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응 “AI는 새로운 전기… 애플리케이션에 기회 있다”
앤드류 응 스탠퍼드대 교수, UKF 82 스타트업 서밋 기조연설
2025 AI 트렌드…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주목
기업 혁신 프로세스 바뀐다… 프로토타입 제작 효율화
“인공지능(AI)은 이 시대의 새로운 전기(electricity)입니다.”
앤드류 응 스탠퍼드대 교수는 10일(현지시각) UKF 82 스타트업 서밋 행사 기조연설에서 “AI는 전기 같은 범용 기술(general purpose technology)”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기가 다양한 산업, 용도로 활용되는 것처럼 AI 역시 활용 범위가 매우 넓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AI 기술이 새로운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응용 프로그램)을 구축할 많은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응 교수는 “발전소 건설은 훌륭한 사업이지만, 가전제품 혹은 전기로 구동되는 다른 모든 사업만큼 좋지는 않다”며 “AI 비즈니스 역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현재는 AI 모델, 클라우드 서비스 등 인프라 기술에 관심이 집중돼 있지만, 앞으로는 그 위에서 작동하는 앱이나 서비스의 시대가 열린다는 주장이다.
‘AI 4대 석학’으로 불리는 응 교수는 2018년 1억7000만달러(약 2490억원) 규모의 AI 펀드를 설립, 유망 AI 스타트업에 투자해왔다. 2011년 구글의 사내 AI 연구 조직인 구글브레인 설립에 참여했고, 2012년 온라인 공개 수업 플랫폼 ‘코세라(Coursera)’를 창업하기도 했다. 작년 4월부터는 아마존의 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이날 개최된 UKF(United Korean Founders) 82스타트업 서밋은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하는 한인 창업자, 투자자, 업계 관계자들이 실리콘밸리에 모이는 행사다. 이기하 사제파트너스 대표, 정세주 눔 의장이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올해는 미국 실리콘밸리 레드우드시티 폭스극장에서 개최, 약 1300여 명이 참여했다.
오전에는 28개 스타트업이 발표를 진행했고, 오후부터 진행된 서밋에서는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의 기조연설에 이어 응 교수의 발표가 진행됐다.
2025 AI 트렌드…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주목
응 교수는 주목할 AI 분야 트렌드 중 하나로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 조율)’을 언급했다.
작년부터 사람의 개입 없이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자율 지능형 시스템인 ‘에이전트 AI(agentic AI)’가 부상하면서 여러 에이전트(agent, 대리인)를 효과적으로 조율하는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응 교수는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도구를 사용하면 에이전트들을 매우 효율적으로 활용, 애플리케이션을 매우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며 “에이전트를 활용해 작업을 진행하는 방식인 ‘에이전트 워크플로우(agentic workflows)’가 더 복잡한 작업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했다.
에이전트 워크플로우는 작업의 단계를 나눠서 훨씬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예컨대 글쓰기 작업을 개요 작성, 더 많은 정보 수집을 위한 검색, 초안 작성, 적절하지 않거나 불필요한 정보 찾아내기, 초고 수정으로 나눈 후 에이전트에게 같은 과정을 반복하도록 요청하는 식이다.
이런 방식을 거치면 한 번에 글을 작성하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응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많은 회사들이 특정 애플리케이션에 맞는 반복적인 워크플로우를 개발하고 있다”며 “더 싸고 빠른 토큰(token, 의미를 지닌 말의 최소 단위) 생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기업 혁신 프로세스 바뀐다… 프로토타입 제작 효율화
응 교수는 생성형 AI 기술이 기업 혁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하면 프로토타입(prototype, 시제품)을 쉽게 구축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따라 기업의 혁신 프로세스가 변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응 교수는 “예컨대 20개의 프로토타입을 만든 후 그중 어떤 것이 제일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해 볼 수 있다”며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비용이 매우 저렴해진다. AI는 모든 것을 개선하고 있지만, 프로토타이핑 단계에서는 완전히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기술”이라고 했다.
앤드류 응 교수는 AI 서비스, 제품 개발에 있어서 윤리의식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I 기술의 파급력과 중요성을 생각할 때 빠르게만 움직여서는 안 되며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이날 행사에는 실리콘밸리 유명 벤처투자사(VC) 알티미터 캐피털의 브래드 거스트너 CEO,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등 VC 관계자들, ‘뇌 과학자’ 장동선 궁금한 뇌 연구소장, 양자컴퓨터 기업 아이온큐의 한국인 창업자 김정상 듀크대 교수, ‘삼프로TV’의 김동환 이브로드캐스팅 이사회 의장, 손재권 더밀크 대표 등이 발표 및 패널리스트로 참여했다.
UKF는 올해 10월 뉴욕에서도 UKF NYC 서밋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더밀크가 미디어파트너로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