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삼성·LG… CES2024서 ‘AI 혈투’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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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3.12.12 11:44 PDT
인텔·삼성·LG… CES2024서 ‘AI 혈투’ 벌인다
(출처 : DALL·E 3, 박원익)

[CES2024] 주목할 산업 분야 톱4
글로벌 기업 ‘AI 격전장’된 CES2024… 인텔·나스닥 참전
삼성전자 ‘모두를 위한 AI’ 천명… LG이노텍도 역량 과시
뷰티테크·디지털 헬스 부상… 애보트·휴메트릭스·위딩스 주목
모빌리티 혁신 계속된다… 지멘스·HD현대 활약 예고

CES2024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산업 분야는 단연 AI다. 

2023년은 AI 챗봇 ‘챗GPT(ChatGPT)’를 비롯한 생성형 AI 제품의 출현과 확산으로 어느 때보다 AI 기술이 주목받은 한해였다. 오픈AI가 개발한 챗GPT는 2022년 11월 30일 공개된 후 두 달 만인 2023년 1월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1억 명을 돌파했다. 이후 2023년 3월 14일 고성능 대규모 언어 모델(LLM) ‘GPT-4’가 출시되며 AI 기술 및 제품 경쟁이 가속화됐다. 

중요한 건 이런 경향성이 2024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란 사실이다. 오픈AI가 지난 11월 자체 개발자 컨퍼런스 ‘데브데이(OpenAI DevDay)’에서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챗GPT의 활성 사용자 수는 여전히 1억 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포춘 500대 기업 92%가 오픈AI 생성형 AI 제품을 이용 중이다. 뉴욕 기반 투자회사 코투(Coatue)는 11월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우리는 여전히 AI 시대 초입에 있다(We’re at Day 1 of AI)”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AI 강자 구글은 12월 6일 GPT-4를 뛰어넘는 차세대 AI 모델 ‘제미나이 울트라(Gemini Ultra)’의 벤치마크(benchmark, 성능 지표) 점수를 공개, 다시 한번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 상태다. 제미나이 울트라는 수학, 물리학, 역사, 법률, 의학, 윤리 등 57개 과목을 조합해 지식, 문제 해결 능력을 테스트하는 ‘MMLU(대규모 다중 작업 언어 이해)’에서 90.0%의 점수를 획득해 최초로 인간 전문가를 능가한 AI 모델로 기록됐다. 

2024년의 문을 여는 CES2024에도 이미 이런 트렌드가 반영됐다. CES 주최 기관 CTA는 최초로 혁신상 부문에 AI를 추가했고, 게리 샤피로 CTA 회장 역시 이번 CES2024의 최고 화두로 AI를 꼽았다. AI는 혁신상 부문에 새롭게 추가됐음에도 전체 출품작의 7%를 차지했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출처 : Intel)

글로벌 기업 ‘AI 격전장’된 CES2024… 인텔·나스닥 참전

인텔의 팻 겔싱어 CEO가 CES2024 기조연설에 나서는 점도 의미가 깊다. AI 산업의 인프라로서 AI 반도체의 중요성이 계속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텔은 최근 메타, IBM 등 50여 개 기업과 ‘AI 동맹(AI Alliance)’ 결성을 발표한 관련 산업 대표 기업 중 하나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법을 통해 인텔에 최대 40억달러(약 5조30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겔싱어 CEO는 1월 9일 진행하는 기조연설에서 반도체와 소프트웨어가 AI 기술 접근성을 높이고 강력한 컴퓨팅 파워(연산 능력) 제공, 현대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인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은 기조연설 전날인 8일 ‘인텔 오픈 하우스’를 개최, 최신 AI 칩 쇼케이스 및 시연을 진행하고, 1월 10일 반나절 동안 진행되는 컨퍼런스 트랙 ‘새로운 AI 시대의 개막’도 선보인다. 

글로벌 증권 거래소이자 기술 기업인 나스닥 역시 AI를 앞세울 전망이다. 세계 최초의 전자 거래소를 설립한 나스닥은 AI, 머신러닝(기계학습), 시각화 도구 등을 활용해 사이버 범죄 및 부정행위 등 이상 징후를 탐지하고 있다. 아데나 프리드먼(Adena Friedman) 나스닥 회장 겸 CEO는 10일 오후 베네치안 팔라조 불룸에서 키노트 연설을 펼친다.

(출처 : 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두를 위한 AI’ 천명… LG이노텍도 역량 과시 

한국 기업들도 축적된 AI 역량을 과시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CES2024 개막 하루 전인 1월 8일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를 천명한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DX 부문장)이 대표 연사로 나서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이라는 주제로 삼성전자의 AI 전략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11월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 ‘삼성 가우스(Samsung Gauss)’를 공개한 바 있다. 삼성 가우스는 텍스트 생성 모델(Samsung Gauss Language), 코드 생성 모델(Samsung Gauss Code), 이미지 생성 모델(Samsung Gauss Image) 3가지로 구성됐다. 

특히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에 가우스를 탑재,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하는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에 이어 랩톱, 이어폰(갤럭시 버즈), 가전(TV) 등 다양한 하드웨어 제품에 단계적으로 AI를 탑재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이다. 구글 역시 최신 생성형 AI 모델 경량화 버전인 ‘제미나이 나노(Gemini Nano)’를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픽셀8 프로’에 탑재했다. 

LG이노텍은 LVCC 웨스트홀(West Hall) 초입에 100평 규모 전시부스를 마련했다. 2023년보다 2배 커진 규모다. LG이노텍은 AI, 모빌리티 관련 혁신 제품 및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프라이빗 존(Private Zone)을 추가 조성해 사전 초청된 고객을 대상으로 LG이노텍의 신제품 및 신기술을 소개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AI존을 새롭게 마련, AI 대용량 데이터 분석 처리에 필요한 고부가 반도체용 기판 제품과 공정, 생산 과정을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X)한 제조혁신 사례를 소개한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모빌리티 핵심 부품을 탑재한 차량 목업(Mockup, 모형) 전시도 예정돼 있다.

자체 LLM 기반으로 상용화 서비스에 나선 솔트룩스(Saltlux), 생성형 AI 포털을 지향하는 뤼튼 등 CES2023 혁신상 수상 기업들의 활약도 살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출처 : CTA)

뷰티테크·디지털 헬스 부상… 애보트·휴메트릭스·위딩스 주목

뷰티테크와 디지털 헬스(Digital Health) 산업도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용 산업과 기술의 융합을 선도해 온 로레알(L'Oréal)의 니콜라 이에로니무스(Nicolas Hieronimus) CEO가 화장품 회사 대표 최초로 CES 기조연설을 맡았다는 사실은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로레알은 디지털, 가상현실 세계를 융합한 뷰티테크의 정수를 선사할 계획이다. 

디지털 헬스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장 빠르게 성장한 산업 분야 중 하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디지털 건강에는 모바일 건강, 건강 IT, 웨어러블(wearable, 몸에 걸치는) 기기, 원격 건강 및 원격 의료, 맞춤형 의료 등이 포함된다. 의사의 임상 결정을 지원하는 모바일 의료 앱, 소프트웨어부터 AI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술이 의료 분야의 혁명을 이끌어 왔다.

CTA는 자체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건강 솔루션 사용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 4명 중 3명은 이런 솔루션이 전반적인 건강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응답자 5명 중 2명 이상(42%)이 AI 기술 도구를 통해 의료 진단을 내리는 데 동의했다”며 기술 및 디지털 헬스 분야의 발전이 빨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스홀에 부스를 마련한 글로벌 헬스케어 업체 애보트(Abbott), 의료정보 분석업체 휴메트릭스(Humetrix), 스마트 헬스케어 업체 위딩스(Withings)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CTA 측 설명이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출처 : HD현대)

모빌리티 혁신 계속된다… 지멘스·HD현대 활약 예고

운송·모빌리티 산업은 CES2024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300여 자동차·모빌리티 업체가 웨스트홀(LVCC West Hall)을 역대 최대 규모로 채운 CES2023에 이어 CES2024에서도 관련 기업들이 대거 전시에 참여한다. 

롤랜드 부시(Roland Busch) 지멘스 AG 사장 겸 CEO가 기조연설을 맡아 운송, 교통, 인프라, 자동차 공장 등에 적용된 지멘스의 기술을 강조할 예정이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현실과 똑같은 가상 환경을 만들고,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과 잠재적 위험 등을 미리 시뮬레이션하는 기술) 소프트웨어 등을 앞세워 모빌리티 분야를 혁신하고 있다는 게 지멘스의 주장이다.  

HD현대는 인류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육상 혁신 비전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CES2024에서 선보인다.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은 안전과 안보, 공급망 구축, 기후 변화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 해결을 위한 비전이다. 바다에 이어 육상 인프라로 미래 비전을 확장, 지속가능한 미래 구현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게 HD현대의 목표다. 

300평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한 HD현대는 퓨처 사이트(Future Xite), 트윈 사이트(Twin Xite), 제로 사이트(Zero Xite) 3가지 테마로 전시관을 구성했다. 

퓨처 사이트에서는 HD현대의 첨단 무인·자동화 기술력을 활용한 차세대 건설 현장의 미래상을, 트윈 사이트에서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기반으로 한 현장 관제 솔루션 및 원격 제어 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제로 사이트에서는 그룹의 다양한 경험과 기술 역량이 담긴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을 공개한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10일 기조연설을 맡았다. 

CES2023에 불참했던 현대·기아차 역시 CES2024에는 참여, 차세대 모빌리티 청사진을 제시한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와 관련한 새 비전과 차세대 목적기반차량(PBV)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현대차그룹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전문 계열사인 슈퍼널이 ‘슈퍼널 UAM’ 실물도 전시한다. 

CTA는 미디어 전용 행사인 미디어 데이의 시작을 알리는 ‘CES 언베일드 라스베이거스(CES Unveiled Las Vegas)’를 7~8일 개최할 예정이다. 미디어 데이는 등록된 CES 미디어, 업계 애널리스트 및 콘텐츠 크리에이터에게만 공개되는 행사다. 

CES 2024에서 주목해야 할 최신 기술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연례 프레젠테이션 ‘주목해야 할 기술 트렌드(Tech Trends to Watch)’는 1월 7일 오후 4시부터 4시 45분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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