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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바꾸는 것은 코드 작성 속도만이 아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대기열이다. 법무팀이 개발팀 티켓을 기다리지 않고, 투자팀이 리서치 조직의 손을 기다리지 않으며, 제품팀이 다음 분기 로드맵 승인 전까지 멈춰 기다리지 않는 구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앤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 코드는 그 변화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도구다. 이름은 코드를 달고 있지만, 실제로는 코딩 보조를 넘어 문서, 스프레드시트, 브라우저, 슬랙, 로컬 파일, 반복 작업까지 이어 붙이는 쪽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쯤 되면 개발 도구라기보다 일의 표면(surface)을 이어 붙이는 작업 운영체제(OS) 에 가깝다.
김도현 2026.04.02 14:17 PDT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실리콘밸리와 글로벌 혁신 현장에서 최신 AI 산업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해드리는 박원익의 AI인사이트입니다. “계층에서 지능으로(From Hierarchy to Intelligence)”트위터, ‘블록(Block, 옛 스퀘어)’의 설립자 잭 도시가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조직을 선언했습니다. 전통적인 계층 구조를 AI로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는 31일(현지시각) 공개한 글에서 “상시적인 중간 관리 계층은 필요하지 않다. 기존 계층 구조가 수행하던 모든 업무는 시스템(AI를 지칭)이 조정한다”며 “모든 구성원은 업무와 고객에 훨씬 더 밀접하게 연결된 역할을 맡는다. 블록은 이러한 전환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했습니다.지난 2월 단행한 ‘직원 40% 해고’에 대한 해명 성격의 글이었지만, 동시에 현재 실리콘밸리에 휘몰아치는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발언이기도 했습니다. 인간을 대신해 일하는 AI 에이전트(agent, 대리인) 도입 확산, 그리고 이에 따른 워크플로우(workflow, 업무 흐름) 변화가 조직의 형태까지 바꾸고 있는 것입니다. 더밀크가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서 최근 만난 현지 전문가, 스타트업, 빅테크 관계자들의 반응도 비슷합니다. ‘빠른 의사 결정과 실행’은 성공의 최우선 요건이 됐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더 작고 자유로운 형태의 회사, 실험들이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박원익 2026.04.01 11:32 PDT
2022년 실리콘밸리에 설립된 AI 코딩 에디터 ‘커서(Cursor, 법인명: 애니스피어)’는 가장 성공적인 AI 네이티브(AI-Native)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6년 3월 기준 커서의 연간 반복매출(ARR)은 20억달러(약 3조원)를 돌파했다. 3개월 만에 두 배로 뛴 수치다.출시 24개월 만에 ARR 10억달러를 달성하며 B2B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역사상 가장 빠른 성장 기록을 세웠고, 지난 11월 시리즈 D 투자에서는 293억달러(약 44조원)라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마케팅 비용 ‘0원’으로 ARR 1억달러를 달성, 전환율 36%를 기록했다는 점도 경이로운 대목이다. 제품 자체가 마케팅이었던 것이다. 일반적인 SaaS 제품 전환율은 2~5%에 그친다.
박원익 2026.03.28 23:57 PDT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인 GTC가 열리던 지난 16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를 찾았다. 샌프란시스코 베이가 보이는 위치에 자리 잡았다. 이재성 대표가 창업한 트웰브랩스는 세상의 모든 영상을 ‘이해 가능한 데이터’로 바꿔 그 위에서 비즈니스를 만드는 AI 인프라 회사로 실리콘밸리의 대표 AI 한국계 스타트업이다.트웰브랩스도 최근 'AI 네이티브' 조직 운영으로 바꾸면서 AI 사용량 대시보드를 전 직원에게 공개했다. 이틀만에 8000달러의 토큰을 쓴 직원이 나왔다. 직원들끼리 은근히 토큰 사용량으로 경쟁심을 자극한다.이재성 대표는 "직원들이 쉬는 동안 에이전트가 일하게 한다는 '토큰스 네버 슬립(Tokens Never Sleep)' 원칙을 만들었다"며 "반복작업이 발견되면 즉시 클로드에 스킬화해서 조직 전체에 공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이 같은 현상은 트웰브랩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픈AI의 한 엔지니어는 한 주 동안 2,100억 개의 토큰을 처리했다고 알려져 화제가 됐다. 위키피디아 전체를 33번 채울 수 있는 분량이다. 앤트로픽에서는 한 명의 사용자가 한 달에 AI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를 쓰는데 1억 5000만 원이 넘는 비용을 썼다는 소문이 돈다. 메타와 스포티파이 등에서는 관리자들이 직원 성과 평가에 AI 사용량을 반영하기 시작했다.이 현상에는 이름도 생겼다. 이른바 '토큰맥싱(Tokenmaxxing)'이다. 얼마나 많은 토큰을 소비하느냐로 자신의 생산성과 AI 활용 능력을 증명하려는 경쟁이다.실리콘밸리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오가는 대화도 바뀌었다. "요즘 뭘 만들고 있어?"라는 질문이 사라졌다. 대신 이런 질문이 그 자리를 채운다."에이전트 몇 개나 돌리고 있어?"지금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은 지금 토큰 소비량으로 경쟁한다. 젠슨 황은 토큰이 곧 매출이라고 선언했다. 사티아 나델라는 50년 된 회사의 KPI를 토큰으로 바꿨다. 이것은 유행어가 아니다. AI 산업의 경제 문법이 실제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이 현장의 풍경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이것은 단순한 테크 문화의 기이한 현상이 아니다. AI 산업의 경제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증거다.
손재권 2026.03.25 22:38 PDT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실리콘밸리와 글로벌 혁신 현장에서 최신 AI 산업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해드리는 박원익의 AI인사이트입니다. “엔비디아가 시장을 철통같이 장악하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각) 엔비디아가 “소규모 경쟁사들로부터 기술과 인재를 신속하게 확보해 왔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 분기 680억달러(약 102조2000억원)라는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린 엔비디아가 자금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M&A 및 투자 전략을 전개하며 ‘AI 생태계의 공급자이자 투자자, 그리고 채권자’라는 유일무이한 지위를 획득했다는 설명입니다.실제로 이번 GTC 2026 때 진행된 패널 토론에서 이와 같은 엔비디아의 막강한 영향력이 확인됐습니다. 퍼플렉시티, 커서, 미스트랄 AI, 싱킹머신스랩 등 AI 생태계 리더 10명이 모여 황 CEO가 주관한 패널 토론에 참여한 것이죠. 엔비디아는 이 기업들에 자금을 투자한 투자자이자 첨단 칩을 제공하는 공급자이며 이들로부터 칩 판매 대금을 받는 채권자입니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최신 칩을 구하기 어렵습니다. AI 기업들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강력한 AI 칩이 필요하죠. AI 리더들이 젠슨 황 CEO를 찾고, 엔비디아에 더욱 의존하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박원익 2026.03.25 09:20 PDT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과거 석유 시설이나 군사 기지에 국한됐던 무력 충돌의 주요 타깃이 이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인공지능(AI) 인프라'로 확대되면서다.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미국·이스라엘-이란 간 전쟁이 대표적인 사례다.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 보도에 따르면,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에 위치한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데이터센터 3곳이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아 파손됐다. 이 중 UAE 시설 2곳은 직접 타격을 입었으며, 이 사태로 두바이에 본사를 둔 모빌리티 앱 '카림(Careem)'과 여러 은행 앱의 서비스가 마비됐다. 이란의 타격 범위는 더욱 넓어지고 있다. '알자지라(Al Jazeera)'와 이란 '타스님(Tasnim)' 통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미군의 활동을 돕는다는 이유로 이스라엘과 중동 전역에 거점을 둔 엔비디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IBM 등의 인프라 시설을 '합법적 타격 목표(새로운 표적)'로 공식 지목했다.👉 AI 레드라인은 사라졌다… 전쟁과 권력의 알고리즘이 바뀐다👉 AI가 설계한 전쟁... 미국의 이란 공습, 앤트로픽 클로드 금지 사태의 전말
권순우 2026.03.12 13:56 PDT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실리콘밸리와 글로벌 혁신 현장에서 최신 AI 산업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해드리는 박원익의 AI인사이트입니다. ‘메타, 에이전트들만의 소셜네트워크를 인수하다’10일(현지시각) 실리콘밸리에서는 메타의 몰트북(Moltbook) 인수가 큰 화제가 됐습니다. 인간이 아닌 ‘AI 에이전트(agent, 대리인)’들이 게시물을 작성하고 댓글을 달며 상호작용하는 에이전트용 소셜네트워크를 인간 소셜네트워크(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최대 기업이 인수하는 상징적인 사건이었기 때문입니다.몰트북의 개발팀은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연구소(MSL)에 합류합니다. 메타 대변인은 성명에서 “몰트북 팀이 MSL에 합류함으로써 AI 에이전트가 사람과 기업을 위해 일하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며 “모두에게 혁신적이고 안전한 에이전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함께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기술업계에서는 이를 미래 광고 네트워크 확보로 해석합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광고 유통 채널이 된 것처럼 미래에는 에이전트를 위한 광고 유통 채널이 생기고, 작동할 것이라고 예측한 셈이죠. 인간과 AI 에이전트가 공존하는 세상은 더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이 변화는 미디어와 산업 지형도를 바꿀뿐 아니라 인간의 존재 이유와 직결된 직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며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박원익 2026.03.11 09:08 PDT
‘실질적인 워크플로우(workflow, 작업 흐름)를 혁신하라.’현재 시장에서 가장 각광받는 AI 앱(app,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는 무엇일까? 실리콘밸리 최대 벤처캐피탈(VC) 중 하나인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가 발간한 보고서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핵심은 초기 생성형 AI 시장을 휩쓸었던 호기심, 텍스트 챗봇 중심 생태계를 넘어 사용자들이 실질적인 워크플로우를 혁신하는 앱을 찾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 삶의 풍경을 바꾸는 큰 변곡점이다.a16z는 9일(현지시각) 시밀러웹(SimilarWeb) 데이터 기반으로 일반 사용자들의 AI 사용 현황을 분석한 ‘Top 100 생성형 AI 소비자 앱(The Top 100 Gen AI Consumer Apps — 6th Edition)’ 보고서를 발표했다. 특히 이번 발표에는 글로벌 인구 대비 AI 실사용 비율을 추적한 ‘1인당 AI 도입 지수’를 최초로 공개하며 일부 아시아 국가 중심의 맹렬한 AI 융합 속도를 입증했다. 앱 선정 기준을 개편, 일부 소프트웨어 기업의 성공적인 AI 전환을 포착했다는 점도 의미가 깊다.
박원익 2026.03.09 16:46 PDT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한 지난 3월 1일. 오픈AI와 앤트로픽의 본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두 개의 전혀 다른 풍경이 동시에 펼쳐졌다.지난 3일 오픈AI 본사 앞에는 수십 명의 시위대가 모였다. 기후 비영리단체 직원, 은퇴한 경제학 교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AI 멸종론을 우려하는 컴퓨터과학 교수까지 모여 "우리는 로봇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시위가 펼쳐졌다. 미국 버지니아 주의회 앞에서 앞에서도 시위가 있었다. 약 200명이 모여 '전쟁을 위한'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항의했다.이들의 분노는 하나로 모였다. 챗GPT가 군사 AI의 핵심 공급자가 됐다는 것이다. 눈길을 끈 것은 많은 참가자들이 "나는 이미 클로드(Claude) 팬이라 GPT 구독을 끊자(QuitGPT)를 할 필요도 없었다"고 말했다는 점이다. 앤스로픽은 이 혼란 속에서 일종의 도덕적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었다. 오픈AI가 트럼프 행정부와 밀착하는 동안, 앤트로픽은 AI 안전의 마지막 수호자로 여겨졌다.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의 CBS 단독 인터뷰가 미친 여론의 영향이 컸다. 아모데이 CEO는 이 인터뷰에서 "우리는 2가지 레드라인이 있습니다. 클로드 AI를 미국인에 대한 대규모 국내 감시에 쓰지 않게 할 것, 그리고 인간이 전혀 개입하지 않는 완전 자율 무기를 구동하는 데 쓰지 않게 할 것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레드라인을 지키려 합니다. 그 선에서 물러서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했다.샌프란시스코의 앤트로픽 본사 앞에는 분필로 "신은 앤트로픽을 사랑합니다" "용기를 칭찬합니다(praise for its ‘courage’)" “스파이 행위를 돕지 말라” 등의 메시지가 쓰여 있었다. 오픈AI와 앤트로픽에 대한 민심을 반영한다. *아래는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샌프란시스코 본사 앞에서 벌어진 시위(위)와 지지 메시지(아래) 모습
손재권 2026.03.08 09:39 PDT
미국 노동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3월 6일(현지시각) 발표된 미국 노동부 데이터에 따르면 2월 미국 경제는 예상치 못한 9만2000개의 일자리 감소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4.4%로 올라갔다.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고용 보고서는 주목할 만하다”며 “노동 시장이 지금까지 보아온 것보다 다소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을 정도.고용 시장에 냉기가 감도는 가운데, AI가 화이트칼라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시장의 불안감 역시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AI 모델 ‘클로드(Claude)’ 개발사 앤트로픽(Anthropic)이 5일 발표한 데이터는 이런 상황에서 노동 시장의 현실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한다.‘AI가 노동 시장에 미치는 영향: 새로운 측정법과 초기 증거(Labor market impacts of AI: A new measure and early evidence)’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앤트로픽의 경제 보고서(Economic Research)는 이론적 평가를 넘어 실제 업무 현장에서 AI가 얼마나 활용되고 있는지 자체 플랫폼(클로드) 데이터를 통해 정밀하게 측정했다.
박원익 2026.03.06 14:10 PD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