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은 어떻게 이지머니의 신이 됐나?
[더밀크오리지널 : 파워 오브 파월 #7]
파월의 메인스트리트 랜딩 프로그램은 인플레이션의 숨은 원인입니다
기업과 가계에 직접 이지머니를 나눠준 파월은 인플레이션을 부정할 수밖에 없었죠
경기회복이 되기도 전에 멈추면 죽도 밥도 안 된 일이었으니까요
제롬 파월 스토리 일곱번째 이야기는, 위기의 파월이 신이 된 순간입니다
파월도 알고 있었다.
연준은 하위 50%에게 직접 달러를 줄 순 없다.
파월의 돈풀기도 버냉키의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이 높았다. 메인 스트리트(실물경제)를 살리기 위해 풀려던 돈이 월 스트리트에 고여버리는 유동성 함정 말이다.
그래서 파월은 한 가지 장치를 덧붙였다.
이른바 메인 스트리트 구제를 위한 대출(Lending) 프로그램이었다.
현재 파월의 결정 중에서도 가장 논란거리인 정책이다.
워싱턴에선 연준위원들은 SUV를 즐겨 탄다는 농담이 있다. Special Utiility Vehicle은 특수한 쓰임새를 가진 자동차를 말한다. 연준이 메인 스트리트 구제 대출 프로그램을 실행하기 위해 세운 특수목적법인 SPV를 비튼 표현이다. Special Purpose Vehicle의 줄임말이다.
연준 사전에 따르면 SPV는 연준이 특정 타깃 계층에게 자본을 공급하기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을 뜻한다. 모던 중앙은행은 통화량만 조절하는 기관이 아니다. 통화공급의 속도과 흐름까지 조절할 수 있어야만 한다. 그건 그저 FOMC회의실에 앉아서 탁상공론만 벌이다 기준금리를 높이고 낮춰선 불가능한 목표다.
그래서 파월은 SPV를 발명했다.
파월의 연준은 SPV를 통해 부실 기업의 채권을 직접 매입해주기 시작했다. 코로나 때문에 망하는 기업이 없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결과적으론 어떤 이유에서든 망하는 기업이 없게 됐다. 이제 투자자들도 기업의 재무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사실상 없어졌다. 연준이 보증해주기 때문이었다.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이른바 SOHO들도 연준의 SPV에 동반탑승하게 만들었다. Small Office Home Office는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자영업자들이다. 상장 기업도 아닌 자영업자들한테까지 연준이 최종대부자로 나선 것이다. 심지어 연준은 지역연은을 통해 직접 SOHO들의 융자채권을 매입해줬다.
지역연은이 시중은행 역할까지 하게 만든 것이다.
메인 스트리트 렌딩 프로그램은 기준금리나 양적완화와는 차원이 다른 가공할 돈풀기였다.
기준금리는 언제든 맘만 먹으면 돈을 회수할 수 있는 온도조절장치다.
양적완화는 월 스트리트에게 자본의 배분을 맡기는 방식이다. 월 스트리트에 거대한 유동성 함정이 생기는 문제가 있었지만 대신 언제든 회수가 가능했다.
메인 스트리트 렌딩 프로그램은 솔직히 언제 회수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돈들이었다. 위기에 취약한 기업과 상인들은 사실 평소에도 취약하다. 코로나가 끝난다고 해서 연준이 자금을 회수하기도 어려운 대상이다. 파월의 메인 스트리트 렌딩 프로그램은 연준판 이지머니의 끝판왕이었다.
메인 스트리트 렌딩 프로그램은 미국 경제를 구하기 위해선 무엇이든 하겠다고 약속한 파월의 종합선물세트였다.
그런데 모럴해저드의 위험 말고도 SPV를 몰고온 파월의 메인스트리트 렌딩 프로그램엔 미묘한 트릭이 숨어 있었다.
파월은 메인 스트리트 랜딩 프로그램의 시행 첫 주에만 무려 600만 달러의 기업과 자영업자 채권을 사들였다. 파월은 메인스트리트 랜딩 프로그램에 무려 4조 달러를 배정했다.
그렇지만 이런 막대한 자금을 연준이 메인 스트리트에 공급하는 것에 관해 법적인 근거가 희박했다. 변호사 출신인 파월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준 내외부의 변호사들을 총동원했다.
변호사 연준의장 파월은 결국 변법적 방법을 찾아냈다.
연준과 재무부의 합작법인을 만드는 것이었다. 재무부는 원래부터가 메인스트리트 랜딩 프로그램 같은 부실 기업과 영세 자영업자 보호 제도를 운영하는 기관이다. 재무부는 연준 SPV에 1%의 지분을 참여했다. 이렇게 포장을 재무부 SUV로 바꿨지만 나머지 99%는 연준 자금이었다.
재무부 번호판을 단 SPV를 타고 정부 이름으로 연준이 돈을 뿌린 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