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성공으로 엔비디아 종속 더 강화될 것"
[더밀크 딥시크 쇼크 웨비나: 신정규 래블업 대표]
중국 AI 딥시크 등장... " 엔비디아 종속성 더 강화될 것" 전망
"한국 AI재료 충분, 효과적으로 엮어내는 전략이 도전 과제"
"엔비디아, AI랩탑 시장 진출 예상... 새로운 게이트웨이 될 것"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글로벌 기술 씬을 강타한 가운데AI 데이터센터 전문 기업 래블업의 신정규 대표는 한국의 AI 미래에 대해 이렇게 전망했다.
지난 5일 더밀크가 주최한 '딥시크 쇼크 & CES2025 산업별 전망' 웨비나에서 엔비디아를 주제로 발표한 신 대표는 딥시크 등장으로 촉발된 AI 개발 민주화 흐름 속에서, 한국은 독특한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했다.
신 대표는 "우리가 간과하는 것은 우리가 AI를 너무 잘하는 나라다. 한국은 AI 분야에서 세계 상위권에 속하는 국가"라며 "특히 국민의 AI 리터러시(이해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2016년 알파고 쇼크를 경험한 한국은 전 국민이 AI의 파급력을 체감했고, 이는 AI 기술 수용성 측면에서 큰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최근 한국이 AI 분야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위기론이 나오는 이유에 대해선 "너무 앞서나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알파고 쇼크 이후 한국은 AI 분야에 선투자가 이뤄졌고, 상업화 과정에서 극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추가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신 대표는 "티어로 따지자면 1티어에 속한다. AI 리터러시도 상당히 높다"고 강조했다.
'실질적'으로 AI 인프라를 개발하고 사업을 하고 있는 손꼽히는 AI 전문가인 신 대표가 주목할 만한 것은 한국의 제조업 기반 기술력이다. TV, 스마트폰 등 가전제품과 사물인터넷(IoT) 기기 개발에 필요한 저수준(Low-level) 최적화 기술을 보유한 엔지니어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상황. 이들은 AI 인프라스트럭처 개발에 핵심적인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AI 하드웨어 최적화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는 "한국의 강점인 제조업 기반을 활용해 고품질의 산업용 AI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특화된 AI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제조업 기반의 엔지니어링 역량을 AI 인프라스트럭처 개발로 전환해야 한다"며 "특히 저수준 최적화 기술을 보유한 엔지니어들의 AI 분야 진출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도 강점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며, 가장 서구화된 동양 국가라는 특성은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독특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이 사실. 신 대표는 “한국은 중국도, 미국도 아닌, 서구화된 동양 국가로서 양국의 기술적 장점을 모두 반영할 수 있는 독특한 강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AI 인프라 측면에서도 준수한 수준을 갖추고 있다. AI 컴퓨팅 센터(AICC)를 비롯한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요 클라우드 업체들도 수천 대 규모의 GPU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발전을 위해서 '국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오픈AI, 엔트로픽, 구글 등 글로벌 기업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개발자들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
"한국은 AI 도입과 개발에 필요한 모든 재료를 갖추고 있다"는 신 대표의 말처럼, 이제는 이러한 잠재력을 현실화하는 것이 과제다. 특히 최근 딥시크의 성공이 보여준 것처럼, 기존 AI 개발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의 기술력과 산업 기반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신 대표는 "한국의 AI 산업은 단순히 AI 응용 프로그램 개발을 넘어, 인프라스트럭처 개발과 산업별 특화 솔루션 개발 등 더 넓은 영역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이제 정부, 기업, 연구기관이 협력하여 이러한 잠재력을 현실화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