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끝났는데 사무실 공실 늘었다. 이유는?
조지아주의 한 독일계 회사에서 근무하는 박모 씨는 한 달 만에 오피스에 출근했다. 회사 전 사원이 받는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기 위해서다. 오랜만에 출근한 박 씨의 책상 위에는 간이 아이스박스와 티셔츠를 포함한 회사 홍보 용품들이 놓여있었다. 점심 식사도 제공됐다. 출근을 환영하는 의미다. 그는 “최근 회사의 주축 인력들이 타사로 이직하면서 회사가 비상에 걸렸다”며 “팬데믹 이후 올 초부터 주 3회만 출근하는 하이브리드 정책을 시작했는데, 직원들의 퇴사가 이어지자 원할 때만 오피스에 출근하도록 정책을 바꿨다”라고 말했다. 항공사에 근무했던 이모 씨는 팬데믹 기간 중 항공수요가 급감하면서 해고 통지를 받았다. 좋은 패키지를 받고 퇴사한 그는 최근 여행수요가 급등하면서 재입사 요청을 받았지만 회사로 돌아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는 “이미 자녀들과 함께 지내면서 재택으로 일을 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아쉽기는 하지만 다시 일을 하더라도 재택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최근 미국의 노동시장은 복잡한 시그널이 혼재한다. 일부 기업들은 만성적인 ‘인력난’을 호소하면서 직원 이탈을 막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영구적인 재택근무 조치다. 반면 경기침체 우려에 수익성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 기업들은 고용을 동결하거나 정리해고에 나섰다. 특히 메타, 트위터, 넷플릭스, 코인베이스,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올해 들어 인력감축에 나섰다. 트위터는 7일(현지시간) 향후 인수 체결과 비즈니스 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인력 팀 규모를 30%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리해고는 100명 미만일 것으로 추산된다. 기업의 재택근무 정책과 정리해고는 모두 미국 경제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강력한 긴축정책은 인플레이션 급등을 완화하고, 수요를 줄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이는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 경기가 둔화되거나 침체되면 결과적으로 기업 고용이 줄고, 고용이 줄면 주택과 상업용 부동산 시장 모두 직격탄을 맞는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 부문에서도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오피스 빌딩이다. 직원 이탈을 막기 위한 재택근무 도입이나 경기침체로 인한 감원 모두 오피스 시장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뉴욕의 오피스 빌딩은 빌딩 일부를 수요가 높은 주거용으로 개발하는 사례도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