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프트웨어 업체 어도비가 디자인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피그마(Figma)를 200억(약 28조 원)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어도비가 200억달러에 피그마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어도비는 절반은 현금으로, 나머지 절반은 주식으로 거래 금액을 지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그마는 2011년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클라우드 기반의 디자인 소프트웨어 회사다. 웹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는 클라우드 기반 협업 도구를 제공한다. 어도비의 디자인 협업 플랫폼 XD 프로그램과 경쟁해왔다. 피치북에 따르면 2021년 6월 기준으로 피그마의 기업가치는 100억달러로 평가됐다.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본사를 둔 어도비는 그래픽 디자인, 비디오 편집 등에 사용되는 어도비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아크로밧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일러스트레이션과 사진, 비디오 기술 등을 피그마의 플랫폼과 통합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타누 나라옌 어도비 최고경영자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웹에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려면 누군가가 이를 디자인한 다음 코드로 변환해야 한다. 이것이 어도비와 피그마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며 "피그마와의 조합은 혁신적이며 향후 협업에 따른 창의성을 높여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어도비의 이번 인수는 어도비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어도비는 지난 2020년 15억달러에 워크프론트(Workfront)를 인수한데 이어 2021년에는 비디오 소프트웨어인 프레임닷아이오(frame.io Inc.)를 인수하는 등 기업 인수합병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피그마와 같이 단위가 큰 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처음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어도비의 가장 큰 규모의 인수합병은 지난 2018년 마케토(Marketo) 인수였다. 당시 어도비는 마케토에 47억 5000만달러를 지불했다. 업계에서는 어도비의 피그마 인수는 협업 중심 플랫폼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다. WSJ에 따르면 대개 소프트웨어 섹터는 어도비와 같은 기존 기업들이 기업 고객들을 위해 영역 확대를 시도하는 가운데 인수합병 방식의 거래가 이뤄진다. 세일즈포스가 280억달러를 투자해 슬랙 테크놀로지를 인수한 것이 좋은 사례다. 다만 최근 이 같은 행보는 주춤한 상태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들어 소프트웨어 업계의 인수합병은 9월 현재 전년대비 30% 가까이 감소했다.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과 정부의 독점규제, 그리고 미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반영된 것이라고 WSJ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