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미팅 후 2시간만에 텀 시트(투자계약서)를 받았습니다. 빠르다고 얘기는 들었는데 이 정도일줄은 몰랐습니다”지난 16일 미국의 유명 헤지펀드 타이거글로벌 인베스트먼트로부터 1734억원(1억5000만달러)이 투자를 유치하면서 시리즈C 라운딩을 마친 안익진 몰로코 대표의 ‘타이거’ 경험담이다.타이거글로벌은 에어비앤비, 로블록스, 코인베이스, 스퀘어 등에 투자해 대형 투자회수(엑시트)를 경험했고 현재도 스트라이프, 인스타카트, 바이트댄스, 클럽하우스 등 슈퍼 스타트업에 투자, 실리콘밸리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첫 미팅에서부터 실제 입금까지 판단과 속도가 매우 빠르고 전격적이어서 ‘벤처투자의 공식’을 다시 쓰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타이거글로벌은 실리콘밸리 내 한인 스타트업 중에는 안익진 대표의 몰로코와 김동신 대표의 센드버드의 유니콘 라운드에 투자했다.안 대표는 더밀크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 이메일 함을 열어봤을 때 미팅 후 감사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봤는데 텀시트가 첨부 돼 있더라. 소개팅 하러 갔는데 프로포즈를 받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이어 “텀시트도 깨끗하고 고칠 것도 없었다. 기업가치(벨류에이션)를 높이는 것에도 빠르게 동의했다. 오히려 받을지 말지 빨리 결정하라고 재촉했다”고 덧붙였다.몰로코는 타이거글로벌의 투자로 ‘유니콘’ 지위를 재차 확인했다. 지난 5월 신한금융그룹 글로벌투자은행인 신한GIB 및 스마일게이트 등 신규 및 기존 투자자로부터 2000만 달러의 자금을 유치하며 10억 달러(약 1조 1185억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는데 타이거글로벌이 이 보다 가치를 높여 투자했다.타이거글로벌로부터 지난 2019년 4월 시리즈B 투자를 받은 센드버드 김동신 대표도 “투자에 대해 45분 정도 콜을 한 후 바로 텀시트를 받았다. 사인을 한 후 일주일 뒤에 송금도 완료했다”고 경험을 얘기했다. 센드버드는 타이거글로벌 투자 전에 시리즈B 라운드를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마친 직후 투자 제안이 들어왔는데 기존 투자자도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해서 긴급 이사회를 해야 했다.김 대표는 “타이거글로벌 공동 창업자가 이미 시리즈B에서 투자하기로 한 투자자에게 전화해서 센드버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더라. 치밀하게 준비하고 투자 제안을 했으며 전격적이고 빠른 속도에 모두가 놀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