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피셔 피셔 인베스트먼트 창업자 겸 공동투자책임자는 2021년을 마지막으로 미국 증시 강세장이 막을 내리고 베어마켓(Bear Market, 약세장)에 들어갈 수 있다고 예견했다. 2021년 4분기 기준 거래내역 보고서(13F)를 보면 2022년이 험난하게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이런 전망에 대한 근거를 정치적 요인에서 찾았다. 미국 정치, 특히 중간선거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미국 대통령 임기 2년 차는 이런 이유로 보통 힘겹게 시작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과거 데이터를 봐도 2년 차는 대통령 임기 4년 중 시장 평균 수익률이 가장 낮은 해다.최근 시장에서는 다른 악재도 불거졌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장기화 조짐, 기록적인 물가지수(7.9%), 고유가로 인한 성장둔화 등이 2022년 주식 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다.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2월 펀드매니저 조사에서 투자자들이 주식 비중을 줄이고 현금 보유량을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고성장 기술주 비중은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였다. 전체 펀드매니저 중 3분의 1이 2022년에 약세장을 예상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개인투자자협회(The American Association of Individual Investors) 설문에 따르면 35년 역사상 가장 낮은 수치인 19.2%의 응답자만 강세장을 예상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43% 이상은 약세장을 예상했다.그러나 모든 투자자들이 비관적, 부정적 전망에 젖어 있는 건 아니다. 미국 자본 시장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자신의 견해를 고수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켄 피셔가 그중 하나다. 2022년이 약세장으로 흐르더라도 미국 증시에 대한 그의 근본적인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손실 최소화와 수익 극대화’라는 기본 원칙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일부 조정했을 뿐이다. 켄 피셔의 기본 전략은 성장주, 가치주, 배당주 등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위험을 분산하는 것이다. 피셔 자산 운용사의 2021년 4분기 13F 보고에 따르면, 전체 자산 규모는 1785억달러로 전 분기(1610억달러)보다 약 11% 증가했다. 주요 투자 부문은 정보기술, 의료, 금융, 임의 소비재, 통신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