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비트코인, 달러보단 금 대체… 투기 자산 가깝다”
제롬 파월(Jerome Powell)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비트코인에 대해 “화폐인 달러보다는 금을 대체하는 투기적 자산에 가깝다”고 밝혔다. 변동성이 매우 크고 실질적 가치가 없어 화폐가 될 순 없지만 금의 대체재는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연준이 개발 중인 디지털 화폐는 2년 후에나 공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22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파월 연준 의장은 ‘디지털 시대 중앙은행들이 어떻게 혁신할까’에 대한 주제로 열린 ‘국제결제은행 써밋(BIS Summit)’에 참석해 “가상화폐들은 변동성이 매우 크고 화폐가 되기 위한 중요한 요소들이 결여돼 있어 유용한 가치저장 수단이 될 수 없다”며 “달러화보다는 기본적으로 금의 대체제인 투기적 자산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상자산은 새로운 국제통화 시스템의 기초로서 작동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발언은 지난 2019년에 제시한 연준의 관점을 기반으로 한다. 비트코인이 시장의 검증을 거쳐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올라설 수는 있겠지만, 달러화처럼 국가 단위에서 가치 안정성을 지키는 화폐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폭등하기 시작한 비트코인은 최근 개당 6만달러선을 돌파했다. 테슬라와 페이팔 등 대기업들이 앞다퉈 비트코인 투자에 나서고 JP모건 등 주요 금융사를 비롯한 기관 투자자들도 자산에 편입시키면서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정부 당국은 대체적으로 가상자산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비트코인에 대해 공개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고, 최근 인도 정부는 암호화폐의 거래·보유를 불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이 나오자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3.6% 하락한 5만5900달러선에서 거래 중이다. 한편 연준이 자체 개발 중인 디지털 화폐(CBDC)의 최종 모델은 2년 후쯤 공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이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협업해 가상 디지털 화폐를 연구 중이다. 그는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를 진행하려면 의회와 정부, 광범위한 대중으로부터 승인을 받을 필요가 있다”며 “아직 이러한 대중적 참여 작업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