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던 회사 아니다 : 넷플릭스를 이해하기 위한 4대 질문
리드가 아니라 테드입니다. 넷플릭스는 아주 최근에 넷플릭스 문화 메모를 업데이트했습니다. 넷플릭스 문화 메모는 자유와 책임이라는 부제로 유명하죠. 2009년 인터넷에 공개되자마자 한국어 해적판 번역본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국내에서도 화제를 모았죠. 핵심을 요약하면 이겁니다. “넷플릭스는 다르다. 넷플릭스의 문화는 규칙이 없는 것이 규칙이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공동 창업자이자 공동 CEO가 2020년 저서 《규칙 없음》에서 직접 한 말입니다. 물론 넷플릭스의 규칙 없는 규칙들 중에서도 K직장인들을 가장 가슴 설레게 만든 규칙은 아마도 휴가와 관련한 규정이었을 겁니다. “규정도 없고 확인도 하지 않는다”였으니까요. 그런데 최근 업데이트된 2022년 버전 넷플릭스 문화 메모는 분위기가 좀 달라졌습니다. 자유보단 책임을 강조합니다. 규칙이 없다더니만 규칙을 덧붙였습니다. 넷플릭스는 5월을 명실상부 셀 인 메이의 달로 만들어 준 빌런입니다. 지난 4월 20일 넷플릭스 주가는 35.1%나 폭락했죠. 하루만에 시가총액이 540억 달러가 날아갔습니다. 2022년 1분기에 유료 회원이 직전 2021년 4분기보다 20만 명이나 줄어들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었죠. 사실 지난 4월 20일 어닝쇼크는 예고된 악재였습니다. 넷플릭스는 지난 1월 21일 2021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2022년 1분기부턴 구독자가 줄어들 것 같다고 예고 했었습니다. 그때도 주가가 20% 넘게 폭락했었죠. 그렇게 시장한테 충격에 대비할 시간을 줬건만 연준의 금리인상 행보에 새 가슴이 돼 버린 투자자들은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식으로 투매 대열에 동참했죠. 넷플릭스 쇼크는 5월 내내 이어진 빅테크 폭락장의 서막이었습니다. 넷플릭스 같은 유료 구독 콘텐트 플랫폼의 알파와 오메가는 유료 구독자의 숫자와 추세입니다. 가입자당 평균 수익 같은 핵심 지표가 있긴 합니다만 이것도 구독자가 있어야 주판알이라도 튕겨 볼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유료 구독자 숫자는 2022년 1분기 기준 2억2160만 명입니다. 글로벌 1등입니다만 위태위태합니다. 2위 디즈니 플러스의 추격세가 만만치가 않거든요. 이런 위기 상황인데다가 5월 주식 시장을 망친 빌런까지 됐으니 넷플릭스가 새로운 문화 메모에서 자유보다 책임을 강조하는 건 당연한 귀결처럼 보입니다. 실적 앞에선 장사가 없으니까요. 바야흐로 넷플릭스도 허리띠를 졸라맬 때가 왔다는 얘기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