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분기 역대급 실적을 경신 중인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최고경영자(CEO)가 리더십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뉴욕타임스는 22일(현지시각) 구글 전현직 임원들의 발언을 종합, 피차이의 리더십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피차이의 의사결정이 지나치게 느리고 대중의 인식에 집착한다는 겁니다. 구글이 지난 2013년 지도서비스 '웨이즈'(Waze) 인수당시 구글에 합류한 노암 바딘(Noam Bardin)은 지난 2월 퇴사했는데요.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구글의 혁신은 위험을 지지 않으려는 행태가 지속될수록 더 악화될 것이다"고 꼬집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15명의 전현직 구글 경영진도 구글이 거대기업이 지니는 함정인 관료주의와 행동하지 않는 것에 대한 편견, 대중의 인식에 지나치게 집착함으로서 고통받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재정적으로 안전해질수록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더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피차이가 사려깊고 배려심 많은 지도자인 건 맞지만, 중대한 사업에 대해 결정을 미루거나 CEO로서 결단을 꺼리는 부분에 대한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 위기의 순다르...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미국 굴지의 기업으로 거듭난 구글이 리더십 논란에 휩싸인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빠른 의사결정과 리스크 테이킹이 스타트업을 이끄는 원동력이라면 시스템 내에서 움직이고 지금의 자리를 유지하려는 목적이 강한 대기업은 그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순다르 피차이는 인도계 미국인으로 스탠포드와 펜신베니아대 와튼 경영대학원을 거쳐 2004년 구글에 합류했습니다. 그가 CEO 자리에 오른 뒤 구글의 시가총액은 세배로 뛰었고, 직원 수는 14만 명으로 2배로 불었습니다. 재정적으론 더할 나위가 없는 셈입니다. 하지만 그 사이 피차이는 각종 국내외 규제와 싸우며 청문회에 불려다녀야 했습니다. 이는 그를 더욱 위험회피적이고 방어적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1998년 그 어떤 기업보다 혁신적이고 도전적이던 구글이 14만명을 거느린 대기업으로서 지금의 리더십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 구글은 내전 중 ... 구글은 창업 이후 레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등 창업자 겸 CEO 시대를 지나 순다르 피차이(CEO, 1인자), 루스 포랏(CFO, 2인자)의 관리 시대로 넘어왔습니다. 구글이 '게러지' '대학원같은 캠퍼스' 문화로 굴지의 테크 기업이자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했다면, 이제는 '주가' 중심의 운영을 할 수밖에 없으며 관리자형 순다르 피차이와 루스 포랏은 코로나 팬데믹에 '사상 최고 주가'를 경신하며 회사를 이끌어 왔습니다. 하지만 구글의 과거, 일명 '구글리니스'를 온몸으로 기억하는 기존 구글러와 급성장 시기, 특히 최근 4년 내 구글에 들어온 구글러들과 문화 충돌도 있습니다. 이번 순다르의 리더십 논란도 '문화 충돌' 중에 나온 것입니다. 구글은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넘어가는 순간에 기업문화 변화를 겪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