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펀드·빅머니, ESG 스타트업으로 향한다

김영아, 2021.09.29 15:47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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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머니가 ESG 투자에 초기 단계부터, 직접 투자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출처 : Shutterstock)

[뷰스레터 플러스] ESG 스타트업, 빅머니의 선택은

“지금 가장 뜨는 회사는 어디인가요? 어디에 많이 투자가 되나요?”

저희 더밀크는 실리콘밸리에 있다보니 이같은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미래 방향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미국 대기업 소속 투자전문사(CVC)나 국부펀드, 그리고 대규모 사모펀드 같은 ‘빅머니(Big Money)’의 움직임일 것입니다. 이들이 어떤 분야에, 어떤 기업에 투자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참고자료가 됩니다.

미국의 국부펀드나 초대형 사모펀드, 그리고 대학 등은 예전엔 초기 스타트업보다는 상장(IPO) 직전 회사에 투자, 수익률을 최대한 끌어 올리는 재무적 투자를 해왔습니다. 스타트업 투자는 밴처캐피털(VC)을 통해 간접적으로 참여했으며, 그렇기 때문에 해당 산업과 특정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없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VC들은 LP(Limited Partnership: 투자사에 자금을 제공하고 투자를 맡김) 역할을 하는 빅머니를 ‘덤 머니(Dumb Money)’, 또는 돈을 투자해놓고 지켜 본다는 의미로 ‘투어 머니(Tour Money)’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빅머니의 움직임이 바뀌었습니다. 시리즈A~C의 상대적으로 초기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것입니다. LP 역할을 하면서 스타트업 생태계를 학습한데다 될성 부른 초기 기업에 투자, 더 큰 대박을 노리면서 해당 산업을 키우는 전략적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미국 실리콘밸리를 뒤흔들면서 재무적 이익과 신산업 발굴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것을 보면서 자극을 받았습니다. 빅 & 스마트 머니로 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스타트업 포커스를 통해 소개할 기업들은 이처럼 ‘빅머니’ 들이 스마트 머니가 돼 다소 생소한 분야이지만 미래 시장을 개척할 잠재력이 있는 보물과 같은 기업에 투자한 사례입니다. 특히 대체 배터리나 화학 제품, ESG 측정 등 모두가 찾고 있던 회사들입니다. 해당 분야에서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대기업과 대학, 국부펀드가 미래를 보고 투자한 스타트업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미래 산업의 방향과 투자의 흐름을 배달해드리는 뉴스레터, 더밀크의 스타트업 포커스를 계속 주목해주세요.

아람코와 스탠퍼드의 선택, 에너베뉴

탄소배출을 줄이면서도 첨단 기술을 누리기 위해 필요한 것, 바로 친환경에너지인데요. 태양열, 풍력, 수력 등으로 얻어지는 친환경 에너지를 저장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기술이 필수입니다.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지만 여전히 배터리는 폭발, 기후변화에 취약하다는 점 등 개선할 점이 많습니다.

캘리포니아의 스타트업 에너베뉴(EnerVenue)가 내놓은 답은 바로 ‘니켈 수소 배터리'인데요. 이 배터리는 항공우주산업에 쓰였을 정도로 극저온과 고온에 강하며, 여러 번 사용해도 퍼포먼스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이 매우 비쌉니다. 에너베뉴는 니켈 수소 배터리의 제조 비용을 대폭 줄여 대량생산, 재생에너지를 위한 배터리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에너베뉴는 지난 2020년에 창업했음에도 시리즈A에 1억달러(약 1181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사우디의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Aramco) 및 스탠퍼드대, 미국의 유전 및 석유관리 회사인 슐럼버거(Schlumberger) 등 빅머니들이 투자했습니다.

에너베뉴는 어떤 경쟁력이 있기에 빅머니의 러브콜을 받았을까요? 니켈 수소 배터리를 보급해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를 키우는 에너베뉴에 대해서는 여기에서 더 알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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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베뉴의 니켈 수소 배터리 (출처 : 에너베뉴)

블랙락과 테마섹의 선택, 솔루겐

우리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환경 오염의 대표적인 원인, 바로 특수 화학 소재들인데요. 우리가 집에서 입는 레깅스는 석유 원료 섬유로 만들어집니다. 마트에 갈 때마다 한번 이상은 쓰는 비닐봉지는 썩지 않아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됩니다. 안 쓰고 살기엔 너무도 유용한 것들, 어떻게 대체할 수 있을까요?

텍사스의 스타트업 솔루겐(Solugen)은 식물에서 그 답을 찾았습니다.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물질로 건축자재, 화장품 원료, 플라스틱 등을 생산합니다. 생산 장비 일부는 사탕수수 공장에서 쓰던 것들을 재활용한 것이며, 모두 풍력 에너지로 작동합니다. 이 회사는 시리즈C 펀딩에서 싱가포르의 테마섹과 영국의 벤처형 사모펀드 베일리 기포드, 그리고 세계 최대 자산운영사 블랙록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식물로 지구오염을 줄이는 신소재 스타트업 솔루겐이 궁금하신가요? 여기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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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겐의 생산 시설 미니어처 모델 (출처 : 솔루겐)

부동산도 ESG다, 메저러블

최근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경영이 화제가 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 중인데요. 이를 직접 실천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측정하고 수집할 데이터도 많고, 그 데이터들이 실시간으로 변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로 만드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샌디에고의 메저러블(Measurabl)은 부동산 경영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스타트업입니다. 운영하는 부동산의 에너지 사용 데이터 관리, 친환경 인증 및 갱신, 기후적 위험 요인 분석 등 친환경 부동산을 위한 통합적인 관리 기능을 제공합니다.이 회사는 부동산 전문 투자사로 유명한 스타우드 캐피탈, 부동산 서비스 회사 콜리어스(Colliers) 및 쿠쉬먼 앤 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 등 부동산의 빅네임들이 경쟁적으로 투자했습니다. 그만큼 큰 기대를 받고 있다는 증거겠죠.

데이터와 시각화로 친환경 건물을 만드는 스타트업 메저러블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가요? 여기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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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저러블 소프트웨어 이미지 사진 (출처 : 메저러블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