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현지시각)에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황동혁 감독의 감독상, 이정재 씨의 남우주연상을 비롯, 6관왕을 차지했다. 비영어권 드라마가 에미상의 주요 부분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뉴욕타임즈, 블룸버그 등 현지 언론에서도 “오징어 게임이 에미상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카데미 영화제(오스카상)’가 외국어 영화 부문을 선정, 수상하기 시작한 것이 1956년 부터다. 그 이후 외국어(비영어) 부분은 아카데미 영화제의 주요상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에미상은 다르다.TV는 ‘안방 극장’이라고도 한다. 에미상은 ‘안방’인 미국인에 의한, 미국인을 위한 TV 드라마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더구나 미국인들은 자막이나 더빙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그래서 미국 TV 드라마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크지만, 외국 제작사에게는 난공불락의 요새와 같았다. 미국이 아닌 ‘외국인’을 묘사하는 데 있어서도 스테레오타입(전형성)을 유지해왔다. ‘오징어 게임’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오징어 게임은 공개 17일 만에 1억 1100만 명의 시청자를 기록, 글로벌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브리저튼(8200만 명)’을 제치고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총 시청 시간은 16억5,000만 시간에 달한다. 넷플릭스 전체 시청률 상위 10위 카테고리(미국)에서도 24일 동안 포함됐다. 첫 스트리밍된지 1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넷플릭스 TV(비영어) 부문에서 부동의 전체 1위를 지키고 있다. 2위인 ‘종이의 집 시즌5’ 시청 시간의 2배에 달해서 당분간 깨지기 어려운 기록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오영수), SAG 남녀주연상(이정재, 정호연 :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 크리에이티브 아트 에미상(여우 단역상 이유미 등), 에미상(황동혁 감독상, 이정재 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했다. 에미상을 주최, 주관하는 미국 텔레비전미술과학아카데미((The Academy of Television Arts & Sciences, ATAS)는 왜 ‘오징어 게임’에 감독상과 남우 주연상을 주기로 선정한 것이었을까? 외국 드라마에 장벽이 높은 것으로 유명한 에미상이 어떻게 대한민국 드라마에 문호를 개방한 것일까? 더밀크는 에미상 시상식 다음날인 지난 13일(현지시간) 에미상을 주최한 미국 텔레비전미술과학아카데미(ATAS) 회장이자 CEO인 프랭크 쉐머(Frank Scherma)와 단독 인터뷰 했다. ‘창의성과 협력’에 대한 그의 철학이 담긴 ATAS 건물과 사무실에서 오징어 게임 수상에 대한 뒷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