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관계자가 직접 밝힌 '전기차 보조금' 공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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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jin Kim 2023.09.14 07:44 PDT
미 정부 관계자가 직접 밝힌 '전기차 보조금' 공략법
엘키 허드슨 백악관 기술정책 부국장이 줌을 통해 강연을 하고 있다. (출처 : 더밀크 )

[더밀크 애틀랜타] 에너지 기업의 미국시장 공략법
더밀크, 주애틀랜타총영사관, 한미동남부상공회의소 웨비나 개최
EV, 배터리 생태계 허브 애틀랜타서 미국 시장 공략법 논의
"세액공제 항목 45X, 45C 노려라"
미국 정부가 원하는 지표 3가지

미국 정부가 전기자동차(EV) 등 재생에너지 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쏟아부으면서 관련 사업군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의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때 백악관에서 '에너지 및 배터리' 등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을 담당하는 부국장이 직접 미국 정부의 시각과 선발 기준을 언급했다.

엘키 허드슨 백악관 정책기술부국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각) 주애틀랜타대한민국총영사관, 한미동남부상공회의소, 더밀크가 공동으로 개최한 '미국 신재생 에너지 동향' 세미나에서 백악관의 주요 EV-배터리 이니셔티브를 소개했다.

그는 미국 진출 기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보조금 지급 업무를 미국 에너지부와 진행하고 있다. 부서에는 전문 연구인력 등 100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재무부와도 긴밀히 협력 중이다.

그가 밝힌 보조금 원칙은 부품부터 국내 생산, 고용창출이다. 기업들이 봐야 할 중요 항목으로는 세액공제 항목 섹션 45X과 섹션 48C 등을 언급했다.

45X∙48C 조항 언급…미국 정부 선발 기준은?

미국 정부의 전기차(EV), 배터리 제조 기업에 대한 지원금은 주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초당적인프라법안(BIL)에서 나온다. 두 법안의 목표는 모두 온실가스(GHG)를 2030년까지 2005년 배출량의 40% 수준으로 내리고, 2035년에는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하는 것이 골자다.

허드슨 부국장이 기업들이 봐야 할 중요한 조항으로 언급한 건 IRA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 항목 섹션 45X, 48C다.

45X는 미국 내에서 제품을 생산·제조하는 사업자에게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배터리 제조사나 핵심광물 관련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다. 항목에는 재생에너지·2차 전지 기업이 미국에서 생산할 때 받는 보조금 액수가 명시적으로 기재됐다.

태양광 부품은 태양광 웨이퍼(제곱미터 당 12달러), 모듈(와트당 7센트), 폴리실리콘(킬로그램 당 3달러) 등의 보조금이 부품 별로 책정돼 있다.

풍력발전도 발전기의 '날개' 블레이드(와트당 2센트), '모터' 넛셀(와트당 5센트), '기둥' 타워(와트당 3센트) 등 전체 공급망 내 부품이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또 2차 전지에선 베터리셀과 모듈 등에 대해 각각 킬로와트시(kWh) 당 35달러, 10달러를 지급한다.

미국 내 생산시설을 갖춘 기업에 이 45X를 적용해보면, 연 지원금 규모가 수천억원대다. 일례로 국내 주요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1분기 약 1003억원의 영업이익을 첨단제조세액공제(AMPC)로 추가로 확보했다. 전체 영업이익 6332억원의 15.8%를 AMPC만으로 달성한 셈이다.

섹션 48C는 첨단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세액공제 제도다. IRA 이전 첨단제조세액공제(AMPC)로 23억달러 상당의 30% 세금공제를 부여한 바 있다. 현 48C는 100억달러 규모로 확장됐다.

전기차 지원에 막대한 지원금이 쏟아지고 있다. (출처 : 더밀크)

허드슨 부국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선발 시 유의하는 지표도 밝혔다.

그가 밝힌 통계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전기 자동차 및 배터리 공급망에 1410억달러 이상이 투자됐다. 관련 기업은 광물 소재 가공 및 제조 시설이 200곳 이상으로 늘었다. 일자리는 12만 4000개 이상이 창출됐다.

허드슨 정책 부국장은 “이 지표들이 행정부가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1차 신청에 40억달러가 할당된 상태다. 그는 “1차 신청분을 제외하면 60억달러가량이, 제조 시설 자동화 및 개선에 20억달러가 남아있다”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의거, 미국 자동차 제조시설을 활성화하는 기업엔 50억달러 규모의 지원금을 제공한다. 이중 30억달러는 LPO’s 고급기술차제조공정에, 20억달러는 국내제조공정 대형화에 투입한다.

초당적 인프라법안(BIL)으로는 EV 배터리 부품, 핵심 광물, 재료 기업에 70억달러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기업들 간과하는 것 ‘고용창출’ 효과 증명해야

이때 허드슨 부국장이 강조한 건 근로조건 및 임금 관련 기준이다. 법안들의 주요 목적 중 하나가 국내 고용창출이며 이 조건을 충족하는지 여부에 따라 지원금이 5배가량 차이 난다는 게 그의 설명.

IRA 입안자들은 정책제안 비영리기관 에너지미래이니셔티브(EFI)의 보고서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보고 있다. 기준을 총족한 기업엔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최대 5배 이상 많은 보조금을 지원한다. BIL은 복수의 에너지일자리카운슬 설립 및 지원에 수백만달러를 지출할 예정이다.

EFI는 앞서 향후 10년동안 청정에너지 산업에서 150만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조지타운대학교 교육노동센터에 따르면 해당 산업의 주요 일자리 중 최대 75%가 4년제 학위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IRA와 BIL의 혜택을 받으려면 기업들은 일정 수준의 임금과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이밖에 우체국의 탄소배출제로 차량 구입에 30억달러를, 환경보호청(EPA)의 공기 오염 관련 탄소배출제로 장비 구입에 30억달러, 환경보호청의 미세먼지 청정버스 구입에 10억달러, EV 충전기 네트워크 구축에 75억달러 등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다.

허드슨 부국장은 미국 정부가 원하는 지표를 공개했다. (출처 : 더밀크)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10년 내다보는 사업

EV 배터리는 수조 개의 충전 리튬 원자가 이동하는 양극과 음극으로 구성돼있다. 핵심 재료는 중국, 한국, 일본에서 주로 생산됐지만 지난해 8월 IRA법이 통과된 이후, 미국내 보조금을 둘러싼 산업 경쟁은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미국 기업들은 자국에서 저렴한 EV를 만들기 위해 양극과 음극 재료를 제조하고 차세대 재료를 개발하기 위해 1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미국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한 레드우드머티리얼즈가 대표적 사례다. 포드, 볼보, 폭스바겐, 도요타, 테슬라 등 자동차 제조사뿐 아니라 자동차 분해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총 22만kg 이상의 리튬 이온 배터리 팩을 회수 및 재활용하고, 리튬 이온 및 니켈 금속 배터리를 공급했다.

회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인근에 35억달러 규모의 배터리 재료 제조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네바다주로부터 20억달러의 국채를 받아 생산 규모를 확대했다. 레드우드는 2025년까지 연간 100만대의 전기자동차에 필요한 음극과 기타 주요 재료를, 2030년까지 연간 500만대에 필요한 재료를 만들 계획이다.

허드슨 정책부국장은 정책 목적으로 향후 10년동안 기후 위기를 해결하고 새로운 국내 산업 정책을 창출하며 소비자의 에너지 절약을 제시했다.

그는 “새롭고 업데이트된 인센티브로 미국의 제조업과 일자리 규모가 늘어나고 기업이 에너지 제조업 규모를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인들은 전기, 난방, 냉방 및 교통 비용을 수천달러 절약할 것이고 여기에 더해 지역사회에는 고용효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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