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랜차이즈 신구 대결 : 맥날 vs 칙필레
맥도날드, 새 체인 만든다. 디지털 전환 스토리
요즘 힙한 치킨은 칙필레
패스트푸드 배달러도 움직인다
안녕하세요 뷰스레터 독자 여러분, 오픈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류(Hype)는 무섭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전쟁 등은 우리 같은 개인이나 기업, 한 국가가 바꾸기 어렵죠. 이때 미국과 다른 나라가 다른 것은 이 흐름을 대하는 자세인 것 같습니다.
-미국 억만장자는 자녀에게 '금지'가 아닌 '활용법'을 가르칩니다.
-ESG 열풍을 타고 심해채굴 경쟁도 시작됐죠.
-지금 미국에서 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상품이 소위 ‘먹히고’ 있습니다. 왜 하필 지금일까요? 그 뒤에는 경제가 있습니다.
오늘은 ‘패스트푸드’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합니다. 각종 영화나 쇼에서 미국의 상징으로 왕왕 표현되죠. 패스트푸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맥도날드입니다.
맥도날드는 생긴지 벌써 70여년이 됐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빅맥을 먹죠. 한국의 거리에 쉐이크쉑이나 슈퍼두퍼가 생기고, 쥬시 딸바(딸기바나나)나 명랑핫도그에서 마라탕과 탕후루로 트렌드가 시시각각 바뀌고, 오운완(오늘운동완료) 챌린지로 건강한 식단이 유행하는 상황에서도 말입니다. 맥도날드가 여전히 건재한 비결은 무엇일까요?
맥날의 맥날 넘어서기. 이제는 새 체인도
이 뒤에는 뼈를 깎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맥도날드의 맥도날드 넘어서기였죠. 올드 기업 맥도날드는 뉴 기업이 되기 위해 디지털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패스트푸드 업계 거인 맥도날드(McDonald’s)는 최근 부활에 성공했습니다.
패스트푸드,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대명사 맥도날드는 한때 "맥도날드가 진출한 국가는 서로 전쟁하지 않는다"며 '미국식 세계화'의 상징으로 인식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패스트푸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전략 없는 인수합병과 낮은 품질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죠.
이후 맥도날드는 '각성'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전후 디지털 전환에 공격적으로 투자합니다. 디지털 전환은 매장 안과 밖 모두에서 진행됐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매장 안에서는 키오스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주문 과정을 디지털화했습니다. 매장 밖에서는 드라이브스루(차내픽업)에서 음성을 인식하고 자동으로 주문을 받으며 이 시간을 단축하는 과정에 집중했죠. 이 디지털 전환 전략의 시작은 2019년 다이나믹일드(Dynamic Yield) 인수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백 투 더 80s 최근 6월 1970년대 만들어진 보라색 마스코트 그리머스(Grimace)를 테마로 한 한정판 메뉴가 미국에서 히트했습니다. 이에 힘입어 맥도날드는 2분기 실적발표(어닝콜)에서 스핀오프(파생) 체인인 코스맥(CosMc’s)을 준비하고 있죠. 이 이름은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 광고에 등장했던 맥도날드랜드의 마스코트인 코스맥에서 따왔습니다.
요즘 힙한 치킨은 '칙필레'
여러분은 어떤 치킨 취향을 갖고 계신가요? 저는 후라이드가 땡길 땐 KFC와 BBQ를, 자극적이고 싶은 날엔 교촌치킨 허니콤보나 또래오래 양념치킨을, 아니면 새로운 치킨 브랜드들을 시도했던 것 같습니다. 그럼, 미국에선, 특히 젊은 사람들의 ‘원픽’은 무엇일까요? KFC, 파파이스 아닙니다. ‘칙필레(Chick-fil-A)’입니다.
칙필레는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패스트푸드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지난 6월 발표된 미국고객만족도지수(ACSI) 레스토랑 조사에 따르면 칙필레는 9년 연속으로 패스트푸드 부문에서 가장 높은 고객 만족도 순위를 차지했죠.
미국인들의 칙필레 사랑은 세대를 가리지 않습니다. 칙필레는 Z세들이 가장 선호하는 패스트푸드이기도 하죠. 투자은행 파이퍼샌들어가 지난해 47개 주의 미국 청소년 1만 4500명을 대상으로 한 소비 습관 조사에 따르면 가장 선호하는 패스트푸드 체인점으로 칙필레를 꼽았습니다. 스타벅스, 치폴레, 맥도날드, 올리브가든 등 쟁쟁한 브랜드들을 앞지른거죠.
👉 메뉴 뭐 있길래
한국에서 나고 자란 저는 미국에서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스몰톡(Small Talk)입니다. 스몰톡은 모르는 사이라도 같은 공간에 있다면 날씨, 주변 상황 등에 대해 대화하는 문화죠. 미국은 네트워킹 파티, 회의는 물론이고 식당, 카페, 심지어는 길거리에서도 스몰톡을 합니다. 올리브영의 침묵 서비스와 같이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지 않는 한국 문화에 익숙한 저는 아직도 갑자기 사람들이 말을 걸면 깜짝 놀랍니다.
그래서 전 미국 사람들은 다 스몰톡을 좋아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스몰톡을 싫어하는 사람도 꽤 많더군요. “이 의미 없는 대화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 “왜 서서 얘기하는지 모르겠다”, “처음에 갔을 때 너무 어색하다” 등 제가 하던 생각들을 이들도 똑같이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국’은 여전히 다릅니다. 이들은 스몰톡에서 ‘무슨 말이든’ 합니다. 정말 쓸데없는 얘기라도, 앉아있는 사람을 찾아서라도 말을 하죠. 시류를 이용하기 위해 리스크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한 후 빠르게 태세를 전환한 빅테크 기업들도 이를 보여주는 한 장면이죠. 한국이 가져올 수 있는 것, 더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더밀크가 미국 현지에서 본 '다른 시각'을 말하는 이유입니다.
뉴욕 그래머시에서
더밀크 김세진 드림
패스트푸드 배달러들도 움직인다
패스트푸드는 이제 배달 푸드이기도 하죠. 한국에 배민, 쿠팡이츠, 요기요가 있다면, 미국에는 우버이츠, 도어대시가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3년 2월 기준 우버의 음식 배달 서비스 ‘우버이츠(Uber Eats)’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3%로 도어대시(65%)에 이은 2위를 기록하고 있죠. 이외에 그럽허브, 심리스, 인스타카트 등이 뒤쫓고 있습니다. 이들은 인공지능(AI) 열풍을 게임체인저로 이용합니다.
우버 다라 코스로샤히(Dara Khosrowshahi)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AI 챗봇을 개발 중”이라며 “우버는 수년 동안 머신러닝(ML), AI 시스템과 함께 일해 왔다. 시간대, 거리 데이터 기반으로 차량, 배달 매칭을 가능케 하는 우버 알고리듬은 머신러닝을 통해 작동한다”고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데이터와 AI 간 결합이라는 이 시도를 주목하고 있죠. 라이드스터에 따르면 우버의 일일활성사용자수(DAU)는 1억1800만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1.6%에 해당합니다.
도어대시 도어대시도 ‘대시 AI’라는 이름의 자체 AI 챗봇 및 기능을 개발 중입니다. 예컨대 챗봇에 “평점이 높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합리적인 근처 레스토랑을 추천해 줘” 와 같이 질문하면 답을 얻을 수 있는 형태입니다. 상단에 노출된 레스토랑, 음식 카테고리 분류 기준으로 사용자가 직접 일일이 탐색하는 방식보다 주문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