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그리고 제롬 파월...연준 피봇?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에 주목하는 시장
연준의 긴축 전환 시그널 여부가 시장의 방향성을 좌우
9월 75bp 금리인상에 베팅하는 시장
오전시황
금요일(26일, 현지시각) 미 증시는 잭슨홀 미팅의 하이라이트가 될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을 기다리며 하락 출발했다. 벤치마크인 S&P500 선물은 0.4%가 하락하며 초조한 투자심리를 반영했다.
고용시장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신호를 발산하는 가운데 연준 위원들의 계속되는 매파적 발언도 악재로 작용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4%가 넘는 기준금리를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 발언하며 성장보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것임을 확실히 했다.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50bp를 인상할지 혹은 75bp를 인상할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채권시장은 약세로 전환했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10년물 국채금리는 3.07%로 올랐고 2년물 국채금리 역시 3.37%로 상승했다. 반면 달러는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는 가운데 이번주 내내 약보합세를 보이며 최근의 급등세에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글로벌 증시 시황
유럽 증시는 경기침체 우려로 미디어와 여행 부문의 기업들이 큰 하락세를 보이면서 상승세를 되돌렸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는 두번째 주간 하락을 기록했다. 에너지 위기가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고 이로 인해 중앙은행의 긴축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기침체 우려는 더 강화됐다는 평이다. 한편 중국 증시는 최근 국무원이 내놓은 19개의 경기 안정 패키지에 힘입어 철광석과 구리 등 산업용 금속이 강세를 보이며 상승했다.
파월의장 연설 전 시장반응
파월 의장은 미 동부시각 오전 10시에 워싱턴 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연설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의에 참석한 대부분의 연준 위원들이 한 목소리로 매파적인 발언을 이어가는 가운데 파월 의장 역시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기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월 이후 시장이 연준의 긴축기조 완화에 기대 강력한 랠리를 펼쳐왔다는 점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은 시장의 방향성을 보여줄 중요한 이벤트로 인식된다. 경제는 강력한 고용과 부진한 성장이라는 복합적인 시그널을 보여주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일부 완화되고 있지만 유가의 재상승이라는 숙제를 다시 받아들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양방향적인 시그널을 보이는 경제에 성장과 물가안정이라는 두 가지 난제를 모두 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월가의 반응도 엇갈린다. 가브리엘라 산토스(Gabriela Santos) JP모건 자산관리의 글로벌 시장전략가는 "파월이 충격적인 발언을 하지 않는 이상 시장은 안도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하면서도 "가을을 앞두고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수익률 곡선에 많은 변화가 생긴다면 이는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 경고했다.
반면 크레이그 얼람(Craig Erlam) 오안다 수석 시장분석가는 "연준의 긴축 완화 전환 시그널은 시장의 회복을 기다려 온 강세론자들에게 잘 맞았다. 하지만 최근 이런 내러티브는 파월이 더 강경한 기조와 (물가에 대응하겠다는) 확신을 보여줄 것으로 보이며 상쇄됐다."며 "파월이 만일 이들의 기대에 부합하며 조금이라도 도비쉬한 모습을 보일 경우 국채 수익률은 급락하고 시장은 고점으로 마감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