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샘 알트만・빌 게이츠는 ‘핵 융합’에 베팅하는가?
[테크브리핑]
●샘 알트만・빌 게이츠・제프 베조스가 베팅한 ‘꿈의 에너지’
●‘문자보다 낫다’ 음성메모 붐
●구글, 산호세 메가캠퍼스 건설 중단
미 실리콘밸리 빅테크 갑부들이 ‘꿈의 기술’로 여겨지는 핵융합 분야에 앞다퉈 투자하고 있습니다. 4월 2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샘 알트만(Sam Altman)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에너지(Helion Energy)에 3억7500만달러를 투자했습니다. 단순한 수동적 투자가 아닌 직접 사람을 보내서 조사하고 인터뷰를 진행할 정도로 진심이며 헬리온은 엔지니어링 작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챗GPT를 적용하는 등 협력하고 있습니다.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 세일즈포스 CEO와 빌 게이츠(Bill Gates)는 소형 발전소 개발을 목표로 하는 MIT 스핀아웃 기업 커먼웰스퓨전시스템즈(Commonwealth Fusion Systems)에 투자했고요. 피터 틸 페이팔 공동 창업자나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등 기술업계 억만장자들이 넥스트 빅씽(Big Thing)으로 핵융합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핵융합은 두 개의 가벼운 원자핵이 합쳐져 하나의 더 무거운 원자핵을 형성할 때 발생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생성하지만 탄소배출과 방사능은 제한적으로 방출합니다. 이때문에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청정에너지로 인식돼 왔습니다. 핵융합이 성공한다면 보다 안전하게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입니다. 지난 2021년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에서 투입된 에너지보다 더 큰 에너지를 순생산하는 핵융합 반응이 사실상 성공 단계에 이르면서 본격 투자행렬이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는 “핵융합은 작동할 수만 있다면 한계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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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핵융합은 꿈의 에너지로 신기루일 뿐이며 고위험의 벤처펀딩 세계에서도 장기적 베팅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캐나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학계와 업계에서 의미있는 실험 결과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전 미국 에너지부 장관을 역임한 어니스트 모니즈는 “10년 안에 적어도 한 개, 어쩌면 두 개 기업이 핵융합 조건을 입증할 합리적인 확률이 있다”고 기대했습니다. 대규모 머신러닝의 발전으로 실험속도가 빨라진 점도 긍정적입니다. 민간 핵융합 초기 투자자였던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공동 창업자 비노드 코슬라는 “여러 핵융합 설계를 테스트해야한다”며 “그 중 하나만 효과가 있더라도 지구는 훨씬 더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때문에 기업들과 거물 투자자들은 2021년 이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핵융합산업협회(FIA)의 조사 결과 50억 달러(약 6조7000억원)이상 민간자금이 핵융합 분야에 투자됐으며 이 중 7개 사는 최소 2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 받았습니다. 피치북에 따르면, 이 자금의 75% 이상은 2021년 이후 이뤄졌습니다. 거물급 억만장자들의 핵융합을 향한 투자는 엄청난 수익으로 되돌아올 수 있을까요? AI가 가속화하고 있는 꿈의 에너지 핵융합, 과연 또 한 번의 과학계의 큰 발견이 수년 내 현실화될 지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