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서 한국 AI 본적이 없다. 코리아하우스 만들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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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권 2023.09.24 16:17 PDT
"샌프란서 한국 AI 본적이 없다. 코리아하우스 만들지 말라"
제레미아 오양 블리츠스케일링 벤처스 파트너가 샌프란시스코 최대 AI 커뮤니티 '라마 라운지'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 : https://jowyang.beehiiv.com/p/ai-events-sf-bay-area)

[더밀크 인터뷰] 제레미아 오양 블리츠스케일링 벤처스 파트너
샌프란시스코의 AI 붐 ... 9월 한달만 124개 모임 형성. 하루 평균 3개꼴 개최 돼
그러나 한국 AI 스타트업은 본적 없고 경험한적도 없어
한국인들만을 위한 '코리아하우스' 만들지 말라 .. 글로벌 생태계에 녹아들어야

샌프란시스코에서 한국 AI 스타트업을 들어보지 못했고 서비스도 본적이 없다. 글로벌로 나가려면 코리아 하우스 같은 것을 만들지 말고 현지에 녹아들어야 한다. 지금이 한국 AI 스타트업이 큰 기회다. 그런데 아직 본적이 없다
제레미아 오양, 블리츠스케일링 벤처스 파트너(라마 라운지 설립자 겸 리더)

제레미아 오양 블리츠스케일링 벤처스 파트너의 한국 AI 기업, 서비스에 대한 냉정한 진단이다. 한국의 AI 스타트업이나 기업을 AI의 수도가 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들어보거나 경험해본적이 없다는 것이다.

제레미아 오양 파트너는 지난 19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 디스럽트2023 라운드테이블에서 세션을 진행한 후 가진 더밀크와의 인터뷰에서 실리콘밸리에서 크게 불고 있는 AI 붐에 대해 설명하고 한국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

그는 "글로벌 진출에 가장 좋은 방법은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 AI 생태계에 녹아드는 것이다"며 "지금 막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늦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제레미아 오양 파트너는 블리츠스케일링 벤처스의 파트너이면서 현재 샌프란시스코 내 최대 AI 커뮤니티인 '라마 라운지(Llama Lounge AI)'를 이끌고 있다. 20일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개최된 라마 라운지에는 AI 스타트업 대표, 벤처캐피털, 대기업 직원 등 200명이 참가, 대성황을 이뤘다. 1200명 넘게 온라인에서 신청할 정도로 큰 관심을 모고 있는 자발적 AI 커뮤니티다. 자리에 제한이 있어 신청자 중 200명만 받을 수밖에 없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이처럼 AI 붐을 타고 기회를 얻으려는 커뮤니티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그 중 라마 라운지가 가장 두드러지며 테크크런치 디스럽트에도 파트너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제레미아 오양 파트너는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2023 라운드테이블에서 AI 스타트업의 스케일 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출처 : 더밀크(손재권))

제레미아 오양 파트너는 샌프란시스코의 AI 붐이 2000년대초 닷컴 버블을 연상시킨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생성AI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거나 투자할 계획이며 AI 스타트업이 속속 샌프란시스코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에는 2주간 44개의 AI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하루에 3개 정도 열리는 것 같다. 파악할 수 없는 프라이빗 이벤트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 샌프란시스코에는 미국 상위 20개 AI 기업 중 오픈AI 등 11개가 위치해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새로운 별명인 '세레브럴 밸리' 에 따르면 이달(9월)에만 124개의 AI 관련 이벤트와 모임이 열렸거나 열릴 예정일 정도로 인재들이 몰린다. 때문에 이 같은 AI 붐과 몰려드는 인재들은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샌프란시스코에 속속 오피스를 내던 10년전 분위기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도 있다.

오양 파트너는 "AI 스타트업이 기존의 기술 스타트업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AI 퍼스트'란 점이다. 이는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사람을 고용하기 전에 AI를 사용해서 작업을 자동화 하는 것을 우선시한다는 의미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많은 스타트업들이 AI 퍼스트로 무장하고 있으며 과거 인터넷, 모바일 레볼루션보다 더 크고 빠르며 곧 폭발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2023에서 더밀크와 인터뷰 하고 있는 제레미아 오양 (출처 : 더밀크(손재권))

이렇게 AI 중심 샌프란시스코에서 AI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커뮤니티를 이끌고 있는 제레미아 오양은 그러나 한국과 한국의 AI 스타트업들은 듣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한국에도 AI 붐이 있는가?"고 반문하며 "나는 전혀 (한국 AI 관련) 뉴스를 듣지 못했다. 우리는 그들(한국)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한국 스타트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다리를 놓아야 한다고 본다. 한국은 제대로 시작한 것 같은데 그 뒤로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AI 스타트업이나 기술이 글로벌 진출을 원한다면 '코리아 하우스'가 되서는 안된다. 한국에서만 통하는 건강보험 처럼 한국에서만 통하는 기술로 글로벌 진출을 시도하거나 해외에서 코리아 하우스를 만들어서 나와서 그들만의 플레이를 하다가 돌아가선 안된다. 샌프란시스코 AI 생태계와 통합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레미아 오양 파트너는 "샌프란시스코 페리빌딩에 샤크15이란 공유공간과 커뮤니티가 생겼다. 매주 AI 관련 밋업이 있는데 이런 곳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연회비가 2000달러인데 인공지능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이 많이 있다. 우리(브리츠스케일링 벤처스, 라마 라운지)도 오는 11월 2일에 팔로알토 하나하우스에서 큰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런 커뮤니티에 적극 참여해서 알리고 통합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9월 20일(현지시간) 미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열린 AI 커뮤니티 모임 '라마 라운지'. 200명의 AI 스타트업 대표 및 밴처캐피털, 에비 창업자, 엔지니어 등 전문가들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출처 : 더밀크(손재권))

한국에서 추진하는 소버린 AI(국가의 데이터 주권과 규제 준수를 보장하기 위해 개발된 인공지능 기술을 말한다)에 대해서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그는 "모든 회사, 모든 나라에 자기만의 AI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실리콘밸리의 고객에 불과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여기 실리콘밸리에 살고 있기 때문에 실리콘밸리 기업의 AI가 세상을 지배하면 부동산 오르는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사람들 전체에 도움이 되는건 아니다.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것은 자신만의 것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픈소스 모델도 많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는 독특하고 특수한 것이다. 한국인과 한국어의 특성이 반영되고 디자인된 자신만의 큰 언어 모델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9월 20일(현지시간) 미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열린 AI 커뮤니티 모임 '라마 라운지'. 200명의 AI 스타트업 대표 및 밴처캐피털, 에비 창업자, 엔지니어 등 전문가들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출처 : 더밀크(손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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