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판 뒤엎는다’... 애플 WWDC서 주목할 5가지
MR 헤드셋 ‘리얼리티 프로’ + 새로운 운영체제 xrOS
저널링 앱 출시 전망… iOS17, 다양한 기능 업데이트
차세대 칩 및 AI 관련 업데이트도 주목
애플이 매년 개최하는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 2023)’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5일 오전 10시(PST, 미국 태평양 표준시)에 예정된 이번 WWDC에서는 애플 최초의 MR(혼합현실) 헤드셋에 관한 정보가 발표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MR 헤드셋 외에도 아이폰 운영체제(iOS) 업데이트를 비롯해 오는 가을에 열리는 하드웨어 이벤트 때 발표할 제품에 대한 힌트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테크 업계 관계자, 3400만 애플 생태계 개발자들이 주목하는 이번 WWDC 2023에서는 어떤 흥미로운 기술, 소식이 전해질까? 예상되는 주요 내용 다섯 가지를 정리했다.
MR 헤드셋 ‘리얼리티 프로’
와이어드, 더버지 등 다수의 미국 IT 전문 매체들은 애플이 이번 WWDC에서 MR 헤드셋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실제 하드웨어를 출시하는 시기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메타가 WWDC 직전 499달러 가격에 차세대 MR 헤드셋 ‘메타 퀘스트3’를 발표한 것으로 보아 그 시기가 가까워졌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현재까지 공개된 소문에 따르면 애플의 MR 헤드셋의 이름은 ‘리얼리티 프로’ 또는 ‘리얼리티 원’이며 가격은 3000달러에 달한다. 높은 가격대를 고려하면 이번 1세대 버전은 일반 소비자 대상 제품이 아니라 전문가, 개발자가 타깃 제품으로 해석된다.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인 밍치궈(Ming-Chi Kuo)는 “2세대 버전은 고급형과 중저가로 나뉘어 출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세대 제품을 활용해 관련 생태계를 조성하고, 추후 기능 업그레이드 및 가격대를 낮춘 두 가지 라인으로 제품을 나누는 전략이다.
밍치궈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MR 헤드셋이 4K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 손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12개의 광학 카메라, 애플 M2 기반 프로세서 2개, 외부 전원 공급 장치로 구성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또 ‘팬케이크 렌즈(optic)’를 탑재했고,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모드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팬케이크 렌즈는 헤드셋의 크기를 줄이는 핵심 광학 기술 중 하나다.
일각에서는 애플 MR 헤드셋에 탑재된 디스플레이 최대 밝기가 5000니트에 달할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메타 퀘스트2의 밝기가 100니트, 매직리프2의 밝기가 최대 2000니트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사양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헤드셋 운영체제 xrOS
새로운 하드웨어에 사용될 운영체제(OS) ‘xrOS’는 MR 헤드셋 못지않게 중요한 발표로 여겨진다. iOS에 맞춰 스마트폰 앱 개발자들이 앱을 개발해 현재의 스마트폰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그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다.
xrOS가 얼마나 개발자 친화적이며 우수한지가 애플의 MR 생태계의 성패를 좌우할 주요 요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이미 이 OS의 이름을 해외 일부 지역에서 상표로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xrOS의 홈 화면은 아이패드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사용자는 거실, 침실 같은 특정 물리적 공간에 앱을 배치할 수 있고, 사용자가 해당 공간에 들어가면 이전 작업 공간이 다시 나타난다는 추측 보도도 있었다.
메시지, 음악, 사진, 책, 페이스타임, 지도, 날씨 등과 같은 애플의 기존 앱도 대부분 사용할 수 있으며 아이폰과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애플 계정 데이터를 MR 헤드셋에 동기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을 MR 생태계로 그대로 가져오려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컨설팅 기업 지피아(Zippia)에 따르면 올해 기준 미국에는 이미 약 6850만 명의 VR 사용자, 1억1010만 명의 AR 사용자가 존재한다. 다만 하드웨어 시장 상황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2022년 미국 내 VR 헤드셋 판매량은 전년 대비 2%, 전 세계 VR 헤드셋 및 AR 장비 출하량은 12% 줄었다.
저널링 앱 출시 전망… iOS17 업데이트
전 세계 13억6000만 명의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iOS업데이트도 중요한 발표 중 하나다. 애플은 새로운 iOS 17에서 새로운 스마트 홈 디스플레이 모드를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을 잠그거나 가로로 눕힐 때 작동, 알림, 날씨, 상태, 일정 등을 쉽게 볼 수 있도록 만든 기능이다.
일기장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저널링 앱이 추가돼 사용자들이 삶의 질 개선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사용자가 일상생활과 생각 등을 기록함으로써 이를 토대로 집에 머무르는 평균 시간 등 일상 패턴을 분석할 수 있으며 친구와 회사 동료처럼 자주 만나는 사람들과의 친밀도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추정이다.
저널링 앱은 사용자 개인의 일상생활 트래커(tracker) 역할을 하며 이상 활동이 발생했을 때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체크하는 계기로 활용될 수 있다. 애플 측에서는 일기를 쓰는 행위 자체가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향상하는 기능도 있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하드웨어 이벤트 때 소개했던 ‘다이내믹 아일랜드(아이폰14 프로 및 아이폰14 프로 맥스에 적용. 알약 모양의 보조 디스플레이)’에 AI 음성 비서 시리(Siri)를 통합하는 등 다양한 기능 업데이트도 발표될 예정이다.
차세대 칩 및 AI 관련 업데이트
지난 WWDC 2022에서 애플이 가장 강조한 것 중 하나는 애플의 자체 개발 반도체인 ‘M2 칩’의 성능이었다. 팀 쿡 CEO는 “애플 반도체(Apple Silicon)는 업계를 선도하는 압도적 성능의 제품을 가능케 한다. 애플이 다른 어떤 업체도 제공할 수 없는 경험을 줄 수 있는 이유”라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WWDC의 초점은 ‘리얼리티 프로’이며 차세대 칩인 ‘M3’는 가을에 있을 하드웨어 이벤트에서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긴 하지만, 이번 WWDC에서 칩 관련 정보를 일부 공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애플이 이미 새로운 M3 칩을 탑재한 13인치 맥북 프로, 13인치 맥북 에어, 24인치 전문가용 아이맥(iMac) 등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상황이다.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생성 AI 기술과 관련한 언급이 있을지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최근 애플은 채용 공고를 통해 해당 분야 전문 인력을 채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새로운 15인치 맥북 에어
맥북 등 다른 주요 하드웨어 관련 발표도 기대된다. 애플은 오랫동안 ‘맥북 에어(Macbook Air)’ 모델에 애플 표준 13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왔는데, 이번 WWDC 2023에서 맥북 에어에 더 큰 화면의 ‘15인치 옵션’을 추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5인치 맥북 에어에는 작년에 출시된 맥북 에어 모델에 사용된 자체 개발 ‘M2 칩’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새로운 맥북 에어가 14인치 맥북 프로와 동일한 해상도(3024x1964)가 적용될 전망이다. 다만 화면이 1인치 정도 더 넓어졌기 때문에 실제 사용자가 체감하는 선명도는 다소 떨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