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고령화 비즈니스 나선다... "미래 먹거리는 돌봄 노동"
[우버 고겟 2024] 우버의 진화
모든 '이동' 순간을 찾아라. 고령화로 돌봄노동 급증
병원 이동∙약 배달∙장보기 등서 수요 포착
저렴한 옵션도 확대…학생∙여행자까지 사용자 확보 총력전
어닝쇼크∙운전자 지위 분쟁 등 진퇴양난…아시아로 눈 돌려
차량호출앱 우버(Uber)와 음식배달앱 우버이츠(Uber eats)를 운영하는 우버가 미래 먹거리로 돌봄노동에 주목했다. 고령화로 돌봄노동 종사자가 늘자 돌봄노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동, 식료품 구매 등에서 새로운 수요를 본 것.
이와 함께 학생, 여행자 등 특정 사용자층에 특화한 서비스를 내놓으며 사용자 다각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최근 어닝(실적발표)에서 부진한 실적과 운전자의 노동자 지위를 두고 미국 정부와 실랑이를 벌이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우버, 간병인 특화 서비스 케어기버 출시
1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시에서 열린 우버 고겟(Go get)2024 행사에서 다라 코스로샤히(Dara Khosrowshahi)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우버 (Uber Caregiver)부터 학생용 요금제, 셔틀 등 서비스 업그레이드 내역을 대거 소개했다.
올 여름 출시 예정인 우버 케어기버는 간병이 필요한 환자와 그의 가족, 간병인 등 돌봄노동 종사자를 위해 설계된 솔루션이다. 전세계적 고령화 기조에 발맞춰 노령인구와 돌봄노동을 타깃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환자가 우버 프로필에 간병인, 가족 등을 케어기버로 등록하면, 이 케어기버는 환자를 위해 승차호출과 음식 배달을 요청하고, 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간병에는 약물 관리부터 병원 방문, 식료품 쇼핑, 외식 등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점을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
이때 환자의 의료보험과 연계해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 스와티 바트(Swathi Bhat) 우버헬스 제품총괄은 더밀크와의 현장 인터뷰에서 “현재 보험사와 구체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서 “약국이나 병원에는 갈 수 있지만, 카지노는 갈 수 없는 것처럼 모니터링 정책을 수집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환자가 보험 혜택을 전면적으로 받고, 환자와 간병인의 돌봄노동 편의성을 높인다는 목표다.
헬스케어에 집중하게 된 계기로 바트 총괄은 국가 보조금 수혜자를 꼽았다. 미국 연방정부는 소득과 연령에 따라 메디케어, 메디케어 어드밴스드, 메디케이드 등 보험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의 국민건강보험 혹은 국민연금과 유사하다. 이와 함께 연방 혹은 주정부 차원에서 산모건강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정부지원을 고려하면 케어기버의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바트 총괄은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주요 타깃”이라면서 “현재는 미국 중심으로 다른 국가로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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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는 또 다른 기회…돌봄노동 시장 성장세
현재 헬스케어, 특히 고령인구를 타겟으로 한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 전국간병연합(NAC)과 미국은퇴자협회(AARP) 조사에 따르면 2020년 미국인 5명 중 1명이 노령인구 혹은 어린이 돌봄노동에 참여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돌보는 미국인은 2015년 22%에서 26%로 증가했다. 가족 간병은 베이비부머, X세대, 밀레니얼세대, Z세대 등 전 세대가 모두 분담하고 있다.
간병 비용으로는 평균 연 7000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간병으로 인해 돌봄자의 건강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15년 17%에서 2020년 23%로 증가했다.
한국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은행이 3월 발표한 ‘돌봄서비스 인력난∙비용부담 완화 방안’ 보고서에서는 돌봄 서비스 인력 부족 규모는 2022년 19만명에서 2023년 38~71만명으로 확대됐다. 개선책이 없을 경우 2042년 61만명에서 155만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학생할인∙합승 등 저렴한 옵션도 속속
우버는 학생, 여행자 등을 위한 경제적인 옵션도 확대했다. 일종의 ‘합승’인 ‘우버 셔틀’ 서비스와 학생용 멤버십 요금제를 출시하고, 우버 엑스 쉐어에는 예약 기능을 도입했다.
우버셔틀은 셔틀 출발 예정일 7일 전부터 5분전까지 최대 5인석을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로 올 여름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여행 업계 이벤트 케이션 트렌드와도 연결돼 있다. 주로 2명이상이 함께 가는 경우가 많은 콘서트장, 스포츠경기장, 전시장, 공항 등으로 이동하는 여행객이 대상이다.
우버 엑스 쉐어는 출발 10분 전부터 30일전까지 예약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다. 다라 코스로샤히(Dara Khosrowshahi)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어닝콜(실적발표)에서 해당 서비스의 주요 잠재 사용자로 통근자를 꼽은 바 있다. 그는 "사무실 출근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주중 통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15일부터 미국 뉴욕시,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애틀랜타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학생을 위한 저렴한 멤버십 요금제도 출시한다. 우버원 학생요금제는 연 48달러 혹은 월 5달러에 회원전용가격, 무료배달, 최대 10% 할인, 도미노피자, 스타벅스, 타코벨 일일 할인 등 우버원 혜택을 이용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5월부터,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에서는 7월, 프랑스와 일본에서는 9월부터 도입한다.
이날 우버이츠는 코스트코와의 협업 소식도 발표했다. 우버이츠에서 일부 코스트코 음식 배달 서비스를 지원하고, 코스트코 회원은 우버원 멤버십 20% 할인을 제공한다. 이 밖에 우버이츠 사용자 프로필에 추천장소를 넣을 수 있는 ‘리스트’를 추가,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했다.
우버 쉽지 않다. 어닝쇼크에 긱 노동자 논란까지…아시아로 눈 돌린다
우버는 예상보다 낮은 실적, 정치권 내 운전자에 대한 근로자 지위 정의 공방 등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 1분기 시장의 예상을 하회하는 실적을 보이면서 주가가 8%가량 급락하기도 했다. 지난 1분기 총손실은 6억5400만달러(주당 0.32달러)로 지난해 1분기 1억5700만달러(0.08달러) 손실의 4배 수준으로 증가, 월가 예상치(0.23달러 손실)를 훌쩍 넘었다.
당시 코스로샤히 CEO는 "회사의 손실은 영업과는 관련이 없다"고 진화에 나선 바 있다. 순손실에는 지분 투자 재평가와 관련된 미실현 손실 7억2100만달러가 포함된 탓이라는 게 우버의 설명이었다. 실제 화물운송 매출은 8% 줄었지만, 주요 사업부인 모빌리티(운송) 매출은 전년보다 30%, 딜리버리(음식배달)는 4% 증가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우버와 리프트 기사의 지위 논란이 재점화된 점도 우버에 부담을 주고 있다. 1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 소속인 안드레아 조이 캠벨 메사추세츠주 법무장관이 우버와 리프트를 상대로 제기한 재판이 진행됐다. 앞서 5월 초 캠벨 장관은 최저임금, 초과근무 수당, 병가 등 혜택을 받아야 한다며 주 고등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우버는 미국에서는 사용자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시, 아시아 등 해외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우버는 대만의 음식배달앱 푸드 판다를 딜리버리 히어로부터 현금 9억달러(약 1조2326억원)에 인수하고, 신규 발행 주식 3억주를 13일 종가 대비 30% 프리미엄이 붙은 주당 33유로에 매입할 예정이다.
안토니 르록스 우버셔틀 상무는 더밀크와 인터뷰에서 “한국은 진출을 추진하고 있긴 하지만 확실히 어려운 시장”이라고 말했다.
우버는 2015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으나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사업을 접은 바 있다. 이어 SK그룹 계열사 SK스퀘어의 모빌리티 부문 자회사인 티맵모빌리티와 지난 2021년 모빌리티 서비스 '우티(현 우버 택시)'를 시작하며 약 1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야심차게 재진출했으나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티는 올 2월 ‘우버 택시’로 리브랜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