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발명가, 인생이 발명이라는 다이슨 스토리
진공청소기를 만들기 전 제임스 다이슨은 정원용 외바퀴 손수레를 만들었다. 일반적인 외바퀴 손수레는 아니었다. 바퀴 대신 공을 사용했다. 외바퀴 손수레는 영어로 wheelbarrow라고 하는데 다이슨의 손수레는 ballbarrow라고 불렀다. 그가 처음 독자적으로 만든 제품이었다.손수레는 잘 팔렸다. 하지만 돈을 벌지는 못하고 있었다. 한 미국 업체는 다이슨의 디자인을 그대로 베껴서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회사의 주주들은 특허 침해로 미국 업체를 고발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다이슨은 다른 제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싶었지만 돈을 빌려서 세운 회사라 마음대로 할 수는 없었다.1979년 2월 주주들은 다이슨을 회사에서 쫓아냈다.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쫓겨난 것이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회사 내 권력 투쟁에서 밀려난 것이었다. 다이슨은 제품 관련 특허도 회사 이름으로 출원했기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다. 5년 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다이슨에겐 인생 최대의 위기였다. 우선 부인과 3명의 자녀를 부양해야 했다. 백수가 된 그는 씀씀이를 줄이고 집 마당에서 텃밭을 일궜다. 그러면서 손수레 만들 때 품었던 진공청소기 관련 아이디어를 구체화시켜 나갔다.그는 이 실패를 절대로 잊지 않았다. 이 뒤로 특허는 반드시 자신의 이름으로 출원을 했고 회사는 상장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이슨은 여전히 제임스 다이슨이 소유한 개인 기업으로 남아있다. 그는 이 덕분에 다이슨이라는 기업이 장기적인 전략을 짤 수 있고 급진적인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고 말한다.이후 그의 인생은 먼지 봉투가 없는 진공청소기, 날개 없는 선풍기, 헤어드라이어와 같은 멋진 디자인의 제품 개발로 이어진다. 새옹지마나 전화위복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든 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이슨은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스티브 잡스가 PC로 한 걸 다이슨은 진공청소기로 해냈다. 심지어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쫓겨난 것도 비슷하다.이런 다이슨의 자서전이 출간됐다. 제목은 ‘인벤션: 어 라이프(Invention: A Life)’. ‘발명하는 삶’ 또는 ‘발명이 곧 삶’으로 풀이가 가능하다. 자신의 인생이 발명으로 점철돼 있다는 얘기를 하려는 듯 한 제목이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다.책은 그가 디자인을 하면서 그렸던 스케치로 가득하다. 기업 경영의 어려움 관한 이야기도 많이 등장한다. 다이슨은 이 과정에서 배우고 새로운 걸 계속 시도하며 기업가 정신을 잃지 않는다. 디자이너 출신인 그가 공학적인 내용을 익히고 발명을 해나가면서 기업 경영에 대해 배워 나가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그 못지 않게 과학과 공학 교육의 중요성, 과학과 공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도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