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보다 주가 더 많이 오른 회사가 '아베크롬비'라고?
[인뎁스 테크브리핑] 아베크롬비 부활의 비결
지난 1년간 엔비디아보다 주가 더 상승
'섹시' 이미지 버리고 '프로 밀레니얼'에 타깃
프란 호로위츠 CEO 리더십 빛나 ... 경험경제를 믿어라
20년 만에 돌아온 아베크롬비가 1분기 실적에서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는 다양한 제품군과 브랜드 확장, 그리고 고객 경험을 중시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특히,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한 홀리스터 브랜드의 성장과 매장에서의 직접 구매 선호도가 높은 점이 돋보였다. 또한,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과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한 점도 성공 요인으로 분석됐다 [TheMiilk AI요약 by Goover]
1. 젊은 백인을 위한 브랜드에서 포용적 브랜드로 변신
‘20년 간의 잠에서 깨어났다’ '죽음에서 부활했다'
한 때 '섹시' 컨셉으로 의류 시장을 평정한 아베크롬비앤피치(Abercrombie & Fitch)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회사 역사상 최고의 1분기 실적을 기록한 것입니다.
아베크롬비가 지난달 31일 실적발표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22% 증가한 1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수치였습니다. 자매 브랜드 홀리스터(Hollister)도 12% 매출 성장을 보였습니다. 이에 아베크롬비의 주가는 187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실적발표 당일 주가가 20% 폭등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년간 아베크롬비 주가 상승률은 무려 443.62%에 달합니다. 이는 '킹비디아' 또는 '갓비디아' 별명이 붙은 엔비디아(NVDA)의 지난 1년간 상승률(178.68%)을 능가하는 수치입니다.
아베크롬비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향수 냄새 가득한 매장 분위기와 성적인 분위기의 백인 모델을 내세워 ‘쿨한’ 이미지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인종, 사이즈 등 면에서 다양성과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는 사회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하고 몰락했죠. 2016년 회사는 미국 고객만족지수(American Customer Satisfaction Index)에서 가장 싫어하는 소매업체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며 몰락했다가 부활의 신호탄을 쏜 것입니다.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아베크롬비는 자회사 브랜드 홀리스터와 함께 한때 미국 10대 청소년들의 아이콘 브랜드로 전성기를 누린 캐주얼 브랜드였습니다. 섹시 브랜드의 아이콘이었죠.
인기 절정이던 지난 2007년 당시 아베크롬비 시가총액은 70억달러를 옷돌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팬데믹 이전까지 10여년간 SPA 브랜드의 급부상과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 온라인 쇼핑 급증 등으로 판매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맞추지 못하고 '섹시'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넘어서지 못했던 것이죠.
시총은 10억달러 이하로 줄었고 코로나 팬데믹 직후에는 '매각이 답이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실제 같은 기간 에어로포스탈(Aeropostale), 아메리칸어패럴 등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하기도 했습니다.
아베크롬비 부활의 비결은 최고경영자인 프란 호로위츠(Fran Horowitz)의 리더십을 꼽습니다. 여성 CEO인 프란 호로위츠는 아베크롬비 계열의 홀리스터 부문장이었습니다. 아베크롬비 성공 신화의 주인공 마이크 제프리스가 부진의 책임을 지도 퇴진한 이후 2년 가까이 신임 CEO를 찾지 못하다가 내부 승진을 통해 홀리스터 사업부 책임자였던 프랑 호로위츠를 CEO에 올렸습니다.
프랑 호로위츠는 지난 2017년 CEO에 오르자 브랜즈 정체성을 재정비했습니다. 향수 냄새 가득한 매장 분위기를 바꾸고 상의를 벗은 모델을 등장시키는 도발적인 남녀의 성적 이미지를 강조한 모델을 버렸습니다. 젊은 백인 젊은이들만이 매장에서 쇼핑을 하는 이미지에서 모든 인종과 성별을 포함하는 포용적 브랜드로 변신한 것입니다.
2. 경험 경제를 믿어라
아베크롬비는 밀레니얼 세대에 집중하고, 13~21세를 타깃으로 한 ‘홀리스터(Hollister)’, 결혼식 복장 브랜드인 ‘A&F웨딩샵’ 등 자매브랜드를 통한 방식으로 제품군을 확장했죠. 젊은 전문가들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젊은 직장인의 선호에 맞춰 ‘와이드 레그로 우라이즈진’ 등을 출시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캐주얼 패션 트렌드에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아베크롬비 키즈(아동복), 홀리스터(10~20대, 학생), 아베크롬비(20~30대, 직장인), A&F웨딩샵으로 삶의 모든 단계에 따른 제품을 별도로 제공했습니다.
이에 홀리스터는 아베크롬비보다 2배 이상 많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홀리스터 매출의 70%가 매장 직접방문이라는 점입니다. Z세대 소비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브랜드와 소통하지만 제품은 매장에서 직접 본 후 결제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아베크롬비는 또 단순히 의류 업체 또는 쇼핑몰 소매업체 이상으로 재정의하고 쇼핑객에게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려했습니다.
고객에게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했으며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 팬을 늘리는데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변신한 아베크롬비를 알지 못하는 새로운 소비자에게 다가갔던 것입니다. 또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잃은 고객들을 다시 되찾아오는데도 역할을 했습니다.
옷을 판매하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고 메시지에 '다양성'을 추가, 지금 당장 듣고, 보고, 느끼기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다가갔습니다.
어쩌면 경영의 상식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행동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아베크롬비의 변신이 주목받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