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검색 시대’... AI 기업-퍼블리셔 윈윈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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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4.08.29 15:33 PDT
‘AI 검색 시대’... AI 기업-퍼블리셔 윈윈 어떻게?
퍼플렉시티 샌프란시스코 오피스 (출처 : 더밀크)

①답변에 사용된 콘텐츠에 광고 수익 공유
②LLM API 무료 접근... 자체 답 엔진 구축
③AI 기업 유료 제품 1년 무료 제공+묶음 상품

AI 검색 서비스의 핵심은 여러 개의 문단으로 이뤄진 하나의 완결된 답변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단순 링크 나열 방식과 달리 링크를 클릭해 열어보지 않아도 원하는 답변을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사용자경험(UX) 변화는 사용자의 시간을 절약해 주고, 불필요한 정보에 대한 노출을 줄여주는 결과를 낳는다. 

문제는 AI가 정리해 준 답변이 정확하지 않을 때가 있다는 점이다. 생성형 AI의 특성상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오류) 효과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으므로 이를 상쇄하기 위해 출처 표기가 등장했다. 마치 논문에 각주, 미주, 두주를 달아 해당 정보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밝히듯 AI가 제시한 답변에 출처를 표시해 주는 방식이다. 

이 분야 선두 주자인 퍼플렉시티는 AI 답변 위쪽에 두주 형태로 출처를 표기하고 있으며 구글 역시 새롭게 도입한 AI 검색 서비스 ‘AI 오버뷰(overview, 개요)’에 주석 형태로 출처를 표시해 주고 있다. 

구글 서치랩스 AI 오버뷰 화면 (출처 : Google)

사실 관계 확인을 거쳐 작성된 언론사 기사, 기업이 운영하는 공식 홈페이지 및 블로그 등 신뢰도 높은 퍼블리셔(publisher, 출판 매체)가 AI 답변의 품질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AI 검색 서비스 ‘서치GPT’를 테스트 중인 오픈AI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속한 뉴스 코퍼레이션, 폴리티코, 비즈니스 인사이더를 소유한 악셀 스프링거 등 언론사와 잇따라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 검색 시대가 본격화하면 퍼블리셔의 트래픽은 어떻게 변할까? 출처 표시 링크는 현재의 구글 검색 링크 방식을 대체할 수 있을까? 퍼블리셔와 온라인 창작자, AI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어떻게 윈윈할 수 있을까?

퍼플렉시티가 지난 7월 30일(현지시각) 발표한 퍼블리셔 프로그램에서 이런 궁금증에 대한 답을 일부 확인할 수 있다.

a16z가 발표한 생성 AI 웹 제품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순위. 챗GPT, 캐릭터AI에 이어 퍼플렉시티가 3위를 기록했다. (출처 : a16z)

①답변에 사용된 콘텐츠에 광고 수익 공유

퍼플렉시티는 타임(TIME), 포춘(Fortune) 등 미국 주요 언론사와 블로그 플랫폼 워드프레스(WordPress.com)와의 파트너십 체결 사실을 발표하며 “고품질의 답변을 제공하는 우리의 능력은 신뢰할 만한 정확한 소스에 달려 있다”고 했다. 언론사, 온라인 창작자를 포함한 퍼블리셔가 번성해야 퍼플렉시티의 AI 답변 품질이 유지될 수 있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핵심은 AI 생성 답변에 사용된 콘텐츠를 제작하는 퍼블리셔에 대한 수익 공유다. 퍼플렉시티는 “퍼블리셔가 자신의 독자들과 새로운 방식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새로운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 수개월 안에 관련 질문 기능을 통한 광고를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퍼플렉시티의 AI 답변 인터페이스에 게재되는 광고 제품을 론칭하고, 해당 광고 제품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 일부를 퍼블리셔들과 나누는 방식이다. 구글 검색 시 스폰서드 링크가 상위에 표시되는 것과 비슷한 접근으로 볼 수도 있다.

다만 퍼플렉시티의 경우 구글과 달리 스폰서드 링크가 아닌 AI가 생성한 답변이 가장 위쪽에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퍼플렉시티에 질문을 하면 AI 답변 아래에 관련 질문이 자동으로 표시되는데, 이 관련 질문 영역에 스폰서드 링크(웹페이지)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퍼플렉시티는 현재 유튜브 링크, 네이버 블로그도 출처로 표시하고 있으며 구글 역시 AI 오버뷰 서비스에 유튜브 링크 출처 표기를 테스트 중이다. 언론사뿐 아니라 개인 창작자도 퍼블리셔가 될 수 있는 셈이다.

퍼플렉시티 AI 검색 화면 (출처 : Perplexity)

②LLM API 무료 접근... 자체 답변 엔진 구축

퍼플렉시티는 퍼블리셔 프로그램 파트너사에 대한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무료 접근도 약속했다. 

파트너 기업들이 각각의 웹사이트에 자체 맞춤형 답변 엔진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오픈AI가 GPT-4를 비롯한 자사 LLM에 접근할 수 있는 기업용 API를 유료 상품으로 판매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퍼플렉시티는 “퍼블리셔 프로그램 파트너사에 온라인 LLM(대규모 언어 모델) API를 무료로 제공하고, 개발을 지원할 것”이라며 “퍼블리셔 웹사이트 방문자들은 해당 웹사이트에 질문을 하고, 그 출판사의 콘텐츠만을 인용한 답변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AI 검색 및 답변 서비스를 제공하며 구축한 퍼플렉시티의 ‘관련 질문 기술’을 퍼블리셔 파트너사 웹사이트에 통합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도 했다. 구글이 퍼블리셔에 별도의 보상을 제공하지 않는 것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퍼플렉시티 AI 생성 답변 아래에 표시되는 관련 질문 항목 (출처 : Perplexity)

③AI 기업 유료 제품 1년 무료 제공+묶음 상품

퍼플렉시티는 “창작자들로부터 퍼플렉시가 유용한 연구 및 사실 확인 도구라는 의견을 들었다”며 기업용 제품인 퍼플렉시티 엔터프라이즈 프로를 퍼블리셔 프로그램 파트너사에 1년간 무료로 제공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현재 퍼플렉시티는 월 20달러에 개인용 제품인 퍼플렉시티 프로를 제공하고 있으며 기업용인 엔터프라이즈 프로는 계정 당 월 40달러(직원 수 250명 미만 기업) 연간 400달러에 제공 중이다. 엔터프라이즈 프로 제품의 경우 강화된 개인정보 보호 및 데이터 보안 기능을 갖췄다. 

퍼플렉시티는 또 유료로 컨텐츠를 제공하는 퍼블리셔들과는 번들(bundle) 구독 같은 묶음 상품을 제공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 WSJ 등 미국 주요 언론사들은 자체 유료 구독 상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퍼플렉시티 프로와의 묶음 상품 등을 제공해 양측 모두 윈윈하는 방법을 찾겠다는 의도다.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는 “우리는 인터넷 전체가 이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항상 믿어 왔다”며 “퍼블리셔 프로그램은 그저 첫걸음에 불과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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