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또 해고' 일론 머스크 "일단 살아야 한다"... 비용절감 올인
[BPO 테크 브리핑]
① 테슬라 기가캐스팅 중단, 슈퍼차저 인력도 감원... "비용 절감 최우선"
② 일본 EV의 약진... 도요타 인디애나 공장 증설, 혼다는 캐나다에 EV 공장 건설
③ 제조업 첨단 기술 투자 늘었다... 휴머노이드, 산업용 보안 분야 투자 급증
속도전 펴는 테슬라... 빠르게가 아니다. 더 느리게
테슬라가 최근 '속도전'으로 어려움을 타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최근 충전소 확장 속도를 늦추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충전소를 담당하는 인력의 상당수를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테슬라 슈퍼차저 인프라 담당자 500여 명을 해고하기로 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테슬라가 자랑해 온 차세대 제조 공정 '기가캐스팅' 구현을 일부 포기했다는 소식도 들려왔습니다. 기가캐스팅은 테슬라의 가장 특별한 기술인데요. 이 공법은 대형 장비를 통해 차체를 한 번에 찍어내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이 공법 대신 차체를 세 파트로 나눠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주요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일련의 결정들은 모두 '속도'와 관련이 있는데요. EV 판매가 감소하고, 수익성에 타격을 입으면서 '인프라 구축'과 같은 장기적인 플랜을 위한 투자를 줄이고, 단기 자본 투자를 줄이면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반면 오는 8월 로보택시를 선보이겠다고 언급하고, 중국으로 날아가 완전자율주행(FSD) 사업을 논의하는 등 자율주행 사업 분야에서는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 "전 세계 판매 자동차, 5대 중 1대는 EV"
테슬라의 움직임은 무척 중요합니다. 글로벌 전기차(EV) 업계가 테슬라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테슬라 기가캐스팅도 도요타, 렉서스, 제너럴모터스(GM)와 같은 완성차 기업들이 이 공법을 도입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습니다.
지난해 말 GM은 테슬라의 기가캐스팅 개발에 참여했던 TEI라는 금형업체를 인수한 바 있습니다.
테슬라가 슈퍼차저 인력을 감원한 것 역시 완성차 업계에는 우려할만한 사안입니다. 포드, GM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은 테슬라와 계약을 맺고, 슈퍼차저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테슬라는 미국 표준인 CCS 규격 대신 NACS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EV 업체들은 충전기 연결방식을 두고 미국 전체 충전망 60%가량을 차지한 테슬라의 충전기를 채택했죠. 블룸버그는 "테슬라 충전소를 활용하는 다른 EV 업체들의 파트너십을 손상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발표한 통계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IEA는 '글로벌 EV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적으로 팔리는 차 5대 중 1대는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또 EV 수요는 향후 10년 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2024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연말까지 약 17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는데요.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5% 증가했는데요. 2024년 1분기에 전 세계적으로 판매된 EV의 수는 2020년 전체 판매 숫자와 대략 비슷합니다.
2024년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약 1000만대에 달할 전망인데요.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약 4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에서는 판매된 자동차 9대 중 약 1대가 전기 자동차일 것으로 예상했고, 유럽에서는 4대 중 1대가 전기차일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EV 수요가 줄었기는 하지만, 예년과 비교해 감소한 것으로 EV 시장 전반은 성장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 EV의 약진... 도요타 인디애나 공장 증설, 혼다는 캐나다에 EV 공장 건설
글로벌 EV 수요 감소로 테슬라와 같은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사업에 대한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미 지역으로의 일본 완성차 기업들의 투자가 유독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하이브리드 판매 급증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도요타는 인디애나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증설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오토모티브 다이브에 따르면 도요타는 인디애나주 프린스턴에 있는 완성차 생산 공장을 증설할 계획입니다. 총 14억달러를 투자해 3열 배터리 전기 SUV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새로운 투자로 34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다른 일본 완성차 브랜드 '혼다'는 캐나다를 선택했습니다. 지난달 말 주요 언론에 따르면 혼다는 캐나다에 150억 캐나다 달러(15조원 상당)를 투자해 전기차 신공장과 EV용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입니다. 캐나다 내 일본 완성차 제조사 중 가장 많은 투자 규모라고 하는데요. 2028년 공장이 완전 가동되면 연간 24만대의 차량과 36GWh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북미에서 뒤처진 전기차 판매를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습니다.
👉 리비안, 일리노이 투자로 생산 재개...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강화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어떤 전략으로 급감한 EV 수요에 대응하고 있었을까요. 전기차 수요 감소에 직격탄을 맞은 기업이 있는데요. 바로 EV 트럭과 SUV를 생산하는 리비안입니다. 리비안은 재정 상황이 악화하면서 조지아주의 전기차 공장 건설 계획을 중단한 바 있는데요. 지난달 18일 조지아주에 보낸 서한에서 50억달러 규모의 EV 생산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다시 보고했습니다.
희소식도 있었는데요. 리비안은 본사가 위치한 일리노이 주로부터 8억 2700만달러 규모의 세금 인센티브를 제공받기로 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일리노이주 공장 증설을 위한 실탄을 확보한 셈입니다. 기존 공장에서 SUV R2 생산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최근 발표한 자료를 통해 2024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40조66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100만 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하면서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는데요.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가 문제였습니다. 현대차는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5% 감소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이브리드'로 전략을 수정하면서 시장 분위기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현재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전용 공장에서 하이브리드차의 생산량을 늘리기로 결정했는데요. 전기차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제조업 첨단 기술 투자 늘었다... 휴머노이드, 산업용 보안 분야 투자 급증
제조업 분야 첨단 기술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CB인사이트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제조업 분야의 첨단 기술 투자는 2023년 1분기 대비 47% 급증한 22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휴머노이드와 산업용 사이버 보안 분야에 투자가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2024년 1분기에 총 13억달러 규모의 6개 메가 라운드로 인해 제조 분야의 펀딩이 늘었습니다. 특히 1억 달러 이상의 거래는 주로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와 1X 테크놀로지 등에 집중됐는데요. 산업용 사이버 보안회사인 액소니우스(Axonius), 클래로티(Claroty), 노조미 네트웍스(Nozomi Networks) 등에 투자가 이뤄졌습니다.
CB인사이트는 "휴머노이드 로봇 자금 조달은 불과 4개월 만에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며 "로봇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운영 기술(OT) 보안 도구에 대한 투자는 이미 2년 투자 규모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부문별 거래 건수는 2016년 이후 분기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전 세계적으로 벤처 거래가 광범위하게 축소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미국 제조사 자동화 투자도 늘어... 산업용 로봇 설치 12% 증가
미국 제조업체들이 지난해 자동화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렸다는 통계도 발표됐는데요.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미국의 산업용 로봇 설치 수는 전년대비 12% 증가한 4만 4303대로 조사됐습니다.
가장 많은 투자가 이루어진 분야는 자동차 산업이었습니다. 자동차 및 부품 제조업체들이 1만 4678대의 로봇을 도입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2022년 이후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자동차 산업은 미국 전체 산업용 로봇 설치의 3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EV나 배터리 분야의 리쇼어링이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로 많은 투자가 이뤄진 분야는 전기 및 전자 부문이었는데. 이 분야에서는 전년대비 37% 증가한 5120대의 로봇이 도입됐습니다. 전체 시장의 12%를 차지했습니다.
이밖에도 금속 및 기계 분야와 플라스틱 및 화학 제품 분야에서도 적지 않은 수의 로봇을 도입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각각 4123대와 3213대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미지역에서 캐나다의 경우 로봇 설치 수는 43% 증가한 4616대로 조사됐고, 멕시코의 제조 산업은 큰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