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리더는 합의를 찾는게 아니라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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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2023.01.16 12:12 PDT
"진정한 리더는 합의를 찾는게 아니라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민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주니어가 지난 1963년 8월 28일 워싱턴DC의 네셔널 몰에서 유명한 "나에겐 꿈이 있다" 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 : Gettyimages)

[마틴 루터 킹 주니어 탄생 94주년]
2023년 이후 주목해야할 MLK 3대 리더십
용기(Courage): "편안함 대신 용기를 선택하라"
일관성(Consistency): "일관성을 유지하라"
커뮤니티(Community): "커뮤니티와 에너지 구축하라"

날지 못한다면 뛰십시오, 뛰지못한다면 걸으십시오, 걷지 못한다면 기십시오. 무엇을 하던 가장 중요한것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If you can’t fly then run, if you can’t run then walk, if you can’t walk then crawl, but whatever you do you have to keep moving forward.)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미국에서 매년 1월 셋째 주 월요일은 미국인들에게 특별한 날이다. 1983년 미국의 열한 번째 연방공휴일로 지정된 이 날은 민권 운동에 앞장섰던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를 기리는 '마틴 루터 킹 데이(Martin Luther King Jr. Day)'다.

마틴 루터 킹은 침례교 목사이지 흑인해방운동가로, 비폭력주의를 표방하며 '공민권 운동' 지도자로 활약했다. 그에게는 인권 운동가, 흑인 해방 운동가, 권리 신장 운동가, 기독교 평화주의자, 흑인 인권운동을 이끈 개신교 목사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운동과 과격 운동가인 말콤 X와의 연대를 통한 비폭력 운동, 그리고 1963년 워싱턴 행진 때 링컨 기념관 앞에서 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로 시작되는 연설 등 인권운동을 이어가면서 196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킹 목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그가 태어나고 생전에 사역한 애틀랜타의 에벤에셀 교회에서는 매년 미국 대통령과 주요 인사들이 방문해 추모 예배를 드리고, 전국적으로 그의 유산을 기억하기 위한 이벤트가 열린다.

올해는 킹 목사 탄생 94주년이다. 킹 목사가 1968년 서거한 지 54년이 지났지만, 한평생 다양성과 형평성, 그리고 포용성(DEI)을 위해 일한 그의 유산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미국 사회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미국의 경제 매체 'Entreprenuer'는 "킹 목사가 세상을 떠난 지 50년이 지났지만, 목사로서 또 민권 운동가로서 미국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며 "흑인뿐 아니라 모든 미국인을 위해 보다 포괄적이고 평등한 곳으로 만들었다"라고 지적했다.

안트러프러너는 시대는 변했지만 그의 리더십과 교훈은 여전히 살아있다면서 이 시대에도 킹 목사의 리더십을 통해 기업가들이 비즈니스 세계에 적용할 수 있는 '세 가지 C'가 있다고 강조한다. 안트러프러너 지가 꼽은 킹 목사의 세 가지 C 리더십을 살펴봤다.

1. 용기(Courage): "편안함보다 용기를 선택하라"

킹 목사에게서 배워야 할 첫 번째 리더십은 익숙하지 않은 일에 도전하는 용기다.

미국의 1960년대는 유색인종이 살아가기 어려운 시기였다. 강제 분리정책과 노예제도 등 유색인종들이 성취할 수 있는 한계가 정해져 있었다. 이런 시스템 안에서 유색인종들은 각종 차별로 고통과 트라우마를 겪었다.

킹 목사는 "우리는 역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역사에 의해 만들어진다"라고 강조했다. 또 "진정한 리더는 합의를 찾는 것이 아니라 합의를 만들어가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들이 취할 수 있었던 옵션은 기존의 관성을 유지하는 것과 틀을 깨는 것 두 가지였다. 안트러프러너는 킹 목사의 리더십에 대해 "편안함보다 용기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라고 평가한다.

오늘날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여전히 차별과 불평등은 존재한다. 최근 경제 매체인 스낵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흑인 등 유색인종 여성의 창업 비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는 구직 과정과 취업 이후에도 지속적인 차별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 설문결과 유색인종 여성의 55%가 취업 후에도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실직에 있어서도 흑인 여성들은 팬데믹 이후 가장 큰 영향을 받았고, 2020년 흑인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뚝 떨어졌다고 스낵스는 지적했다.

여기에 흑인 창업가 비율은 높지만 자금조달 부문에서도 격차가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월 현재 흑인 창업가 기업의 4% 만이 창업 3년 이후까지 생존했다. 이는 전국 평균인 55%와 비교해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자본조달 격차가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고 스낵스는 덧붙였다.

백인 남성들로 포진한 기업 임원진들만 봐도 차별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미 기업들은 ESG 실현을 위해 기업 내 이사진에 여성이나 유색인종을 포함시키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안트러프러너는 대부분의 소수계는 리더십 팀이 모두 백인이거나 경영진에 여성이나 소수자가 없는 것에 대해 "항상 그래왔기 때문에 변화보다는 안락함에 머무르기를 원할 수 있다"며 "저항 세력이 있더라도 차별에 용기 있게 목소리를 높였던 킹 목사의 접근 방식이 오늘날 다양성과 형평성, 그리고 포용성을 가진 기업을 만드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권 지도자 마틴 루터 킹 주니어를 기리는 국경일 전날인 지난 15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에벤에셀 침례교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 : Gettyimages)

2. 일관성(Consistency): "일관성을 유지하라"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의 영문 앞글자를 딴 'DEI'를 경영화두로 잡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다만 기업들의 즉각적인 변화에 대한 요구는 DEI를 실현하기 더욱 어려운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안트러프러너는 "기업이 DEI 구현을 위해 변화를 시도하지만 며칠 또는 몇 주 안에 따른 결과를 얻지 못하면 답답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DEI는 최종 목적지가 아닌 여행에 빗댈 수 있다.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지속적인 결과를 얻는 열쇠"라고 전했다.

킹 목사는 "날지 못한다면 뛰고, 달릴 수 없으면 걷고, 걸을 수 없어 기어다니 더라도 무엇을 하든지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변화는 필연적인 수레바퀴를 타고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투쟁을 통해서 온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기업은 DEI를 구현하기 위해 일관성 있고 인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안트러프러너는 "킹 목사는 개인적, 직업적, 사회적 차원에서의 오랜 패배에도 불구하고 민권 증진을 추구하는데 전념하면서 일관성을 유지했다"며 "조직의 변화는 수년에 걸쳐서야 이뤄질 수 있지만, 일관성은 점진적인 변화를 빠르게 이뤄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전했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박사의 딸인 버니스 A. 킹 박사가 16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에벤에셀 침례 교회에서 열린 '2023년 마틴 루터 킹 주니어 사랑하는 지역 사회 기념 예배'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 : Gettyimages)

3. 커뮤니티(Community): "커뮤니티 기반으로 긍정적인 에너지 구축하라"

킹 목사는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던 지도자였다. 킹 목사는 흑인 커뮤니티와 대화하는 법과 그들이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고취하는 방법도 알고 있었다.

1960년대 킹 목사가 주도한 인건운동은 각계각층의 동맹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 때문에 인종과 성별을 초월해 하나의 사명 아래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는 것이 민권운동에서 승리할 수 있는 열쇠임을 킹 목사는 인지하고 있었다.

안트러프러너는 "킹 목사를 통해 성별, 인종, 연령, 그리고 계층을 초월해 기업을 보다 포괄적이면서도 다양성을 갖춘 조직으로 만드는 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동맹을 구축하고, 각 사람이 갖춘 영향력과 기술을 활용해 캠페인을 이어나가면서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직장 내 DEI를 더욱 발전시키려면 권한이 있는 경영진에게 용감하게 다가가고, 이들을 합류시켜야 한다"면서 "가능한 한 여러 부서에서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을 포함시키고 목표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매체는 "커뮤니티가 더 다양하고 광범위하며 포용적일수록 킹 목사가 민권운동 과정에서 경험했던 것처럼 조직 내 모든 부문에서 DEI를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라고 설명했다.

안트러프러너는 "우리는 1960년대에 보았던 변화에 대한 저항을 오늘날에도 똑같이 경험하고 있다"며 "킹 목사가 우리에게 보여준 용기와 일관성, 그리고 공동체라는 세 가지 C를 기억해야 한다. 3C는 사회와 직장에서 DEI를 발전시키기 위한 효과적인 도구임이 이미 입증됐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변화는 용기 있는 사람들이 연합을 구축하고, 조직화하며 지속적으로 DEI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때만 찾아온다"라고 덧붙였다.

킹 목사(가운데)가 종교계를 비롯해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함께 앨라배마주 셀마에 있는 브라운스 채플 교회에서부터 몽고메리까지 인종차별 폐지와 흑인 커뮤니티의 권익신장을 주장하며 거리행진하고 있다. (출처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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