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냐 버핏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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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2.09.05 10:34 PDT
손정의냐 버핏이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출처 : Daniel Zuchnik, Gettyimages)

[뷰스레터플러스]
폭락장은 투자 기회?
경기침체 걱정말고 매수할 섹터
뚝심이 이긴다

더밀크닷컴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미국은 월요일 노동절(9월 5일, 현지시각) 휴일을 맞아 연휴(long weekend)에 돌입했습니다. 최근 아이가 아파 병원에 들러야 할 일이 있었는데, 금요일부터 병원 직원들이 업무를 하지 않더군요.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에서도 연휴 앞뒤로 휴가를 붙여 쉬거나 유연 근무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뉴욕 증시 역시 5일은 휴장합니다.

독자 여러분도 이번 노동절 연휴를 잠시 호흡과 생각을 가다듬는 기회로 활용하시면 어떨까요? 글로벌 경기 침체, 미국 고용 지표, 연준(Fed)의 공격적 금리 인상 기조 같은 거시 경제 요인은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닙니다. 숨 가쁘게 변하는 상황과 경제 흐름은 계속 지켜봐야겠지만, 중심을 잃고 그 흐름에 휩쓸려 버린다면 오히려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제 이야기가 아니라 오랜 시간 투자업계에 종사해온 ‘구루(Guru)’들의 조언입니다.

폭락장은 투자 기회?

스마트 머니 동향 (출처 : SentimentTrader)

실제로 경험 많고 똑똑한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인 ‘스마트머니(Smart Money)’ 동향을 보면 ‘대세’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모습이 확인됩니다. 지난 8월 25일 개최된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의 강력한 통화 긴축 기조가 재차 확인되며 미국 증시가 5일 연속 하락하는 등 큰 흔들림이 있었는데요, 스마트머니는 오히려 주식 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미 증권정보업체 센티멘트 트레이더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흐름 동향을 추적하는 ‘스마트머니 플로 지수(Smart Money Flow Index)’가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스마트머니 심리지수는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였습니다. 많은 기관이 현재의 하락장을 기회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큰손 투자자들의 움직임 역시 비슷합니다. ‘억만장자 투자클럽’으로 불리는 타이거21의 마이클 소넨펠트 회장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회원들에게 가장 인기 있던 자산은 부동산이었지만, 이제는 주식”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뉴욕에 기반을 둔 타이거21은 최소 2000만달러의 유동자산을 보유한 1200명 이상의 회원으로 구성된 모임입니다.

👉주식 시장서 기회 보는 이유

경기침체 걱정말고 매수할 섹터

경기 순환 주기와 유망 투자 섹터 (출처 : StockCharts.com)

‘월가의 왕’ 골드만삭스는 “경기 후반 사이클에 대비하라”며 이번 조정장에 진입해야 할 구체적인 투자 섹터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역시 현재의 주가 하락을 기회로 인식하는 모습입니다.

경기 사이클(Business Cycle), 경기 순환이란 전체적인 경제 활동 수준이 상승과 하강을 반복한다는 개념인데, 주식시장 역시 이런 경기 사이클에 영향을 받습니다. 현재 경기는 침체(Recession), 주식시장은 약세장(Bear Market) 국면이지만, 이런 시기에도 투자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게 요지입니다.

특히 상품 및 에너지 섹터를 지목하며 “지금 원자재를 사고 경기침체는 나중에 걱정하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지속되고 금리가 상승해 주식 시장이 가라앉는 부정적 상황에도 원자재 수요는 급격히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입니다. 에너지 위기를 막으려는 각국 정부의 움직임 역시 이런 관측에 무게를 더하고 있습니다.

👉지금 주목할 섹터는?

뚝심이 이긴다

스페이스X 로켓 발사 장면 (출처 : Starlink)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를 설립한 게 언제인지 아시나요? 2002년 5월 6일입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설립한 건 1년 뒤인 2003년 7월 1일이었습니다. 우주 개발에 대한 꿈이 전기차 제조보다 먼저였습니다.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비웃음을 샀는데 “로켓을 만들어 화성에 이주하겠다”는 꿈은 오죽했을까요? 재밌는 건 ‘억만장자의 취미 생활’로 취급받던 스페이스X에 대한 인식이 최근 들어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자회사 ‘스타링크(Startlink)’를 통해 눈앞에 보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하자 비난이 탄성으로 변했습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사례를 보면 결국 ‘뚝심이 이긴다’는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답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건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신념을 정립한다는 것’, ‘그 신념을 계속해서 견지한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겠지요.

👉위성 인터넷 시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회장 (출처 : Alessandro Di Ciommo, Gettyimages)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충분히 고민한 후 결정한 자신만의 투자 철학이 있다면, 부화뇌동하기보다 그 철학을 견지하는 게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가 궁금하다면 워런 버핏을 보면 됩니다. 최근 공개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438억달러(약 59조7000억원)의 손실을 보고했습니다. 이는 비슷한 시기 230억달러(약 31조3500억원)의 손실을 발표한 소프트뱅크그룹의 두 배에 달하는 처참한 성적표였습니다.

비전 펀드를 만들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던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투자자들과 언론의 질타에 “앞으로 큰 도박은 덜 하고 적은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러나 버핏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단기 실적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게 그의 입장입니다.

자신의 투자 철학에 대한 굳건한 믿음은 반세기가 넘는 ‘그만의’ 경험에서 비롯됐습니다. 온갖 일을 겪으며 자신의 투자철학을 검증했고, 그 결과 풍파가 몰아쳐도 태연할 수 있는 것이죠. 누구나 워런 버핏의 투자법을 따라 할 수 있지만, 그처럼 대응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손정의냐 버핏이냐’ 여러분은 어느 편에 서고 싶으신가요?

뉴욕에서
더밀크 박원익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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