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경기부양책 시행에도 마냥 웃을 없는 이유
바이든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인 1조 9000억달러(약 2134조원)의 경기부양책을 시행하면서 주식시장은 환호했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돈풀기는 곧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장기적으로는 주가, 특히 성장주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단기적으로만 호재라는 진단이다. 데이비드 리 테일러 투자자문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7일(현지시간) 더밀크TV '미국형님 라이브'에 출연해 "이번 경기부양책이 단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겠지만 지속 가능하진 않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조정 국면이 올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1일 인당 1400달러의 긴급재난지원금을 포함한 1조 9000억달러의 역대급 경기부양안에 서명했다. 이번 부양책 규모는 팬데믹 직후 미국 정부가 시행했던 규모(1조7000억달러)보다 더 크다. 리 CIO는 재난지원금을 받은 미국인들은 팬데믹으로 할 수 없었던 일들에 대한 보복 소비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여름 휴가비용이나 쇼핑, 쥬얼리 등 고급제품, 자동차 등 소비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그는 "백신 보급이 확산되면서 미래 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이 퍼지면 소비를 하게 돼 있다"며 "한 달 정도 단기적으로는 관련 주가에 희소식인건 분명하다"고 봤다. 그러나 시장에 풀리는 엄청난 유동성은 곧 인플레이션을 가져오고 이는 채권금리 급등 및 금리인상으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금리인상은 주식시장, 특히 성장주에는 가장 큰 악재 중 하나다. 리 CIO는 "돈이 많이 풀려 돈의 희소성이 떨어지면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며 "금리인상은 성장주들의 미래가치 하락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즉, 현재 수익은 약하지만 성장성에 기반한 미래가치를 인정받아 주가가 오른 성장주들의 경우 금리가 오르면 현재화한 미래가치는 쪼그라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리 CIO는 "성장주가 곧 나스닥지수를 가리키는 건 아니다"라며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종목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넘쳐나는 유동성으로 성장성이 높은 테크주가 많이 올랐지만 올해는 전혀 다른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물가 상승과 금리인상, 성장주 주가 사이 논리를 잘 봐야 한다"며 "성장주들의 미래가치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