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미래, 콘텐츠 가치 세우기에서 출발해야
글로벌 미디어 및 언론 산업에서 지난 2020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팬데믹은 ‘역사적 변곡점’의 해로 기록될 것이다.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등 실리콘밸리 플랫폼 기업이 미디어 산업을 장악, 무기력하게 무너질 것만 같던 저널리즘 기반 미디어 산업은 ‘뉴스의 시대’를 다시 맞아 반등을 이뤄냈다.
코로나19 확산과 이에 대한 대응은 각국에서 신뢰를 받는 각국 언론이 실시간으로 커버, 언론의 역할과 사명을 되살렸다. 특히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학(코로나19, 기후변화)를 믿지 않고 자신의 지지자들을 선전선동, 의회 폭동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는데 이 것을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CNN 등이 비판적 견지에서 보도, 언론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반면 그동안 언론의 콘텐츠를 통해 막대한 광고 수익을 올린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는 가짜뉴스 유통의 핵심 통로 역할을 하면서 미디어 산업의 화폐(currency)인 ‘신뢰’를 잃었다.
이 결과는 뉴스 미디어 구독자 기반 확대를 가져왔다.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뉴스 미디어의 구독자 기반은 2019년 대비 58%나 늘었다. 이는 ‘뉴스의 시대’가 컴백한 결과도 있었지만 뉴욕타임즈 메러디스 코핏 레비엔 CEO의 발언처럼 지난 10년간 저널리즘에 투자하고 마케팅, 제품, 기술, 데이터 등을 체계화했으며 특히 디지털 구독 비즈니스를 꾸준히 만들어 온 결과이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뉴스 미디어 기업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를 받고 있는 중이다. 각 기업들이 외부 변화에 견디고 이겨내며 결국 번영할만한 충분한 능력이 있고 이를 준비하고 있는가를 시험받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은 독자들의 인식에 ‘저널리즘’이 삶과 비즈니스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다시 인식하게 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이 필요하고 각 뉴스 미디어 기업들은 이 변화된 환경에 부합해야 하는지 점검하고 실행해야 한다. 미디어 기업으로서 수익성에 대한 새로운 성장 경로를 발견해야 하고 디지털 구독 비즈니스도 고도화해야 한다. 첫째 이유는 뉴스 미디어의 가장 중요한 수익원인 ‘광고’ 환경이 크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뉴스를 기존 신문/방송이 아닌 전혀 다른 환경에서 보기 시작한 밀레니얼 및 Z세대의 부상으로 광고는 ‘모바일 퍼스트’ 기업에 우선적으로 배정된다. 광고 환경 변화에 뉴스 미디어 기업은 얼마나 대응하고 있는지 테스트 받고 있다.
둘째, 뉴스 미디어 산업의 직원(기자 포함)들도 이전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세대가 바뀐 것 외에도 ‘저널리즘’에 대한 인식이 그 전 세대(베이비부머 및 X세대)와도 다르다. ‘무엇이 뉴스인가’에 대한 인식차도 존재하고 뉴스를 보는 태도도 다르기 때문에 이는 뉴스룸의 문화 충돌을 야기한다. 소위 ‘코시국(코로나 팬데믹 정국)’이 지나면 뉴스룸 내 문화 충돌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의 과거 가치를 유지하고 기억하며 보존하려는 기존 직원 그룹과 회사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는 미래 세대 직원 그룹간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며 이 충돌은 뉴스 미디어 기업이 앞으로 나갈 수 있는가 없는가를 좌우할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스트레스 테스트를 어떻게 돌파해할까?
경영 전략도 중요하지만 뉴스 미디어 기업은 ‘콘텐츠’를 재정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뉴스 미디어의 경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이것저것 매출 확대를 꾀하지만 가장 중요한, 회사의 핵심 제품(프로덕트)인, 콘텐츠의 중요성을 간과하곤 한다. 뉴스룸과 경영진의 분리에서 나오는 이유기기도 하지만 ‘경영진’이 먼저 나서서 ‘콘텐츠 퍼스트’ 전략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