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1987년 '블랙먼데이' 재현하다..R과 U의 공포
미국발 경기침체(Recession) 공포로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일제히 8~12% 폭락하면서 각국이 역대 최대 증시하락을 보이는 '블랙먼데이'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의 경기침체 신호에 빅테크 기업의 실적마저 부진한데다 엔화 강세까지 겹치면서 나타난 공포 현상으로 풀이된다. 5일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지난 거래일 대비 8.7% 내린 2,441.55, 코스닥 지수는 11.3% 하락한 691.28로 장을 마감했다. 한국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장중 낙폭이 커지자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도 발동됐다. 한국 코스피에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증시가 급락한 2020년 6월 이후 약 4년 2개월 만의 일이다. 코스피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기준 가격 대비 5% 이상 하락, 1분간 지속되는 경우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제한, 급변하는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발동된다.일본은 더 타격이 컸다. 닛케이 지수는 개장하자마자 7% 이상 수직 추락, 지난주 금요일과 비교해 무려 12.40%가 폭락한 31,458로 장을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 낙폭은 지난 1987년 10월 20일, 일본 경제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블랙 먼데이'를 뛰어넘은 것이다. 5일 폭락으로 니케이는 올해 주가 상승분을 모두 지웠다. 일각에서는 주가의 추가 하락을 점치고 있어 시장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말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결국 일본 증시는 지난 7월 11일의 역대 최고치에서 20% 이상 하락, 약세장(베어 마켓)에 진입했다.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인 TSMC(TSM)를 비롯해 반도체의 중심지로 거듭난 대만은 벤치마크인 타이익스 지수가 8.35% 폭락하며 2만선이 무너졌다. 반면 중국 증시의 충격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본토 상하이 지수는 1.54% 하락한 2860.70에 마감했고 홍콩 항셍지수는 1.46% 하락한 16,698.36에 마감했다. 미국 빅테크와의 연계성 부족과 3년간의 침체로 인해 이미 저평가되어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위험 자산 회피 신호가 나타나면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도 요동쳤다.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1.35% 하락한 5만1477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금요일(2일, 현지시각) 이후에만 무려 21% 폭락했고 암호화폐 전체 자산 가치는 월요일 하루에만 약 2700억 달러가 사라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