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을 다시 인스타그램 답게(make Instagram Instagram again)"라는 문구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위대한 미국으로(MAGA, Make America Great Again)'란 캠페인으로 지난 2016년 당선되서 그런지 MIIA란 구호는 큰 호소력을 얻고 있습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인사이더(Insider)에 따르면 최근 카일 제너(Kylie Jenner)와 킴 카다시안(Kim Kardashian)이 틱톡처럼 변해가고 있는 인스타그램에 일침을 가했습니다. 인스타그램은 리액션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듀얼 및 리믹스 기능을 발표하고, 15분 이내의 영상은 자동으로 릴스로 업로드될 것이라며 '릴스 위주의 플랫폼'으로 탈바꿈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카일 제너와 킴 카다시안은 인스타그램에 "틱톡처럼 될 생각 말라. 난 내 친구들이 올린 귀여운 사진들만 보고 싶을 뿐이다"는 글을 공유했습니다. 위 인플루언서들의 움직임이 주목받는 이유는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Meta)의 주식을 뒤흔들만한 힘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둘이 합친 팔로워 수만 무려 6억 명이 넘습니다. 실제로 4년 전, 카일 제너가 디자인이 바꾼 후로 더이상 스냅챗(Snapchat)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트윗을 올린 이후로 스냅(Snap) 주식이 8% 이상 폭락했습니다. 추정된 손실액은 약 10억 달러(약 1조 3천억원)가 넘습니다. 킴 카다시안의 "미아!! (MIIA)" 선언은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 소셜미디어 전사가 될 카다시안, 왜? 카일 제너와 킴 카사디안은 '파워 오브 파워' 인플루언서입니다. 그들이 포스트를 올린 후, 아담 모세리(Adam Mosseri) 인스타그램 대표가 즉각 움직였습니다. 모세리 대표는 '인스타그램 백래시(backlash, 반발)'가 커지자 "소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테스트"라며 발표한 업데이트가 최종적인 게 아니라며 한발 뺐습니다. 하지만 모세리의 발표가 '변명'임을 알고 있는 이유는 메타(페이스북)이 '틱톡'처럼 변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메타는 페이스북의 초기 화면을 변경하면서 틱톡처럼 바꿀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메타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도 창업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한 바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더욱 '성장세'가 큰 틱톡과 같은 숏폼 미디어로 적극적으로 변신하려 합니다. 페이스북이 '소셜미디어'에서 '소셜'을 추구하는 것은 좋은데 그래서 '미디어'의 기능을 사실상 포기하는 것입니다. 페이스북은 이제 '친구'의 글이나 사진, 영상을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 수백만명의 낯선 사람들의 콘텐츠를 소위 '알고리즘'이 선호하는 콘텐츠를 추천하게 됩니다. 이를 '발견 엔진'이라고 부릅니다. 이 것은 틱톡이 이용자들에게 비디오를 추천하는 방식인데요, 알고리즘이 '친구'가 돼 추천하는 것이죠. 인공지능(머신러닝)이 추천하는 익명의 사용자 콘텐츠와 광고가 피드를 차지하게 됩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작년부터 알고리즘 위험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며 대중들로부터 큰 반발을 샀는데요. 이번에는 틱톡을 따라잡다가 남아있는 유저들마저 등을 돌리게 생겼습니다. 틱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은 이제 과거 우리가 TV 라고 불렀던 미디어와 다를바 없게 됩니다. 아담 모세리 대표는 "세계가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우리도 발전이 필요했다"라고 말하며 자신들의 의도를 정당화했습니다. 트위터도 마찬가지죠.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계약 파기 선언에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친구' 중심의 소셜미디어 시대가 끝나고 이제는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콘텐츠가 지배하는 세상이 올 수 있는 것입니다.이는 Z세대가 원하는 콘텐츠 정렬 방식일 수도 있고 애플이 새로운 정보보호 규칙으로 인해 타깃 광고가 힘들어졌기 때문에 비즈니스적으로 도움이되는 방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원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킴 카다시안의 '인스타그램을 인스타그램 답게 돌려달라'는 선언이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