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회사 눈치봐야 하는 시대... 美 밀레니얼 '조용한 휴가' 뜬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세대입니다. 대학진학률이 높고, 정보기술(IT)에 능통하다는 특징 이외에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했습니다. 고용감소, 일자리 질 저하 등 어려움을 겪은 세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일찍 기성세대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새롭게 등장한 Z세대와 직장 내 업무 방식이나 삶의 가치관 등이 달라 Z세대로부터 '젊은 꼰대'라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기업의 허리 라인에서 중추역할을 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는 휴가를 사용하는 방식도 달랐습니다. 밀레니얼 세대의 '조용한 휴가'가 하나의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상사에게 당당하게 휴가를 요청하는 Z세대와는 달리 일종의 편법을 활용해 '워크 라이프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는 건데요. 상사의 눈을 피해 쉬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 4명 중 1명은 상사에게 알리지 않고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회사의 메시징 플랫폼(슬랙 또는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등)에서 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마우스를 움직이거나, 근무 시간이 아닌 시간에 메시지를 보내도록 예약해 초과 근무를 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겁니다.👉 편법 문화 확산 왜? "게으르다는 평가 받을까 우려" 밀레니얼 세대가 조용한 휴가를 떠나는 이유는 압박감 때문이라고 합니다. 마감일을 맞추고 생산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걱정 때문에 휴가를 요청하지 않는 건데요. 휴가를 요청하는 것이 게으르게 평가받을까 걱정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 경기가 좋다고는 하지만 해고 대상이 주로 밀레니얼 세대에 맞춰져 있고 AI 기술로 인한 산업 격변으로 인해 일자리 안정성에 압박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리서치회사 해리스 폴 설문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 78%가 주어진 유급 휴가(PTO)를 모두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에서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설문 조사는 1170명의 미국 근로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리비 로드니 해리스 폴의 최고 전략 책임자는 "편법 문화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는데요. 그에 따르면 Z세대는 직장에서 휴가를 요청하는 것에 목소리를 높이는 반면, 밀레니얼 세대는 남들의 눈에 띄지 않게 적절한 워크-라이브 밸런스를 찾고 있습니다. 로드니는 "이는 조용한 퇴사와는 다르다. 조용한 휴가에 가깝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휴가를 사용하는 직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조용한 휴가'를 선택하고 있는 이유인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몰래 쉬어야겠다고 느끼는 이유는 기업 문화 자체가 PTO 시스템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로드니 책임자는 설명했습니다. 그는 "기업의 C레벨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를 개선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는데요. 휴가를 요청하는 방식에 대해 투명하게 알리고, 상사 스스로가 이런 방식으로 PTO를 사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또 직원들이 휴가를 사용할 때 회사가 이를 지원하고, 직원들이 일정한 휴가를 사용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것도 '편법 휴가'를 막는 좋은 방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창의적인 PTO 혜택을 제공할 수도 있는데요. 주요 공휴일에 회사 전체가 일주일간 휴업하거나, 새로운 직원이 시작하기 전에 휴가를 갈 수 있도록 하거나, 직원들이 분기마다 일정한 PTO를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연중 시간을 균등하게 분배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직원들의 사고가 자유롭고 당당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도 이렇게 휴가 가는데도 회사에서 눈치를 봐야 한다니 놀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