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활용, 영어 스피킹 앱으로 대박낸 비결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교육 카테고리 매출 1위. 300만앱 다운로드. 인스타그램 포스트 1개로 5000만원 이상 매출 발생. AI 음성인식 기반 영어 스피킹앱 스픽(Speak)을 수식하는 단어들이다. 뿐만 아니다. 한국 기반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오픈AI와 기술 파트너십을 맺고 긴밀하게 협력 중이며 아예 오픈AI가 이끄는 펀드로부터 380억원 이상 투자까지 받았다. 도대체 어떤 경쟁력이 있길래 이처럼 주목받을 수 있었을까. 해답을 얻기 위해 더밀크는 지난 21일 AI 아카데미 ‘실리콘밸리에서 본 GPT 혁명’에 앤드류 수(Andrew Hsu) 스픽 공동 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초청했다. 1시간여의 대담 속에서 파악한 스픽의 경쟁력은 ‘버티컬(Vertical) 전략’이다. 영어교육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운영 경험에서 나온 마케팅, 디자인, 콘텐츠 제작능력, 여기에 때마침 챗GPT라는 행운 한스푼이 추가됐다. 굳이 따지자면 99%의 노력과 1%의 운이 지금의 스픽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스픽의 공동 창업자는 앤드류 수와 코너 즈윅(Connor Zwick)이다. 둘은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인 피터 틸(Peter Thiel)이 20세 이하의 청년 20명을 뽑아 창업을 지원해주는 ‘틸 펠로십’에서 만나 의기투합, 2016년 스픽을 설립했다. 즈윅은 고등학교 시절 단어공부장을 아이폰에 접목시킨 ‘플래시카드플러스(Flashcards+)’를 개발해 앱스토어 학습분야 1위를 기록하고 매각한 경험이 있었고, 수는 홈스쿨링을 통해 9세에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16세에 신경생물학, 생화학, 화학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스탠포드대 신경과학 박사과정에 입학한 천재 과학자였다. ‘교육’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가진 이들은 일찌감치 인공지능(AI)가 교육 분야를 바꿔놓을 것이란 걸 직감했다. 각각 하버드와 스탠포드를 자퇴할 만큼 기업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욕구도 컸다. 수 CTO는 “2015년쯤 우리는 AI와 딥러닝이 우리가 지금껏 본 기술 중 가장 혁신적 물결이며 미래를 완전히 바꿀 것이라고 확신했다”며 “이에 하던 일을 모두 포기하고 기계학습과 딥러닝을 연구한 결과 스픽 서비스의 기초를 만들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스픽의 독자기술은 음소 단위의 음성인식과 억양을 구분해내는 것이다. 기술에 대한 이해가 어느정도 끝난 후 이들은 이 기술이 가장 필요한 곳이 어디인지에 대한 시장조사에 나섰다. 사용자들이 진짜 원하는 서비스를 파악하는데에만 3년이 걸렸다. 첫 시장으로 선택한 곳이 바로 대한민국이다. 그는 “이왕이면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우리의 차별성을 시험해보고 싶었다”며 “사람들이 어떻게 언어를 배우고 왜 언어를 배우려고 하는지, 시장의 정확한 패턴을 이해하기 위해 3년간 사막을 떠돌았다”고 말했다. 여러 제품들을 만들고 폐기하기를 반복하면서 자동화와 제품 및 컨텐츠 디자인, 마케팅의 정확한 조합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데 수년을 보내면서 앞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 경험이 훗날 오픈AI로부터 투자를 받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물론 운도 좋았다. 2019년부터 한국에서의 서비스를 통해 고객경험을 쌓아나가던 중 지난해 강력한 챗봇서비스인 ‘챗GPT’와 음성텍스트변환모델 ‘위스퍼’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수 CTO는 “위스퍼는 기존의 음성인식 기술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성능이 좋았다”며 “오픈AI와 우리는 언어학습이 이 기술의 완벽한 적용사례라는걸 알았고 강력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우리는 ‘AI튜터’를 빠르게 출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월 AI와 사용자가 원하는 주제로 프리토킹할 수 있는 ‘AI튜터’를 출시한 스픽은 빠르게 유저를 늘려 2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지 10개월 만에 3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같은 성공전략을 만든 스픽은 지난해말 일본에 진출했고 최근에는 멕시코, 조만간 대만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기술적으로는 현재 11개 기업에만 허용된 챗GPT 플러그인 서비스에 대한 조기접근 권한을 갖고 또다른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수 CTO는 “아이에게 말하듯 자연어를 사용해 여러 서비스를 할 수 있고 개발자 관점에서 보면 이 과정은 놀라울 정도로 간단하다”며 “보안문제 등 여러 우려가 있지만, 나는 플러그인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훨씬 더 대단한(crazier) 파급력을 가질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물론 아직 풀어야할 과제도 많다. 생성AI의 높은 비용이나 훈련을 통한 모델의 미세조정, 여러 국가에서의 현지화 등이다. 그는 “더 많은 국가로 확장하면서 기존 제품을 복사해 붙여넣기만 하면 되는 서비스와 모국어에 특화해 현지화된 콘텐츠를 구축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 사이 적절한 균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생성AI를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를 하려는 창업자들을 향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수 CTO는 “자신이 깊이 이해하고 있는 분야를 비즈니스화하는 게 좋다”며 “수평적 플랫폼보다는 기존 기업이 많지 않은 버티컬 분야로 뻗어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 반짝반짝한 것을 좇지만 정작 사용자들은 기술이 얼마나 더 대단한지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며 “사람들이 현재 어떤걸 불편해하고 있는지 사용자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대담 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