가 수익성 있게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작업은 5%에 불과하다고 결론지었다. 나머지 75%의 경우, AI를 도입하는 데 드는 비용이 AI를 사용하는데서 오는 혜택보다 클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산성 향상 효과를 추정한 결과, 향후 10년간 AI로 인한 총 생산성 증가는 약 0.7%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최대 1.8%의 GDP 증가를 의미한다. 현실적인 예상치는 1.1% 수준이다.아세모글루 교수는 이마저도 낙관적인 전망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생성형 AI는 '쉬운 작업(easy-to-learn tasks)'에만 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AI가 경제 전반에 더 광범위하게 도입되면서 만성 기침의 원인을 진단하는 것과 같은 '어려운 작업(hard tasks)' 으로 확장될 경우, 생산성 향상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또한, 현재 AI에 대한 투자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과 특정 산업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실제 AI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많은 작업은 중소기업에서 이뤄지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도입될 때 기업이 조직을 개편하고 적응하는 '조정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경제적 혜택을 상쇄할 가능성이 크다고 그는 지적했다. 아세모글루 교수는 이 논문에서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AI가 경제 성장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AI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작업의 비율을 늘려야 한다"며 "새로운 물질·신약·서비스 등의 혁신을 창출하는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권순우 2025.02.17 10:14 PDT
메타가 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증강현실(AR)과 인공지능(AI)에 이어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AI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정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메타의 사내 메모를 인용해 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위한 신사업부가 설립됐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현재 메타는 자체 개발한 대규모언어모델 라마(Llama)를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다양한 생성AI 제품에 도입하고 있다. 앤드류 보스워스 메타 CTO는 "이 분야에 대한 투자는 메타AI 뿐만 아니라 혼합 및 증강현실 프로그램의 가치 확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메타는 가사 지원용 휴머노이드 로봇 하드웨어를 직접 개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AI, 센서, 소프트웨어 등을 연구해 다양한 제조업체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메타는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 피규어 AI(Figure AI) 등과 협의를 시작했다. 다만 테슬라와 같은 자체 브랜드 로봇 출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순우 2025.02.15 16:09 PDT
‘답변 엔진(answer engine)’을 표방하는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Perplexity)가 오픈AI가 선보인 것과 유사한 ‘딥 리서치(Deep Research)’ 기능을 출시했다.오픈AI의 딥 리서치는 월 200달러를 내야 하는 ‘챗GPT 프로’ 사용자만 사용할 수 있는 반면, 퍼플렉시티의 딥 리서치는 누구나 무료료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퍼플렉시티 무료 사용자는 하루 5개 쿼리(query, 요청)를 사용할 수 있으며 유료인 ‘퍼플렉시티 프로’ 사용자는 하루 최대 500개 쿼리가 가능하다.
박원익 2025.02.14 21:23 PDT
오픈AI의 라이벌로 평가되는 미국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정중동(靜中動) 행보를 걷고 있다. 오픈AI와 비교할 때 상대적인 고요함을 유지하면서도 비용 절감 및 매출 증대를 동시에 달성하는 뛰어난 효율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앤트로픽의 이런 움직임은 이미 지난 연말 발표된 멘로 벤처스의 데이터를 통해 한 차례 확인된 바 있다. 실리콘밸리 VC 멘로벤처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기반 모델(foundation model) 시장에서 앤트로픽은 24% 점유율을 기록, 2023년(12%) 대비 가장 큰 폭(12%포인트)의 성장을 기록했다. 오픈AI의 점유율이 50%에서 34%로 하락한 가운데, 점유율을 배로 늘리며 오픈AI의 강력한 대체재로 자리 잡은 것이다. 구글, 메타 등 기반 모델을 제공하는 빅테크도 제친 성과다.12일(현지시각) 디인포메이션의 보도에 따르면 2027년 앤트로픽의 API 기반 매출(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로 AI 모델을 제공해 올리는 매출)은 최대 345억달러(약 49조83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2027년 오픈AI의 매출 전망치 440억달러(약 63조6000억원)를 바짝 뒤쫓는 수치다.
박원익 2025.02.13 14:07 PDT
오픈AI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이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샘 알트만 오픈AI CEO 사이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CEO가 이끄는 투자자 컨소시엄이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지배 지분을 974억달러(약 141조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머스크 CEO 측 법률 대리인인 마크 토버로프 변호사가 이날 오픈AI에 인수 제안서를 보내고 이 같은 인수 의사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인수 제안서에서 머스크는 “오픈AI가 한때 그랬던 대로 오픈 소스 및 안전에 중점을 둔 단체로 돌아갈 때”라고 밝혔다. 2015년 창업 당시 비영리법인으로 출발한 오픈AI가 대규모 투자 유치에 나서며 영리를 목적으로 한 PBC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머스크 CEO는 앞서 법원에 오픈AI의 영리법인 전환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날 직접 인수 시도에 나셔며 상황이 더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현재 오픈AI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이끌고 있다. 오픈AI를 공동창업했던 머스크는 이후 샘 알트만 CEO와 경영 철학 등을 두고 갈등을 빚다가 2018년 이사회에서 사임, 오픈AI를 떠났다.샘 알트만 오픈AI CEO는 머스크의 제안과 관련해 즉각 인수 제안 거절 의사를 밝혔다. 알트만 CEO는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제안은 고맙지만 거절한다다. 당신이 원한다면 우리가 트위터를 97억4000만달러(약 14조원)에 사겠다”라고 응수했다.머스크 측은 다른 투자자가 더 높은 입찰가를 제시할 경우 그 금액에 맞춰 입찰가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인수 제안서를 보낸 컨소시엄에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AI 스타트업 ‘xAI’와 베일러 에퀴티 파트너스, 배런 캐피털 등 투자사가 참여했다. 인수 거래가 성사될 경우 머스크가 오픈AI와 xAI의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기술업계에서는 오픈AI가 머스크의 인수 시도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회사의 영리법인 전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24년 10월 오픈AI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투자계약서에 2년 내 영리법인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투자금을 강제 회수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삽입했다.머스크의 제안으로 새로운 선택지가 생김에 따라 영리법인 전환 및 투자금 회수와 관련, 주주들의 의견이 엇갈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가 인수 제안을 빌미로 법정 다툼을 진행, 시간 끌기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박원익 2025.02.10 19:05 PDT
설 연휴 시작부터 ‘딥시크(DeepSeek)’ 이야기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명절 기간과 그 다음 주 동안 인터뷰 여섯 번과, 두 번의 내부 미팅, 두 번의 자문을 하고 나니 이제는 딥시크라는 단어만 들어도 도망가고 싶다. 기술적 배경을 포함해서 AI 업계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그리고 우리가 고민해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까지 묻는 내용들이 개발자 분들, 기자분들, 정책 담당하시는 분, 회사 구성원까지 다 다양한데, 겹치는 질문 내용들을 정리해 보면 몇 가지 가닥으로 요약이 된다. 이제 한 번의 광풍 지나갔으니 질문들을 요약한 것만 정리해 보려 한다. 크게 네 가지 질문이다. 아래 답변들은 짧게는 15분 길게는 두 시간씩 이야기하던 내용의 요약이다. 다른 분들이 많이 지식이나 견해 나눠주셔서 이제 많이들 아는 내용들은 다 빼고, 나머지 내용들 중에서 가능하면 프로그래머나 연구자가 아닌 분들에게도 익숙한 단어들을 사용했다.
신정규 2025.02.10 17:25 PDT
스타 펀드매니저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 인베스트(ARK Invest)는 4일(현지시각) 발간한 ‘빅아이디어 2025’ 보고서에서 “AI의 도입은 모든 산업 분야를 변화시키고, 모든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며, 모든 혁신 플랫폼을 촉진할 것”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아크 인베스트가 매년 발간하는 빅아이디어 시리즈는 AI, 블록체인, 자율주행차(로보택시), 에너지, 휴머노이드 로봇, 유전체학 등 첨단 기술의 발전과 이 기술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보고서다. 보고서에는 매년 최신 기술 흐름이 반영되는데, 올해 AI 분야에서는 AI가 전 산업에 미칠 포괄적 영향과 더불어 실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AI 에이전트(agent, 대리인)’ 분야를 집중 조명했다. 딥시크 쇼크와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전쟁, 오픈AI와 소프트뱅크 그룹이 주도하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서 볼 수 있듯 2025년은 전 세계 정부, 기업이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질주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아크 인베스트가 예측한 AI 산업 전망 10개를 정리했다.
박원익 2025.02.09 01:47 PDT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글로벌 기술 씬을 강타한 가운데AI 데이터센터 전문 기업 래블업의 신정규 대표는 한국의 AI 미래에 대해 이렇게 전망했다. 지난 5일 더밀크가 주최한 '딥시크 쇼크 & CES2025 산업별 전망' 웨비나에서 엔비디아를 주제로 발표한 신 대표는 딥시크 등장으로 촉발된 AI 개발 민주화 흐름 속에서, 한국은 독특한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했다. 신 대표는 "우리가 간과하는 것은 우리가 AI를 너무 잘하는 나라다. 한국은 AI 분야에서 세계 상위권에 속하는 국가"라며 "특히 국민의 AI 리터러시(이해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2016년 알파고 쇼크를 경험한 한국은 전 국민이 AI의 파급력을 체감했고, 이는 AI 기술 수용성 측면에서 큰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최근 한국이 AI 분야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위기론이 나오는 이유에 대해선 "너무 앞서나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알파고 쇼크 이후 한국은 AI 분야에 선투자가 이뤄졌고, 상업화 과정에서 극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추가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신 대표는 "티어로 따지자면 1티어에 속한다. AI 리터러시도 상당히 높다"고 강조했다.'실질적'으로 AI 인프라를 개발하고 사업을 하고 있는 손꼽히는 AI 전문가인 신 대표가 주목할 만한 것은 한국의 제조업 기반 기술력이다. TV, 스마트폰 등 가전제품과 사물인터넷(IoT) 기기 개발에 필요한 저수준(Low-level) 최적화 기술을 보유한 엔지니어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상황. 이들은 AI 인프라스트럭처 개발에 핵심적인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AI 하드웨어 최적화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는 "한국의 강점인 제조업 기반을 활용해 고품질의 산업용 AI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특화된 AI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제조업 기반의 엔지니어링 역량을 AI 인프라스트럭처 개발로 전환해야 한다"며 "특히 저수준 최적화 기술을 보유한 엔지니어들의 AI 분야 진출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도 강점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며, 가장 서구화된 동양 국가라는 특성은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독특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이 사실. 신 대표는 “한국은 중국도, 미국도 아닌, 서구화된 동양 국가로서 양국의 기술적 장점을 모두 반영할 수 있는 독특한 강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AI 인프라 측면에서도 준수한 수준을 갖추고 있다. AI 컴퓨팅 센터(AICC)를 비롯한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요 클라우드 업체들도 수천 대 규모의 GPU를 운영하고 있다.그러나 향후 발전을 위해서 '국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오픈AI, 엔트로픽, 구글 등 글로벌 기업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개발자들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 "한국은 AI 도입과 개발에 필요한 모든 재료를 갖추고 있다"는 신 대표의 말처럼, 이제는 이러한 잠재력을 현실화하는 것이 과제다. 특히 최근 딥시크의 성공이 보여준 것처럼, 기존 AI 개발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의 기술력과 산업 기반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신 대표는 "한국의 AI 산업은 단순히 AI 응용 프로그램 개발을 넘어, 인프라스트럭처 개발과 산업별 특화 솔루션 개발 등 더 넓은 영역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이제 정부, 기업, 연구기관이 협력하여 이러한 잠재력을 현실화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권순우 2025.02.07 13:47 PD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