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아닌 '업'을 없앤다... AI발 일자리 파괴 현실화
[테크브리핑] 일자리 대격변
구글 희망퇴직자 받는다... 플랫폼 및 디바이스 부서 직원 대상
세일즈포스, 1000여 명 해고 단행... "AI 집중, 영업 인력은 확충"
실리콘밸리의 AI 역설... 혁신 센터이지만 해고 1순위
실제 세일즈포스(Salesforce)가 새로운 회계연도를 맞아 일부 직원 감원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세일즈포스는 '감원'이 아니라 직무를 없애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3일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세일즈포스가 연초부터 1000여 명의 직원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회사의 직원수는 지난해 1월 기준으로 7만 3000여 명에 달했는데요. 이번 감원이 어느 부서를 중심으로 진행되는지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습니다.
앞서 지난달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는 "올해는 더이상 엔지니어를 채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인공지능(AI) 부문의 성장과 관련이 있습니다. 베니오프 CEO 역시 그 이유를 AI로 꼽았는데요. "AI를 활용해 생산성이 상당히 업그레이드 됐다"고 밝혔습니다.
👉미 기술기업 1월에만 6000명 이상 감원
세일즈포스는 자사의 플래그십 AI 상품인 에이전트포스(Agent force)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인력 감원을 단행하고 있지만, 동시에 AI 상품 영업 인력은 추가로 채용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에 대해 에버코어 ISI(Evercore ISI)의 커크 마터네 애널리스트는 “이번 감원 조치는 생산성 향상에 대한 회사의 집중도를 보여준다"며 "추가 AI 영업 인력 채용에 따른 비용 증가를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테크 업계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트렌드인데요. 지난 2023년 초 대규모 감원 이후 빅테크 기업들은 정기적인 인력 감축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2022년~2024년까지 542개 기술기업에서 15만명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아마존(Amazon),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메타(Meta) 등 빅테크 기업들이 계속해서 인력을 줄이고 있습니다. 아마존이 커뮤니케이션 부서 직원들 수십 명을 감원했고, 스트라이프가 300명의 인력을 줄였습니다. 스트라이프는 전체 고용 인력의 17%를 감원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메타 역시 인력의 5% 감원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1월 미 기술 분야 해고 인원은 6003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러한 감원 러시가 이전과 다른 점은, 단순히 ‘사람을 덜 쓰는’ 수준을 넘어 회사의 핵심 사업 구조를 AI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데 있습니다.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반복적인 작업은 물론, 일정 수준의 분석·판단 업무까지 자동화가 가능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인력이 수행하던 업무(業) 자체가 사라지거나 형태가 바뀌면서, 전통적인 직무가 무더기로 없어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콜센터, QA, 데이터 정리 등 반복 업무가 AI로 대체되면서 해당 부문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사람만 할 수 있다’고 여겼던 업무도 AI가 기초 분석을 신속히 수행해주면서, 예전만큼의 인력이 필요하지 않게 된 상황입니다.
반면 AI 솔루션 개발 및 세일즈, 데이터 알고리즘 설계, AI 활용 영업 등 신기술 관련 직무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새로운 기술 역량을 갖춘 일부 인재에게만 해당돼, 전체 노동시장에는 여전히 ‘불안’이 확산되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