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도 벤처 투자해 100배”...DAO 투자 혁명 시작됐다
카카오벤처스가 2012년 설립한 ‘케이큐브1호 벤처투자조합펀드(이하 케이큐브1호 펀드)’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에 투자해 거둔 성과다. 펀드 설립 초기 2억원을 투자해 인수했던 두나무의 지분 가치가 2021년 말 펀드 청산 시 2조원으로 평가된 것이다.투자 수익 1만 배라는 놀라운 숫자는 IT·스타트업, 벤처 투자 업계에서 널리 회자됐다. 벤처 투자는 열에 아홉은 실패하지만, 성공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수익률을 가져다준다는 게 다시 한번 입증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에는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의 투자 사례가 화제로 떠올랐다. 장 의장은 2011년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3억원을 투자했는데, 8년 후 우아한형제들이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되며 지분 가치가 3000억원으로 1000배 뛰었다.흥미로운 성공 사례는 벤처 투자에 대한 일반 대중의 관심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일반인이 벤처 투자에 참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투자 결정을 내리려면 전문 지식이나 경험이 필요하고, 돈을 모두 잃을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투자금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자본력이 떨어지면 접근이 쉽지 않다. 벤처 투자 정보를 접하기 어렵고, 접했다고 해도 투자 대상 기업이나 다른 투자자가 반대하면 투자 기회를 얻을 수 없다.한데 최근 이런 벤처 투자의 높은 장벽을 허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반인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투자 관련 탈중앙화자율조직(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이하 다오)이 등장하며 투자 업계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인베스트먼트 다오(Investment DAO)로 불리는 이 새로운 조직이 우후죽순처럼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Bessemer Venture Partners)’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고 직접 인베스트먼트 다오를 설립하는 과감한 시도를 보여줬다. 1911년 설립된 이 명망 높은 이 벤처 투자 회사는 ‘웹3(Web3, 블록체인 기반 차세대 웹)’ 창업자들에게 투자하겠다며 지난 3월 10일 ‘베세머 다오(BessemerDAO)’를 출범했다. 펀드 규모는 2억5000만달러(약 3100억원)에 달한다.인베스트먼트 다오에서 활동하는 전문 투자자들은 다오가 ‘벤처 투자의 민주화’를 촉발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며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는 평가다. 인베스트먼트 다오와 전통적인 벤처캐피털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 인베스트먼트 다오는 어떻게 운영되며 어떤 전략을 펴고 있을까. 뉴욕에 위치한 인베스트먼트 다오 분야 선두주자 ‘글로벌 코인 리서치(GCR)’의 강진원 투자 총괄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다음은 인터뷰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