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츠를 추는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
안녕 어린 시절의 나,며칠 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봤어.9화에 등장하는 대치동 학원가에서 밤 늦게까지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며 너를 떠올렸어.예전에 네가 다녔던 수학 학원은 밤 10시가 넘으면 커텐을 치고 10분간 불을 껐잖아.한참 심야교습 단속을 했을 땐데, 다함께 숨을 죽이고 엎드려 있다가 자정까지 수업을 이어서 했어.학원을 마치고 돌아온 네가 곤히 잠들고 있는 방에 들어온 엄마는 책상 위 풀다만 문제집을 들여다 보셨어. 문제집 책장 넘기는 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우다 “일어나"라는 냉랭한 말 한 마디가 들리면, 넌 번쩍 일어나서 졸린 눈을 비비며 새벽까지 공부를 하다 다시 잠들었어.맞아. 어린 시절의 넌 수족관 안에 갇힌 고래 같았어. 인정 받고, 칭찬 받기 위해 그 좁은 풀장 안을 열심히 헤엄치며 재롱을 부렸지. 예측불허한 바다와는 달리 수족관은 안전했지만, 이상하게 마음은 계속 불안정했어.좁은 수족관에 사는 범고래는 주로 한 방향으로만 이동하고 스트레스를 받다보니 등 지느러미가 휘어져있어. 너와 네 친구들도 휘어진 지느러미를 하나씩 갖고 있었지. 헤엄칠 때 평형 감각을 유지시켜주는 지느러미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니, 몸과 마음은 자꾸만 기울어졌을 거야. 우린 어딜 향해 가고 있는 거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