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구인구직 대란의 역설·· 면접보다 AI 통과가 더 힘들어
“포춘 500대 기업 99%, 채용 소프트웨어 사용”
까다로운 알고리즘 적용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유망한 입사 지원자들 걸러... 구직시장 '악순환'
코로나+AI 시대도 '네트워킹' 더 중요해져
#미국에서 가장 많은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월마트는 오는 25일부터 매장 직원들의 시급을 기존보다 1달러 인상한 16.40달러에 적용키로 했다. 월마트는 앞서 직원 대학 등록금 전액과 책값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인력 확보를 위한 ‘당근’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널드는 채용 연령을 최근 14세로 낮췄다. 지난 1일(현지시각) USA투데이에 따르면 미국 오리건주의 한 맥도널드 매장은 14~15세 청소년을 구인한다는 광고판이 내걸었다. 계속된 고용난에 16세 이상에 대해서만 고용한다는 정책을 바꾼 것이다.
미국의 구인구직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기업들의 ‘구인 경쟁’이 이런 상황을 잘 반영한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요식업체와 소매업계가 대규모 인력을 감원했는데, 올해 상반기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다시 고용이 시작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미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도 구인, 구직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데 구인난의 원인이 구인구직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소프트웨어 때문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이 지난 4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의 99%가 인력관리 소프트웨어인 오라클 코퍼레이션의 탈레오(Taleo) 시스템을 이용한다. 설문에 응한 고용주 750명 중 75%가 이 시스템을 이용해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이번 보고서는 하버드경영대학원 미국 일자리 관리 프로젝트팀과 컨설팅 업체 액센추어 PLC가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에서 사용하는 인력 채용 소프트웨어가 극심한 구인난 속에서 수백만 명의 유능한 인재들을 걸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