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다르다고? 대치동 뺨치는 미국의 '맹모삼천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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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2022.07.21 21:58 PDT
한국과 다르다고? 대치동 뺨치는 미국의 '맹모삼천지교'
(출처 : Shutterstock)

미국도 맹모삼천지교… 좋은 학군 찾는법
미국 생활 101 … 신용점수 쌓기 5대 비법
LA 명문 USC, UCLA 미 중부 이동한 이유?

“대치동에 거주하는 학부모들 ‘이건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그게 뭐 나쁜 건가요? 미국이나 한국이나 내 아이가 좋은 대학가서 공부하게 하고픈 부모 마음은 같지 않나요?”

지난주 더밀크의 화상 뉴스룸 회의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교육 시스템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한국계 최초로 수학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와 미국 반 클라이번 콩쿨에서 최연소로 우승한 임윤찬에 대한 생각을 나누던 중 양국의 교육 방식에 대한 이야기로 토론 주제가 확대된 건데요.

미국과 한국 양국의 교육 시스템을 직접 경험했거나, 혹은 자녀를 통해 간접 체험한 더밀크 구성원(우리는 밀키웨이라고 부릅니다)들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이 오갔습니다. 한국의 획일적인 공교육 시스템 속에서는 ‘세기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인재를 키워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고, ‘좋은 대학 입학’이라는 지향점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한국과 미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입니다. 물리적인 거리는 멀지만, 심리적인 거리는 한국인들에게 미국만큼 가까운 나라도 없습니다. 그러나 역사, 사법, 입법, 행정 시스템이나 인종 구성, 그리고 열띤 토론을 벌였던 교육 제도까지도 한국과는 많이 다르죠. 미국 안에서도 각 주(State)나 지역에 따라 시스템이나 생활양식도 다릅니다. 최근 미 연방 대법의 ‘낙태금지 입법’ 허용 판결과 관련, 주의 성향에 따라 다른 법이 도입되고 있는 것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중국과의 무역분쟁을 시작으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불거진 공급망 이슈는 양국의 기술패권 전쟁으로 확전 됐습니다. 20일 미 연방 상원에서 논의를 시작한 ‘반도체 산업 육성 법안’에 담긴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중국 관련 투자 금지 조항 등에서 이를 엿볼 수 있는데요. 양국의 갈등 속에서 한국은 미국과 반도체, 배터리 등 주요 기술 분야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맹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 5월 방한한데 이어 최근엔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해서 배터리 연구개발센터를 방문하기도 했죠. <관련기사 : 한국, 미국의 ‘프렌드 쇼어링' 넘어 ‘프렌드 컨슈밍' 노려라>

더밀크는 미국 빅테크 기업 트렌드와 산업, 기술 분야의 혁신과 변화, 주식시장 움직임 등 다양한 인사이트를 전해 등을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미국 중심으로 펼쳐지는 세계 질서와 자본주의 시스템을 제대로 파악하고,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국’ 자체를 이해해야 한다는 기획 의도를 반영해 실제 미국 생활 체험이 바탕이 된 생활밀착형 기사도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국 각지의 기자와 리서처들이 작성한 ‘미국 이야기’를 통해 생생한 미국을 경험해보세요.

미국도 ‘맹모삼천지교’

(출처 : 김현지, Shutterstocks)

저는 미국 조지아주에서 소위 좋은 학교로 꼽히는 ‘존스크릭 초등학교’ 학군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조지아의 한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존스크릭 시는 좋은 학군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서 소위 한국의 강남 8 학군에 비교되기도 합니다. 한때 한국에서 ‘美 남부의 치맛바람’으로 소개된 적도 있습니다.

가끔 지인들에게 “뉴델리에 산다”라고 농담을 할 때도 있는데요. 존스크릭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기도 하지만, 인도계가 집중적으로 거주하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제 큰 딸아이가 재학 중인 존스크릭 초등학교의 아시안 비율은 69.7%에 달합니다. 이중 인도계 비율은 50%를 넘습니다. 지역에 사는 인도계 가정은 보통 대학원 학위 이상의 고학력자 부모들이 많은데요. 의사, IT 업계 종사자들이 많아 소득도 높고, 교육열도 대단합니다. 매년 학기 시작 전 커리큘럼 행사를 할 때면 인도계 부모들은 자녀들이 학습할 교재를 미리 알아보는데 분주합니다. 아빠들의 참여도가 높은 점은 한국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기도 합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학군’은 정말 중요합니다. 특히 미국의 공교육 시스템은 지역별로 다르기 때문에 학습 분위기나 학업의 강도가 천차만별입니다. 좋은 대학 입학으로 이어지는 이유입니다. 학군이 좋은 지역은 대부분 주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집값도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그래서 인종과 상관없이 이사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기준이 바로 ‘학군’입니다. 미국의 공교육 시스템과 학군 정보, 그리고 학교별 특성을 리뷰할 수 있는 사이트까지 다양한 정보를 기사에서 확인하세요.

👉 미국의 좋은 학군 찾는 법?

미국 생활 101, 크레딧 쌓기

Fico 크레딧 스코어 구성요소 (출처 : Fico Score)

미국에 온 뒤 가장 처음으로 한 일은 차를 사는 일이었습니다. 당시 모아 놓은 돈으로 일시불에 차를 계약했는데요. 미국 생활 시작부터 빚을 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는 현명하지 못한 결정이었습니다. 크레딧 점수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었습니다. 만약 차를 일시불로 지불하는 대신, 일정 수준의 대출을 받고, 잘 갚아나갔다면 쉽게 크레딧 포인트를 쌓을 수 있었을 텐데요. ‘신용’이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게 포인트제로 운영되는지도 몰랐고, 실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몰랐습니다.

크레딧 점수는 돈을 빌리고 빌린 돈을 잘 지불하고 있는 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칩니다. 신용 점수가 중요한 이유는 집이나 차를 살 때 대출 이자율이 결정되기도 하고, 크레딧카드 발급의 용이함도 달라지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크레딧 점수를 빨리 올리는 ‘비법’이 있습니다.

👉신용점수 쌓기 5대 비법

LA지역 명문 USC와 UCLA, 미 중부로 이동했다고?

미국 중서부 지역 대학들의 스포츠 리그 '빅텐' (출처 : 화면 캡처)

저는 오클라호마주 노먼에 있는 오클라호마대학(OU)에서 1년간 어학연수를 경험했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풋볼 경기였습니다. 미 대학풋볼은 프로풋볼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립니다.

제가 다녔던 OU는 미 중남부 중심 콘퍼런스인 빅 12에 속해 있었는데요. 수많은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풋볼 강호입니다. 특히 텍사스 오스틴 대학과의 경기는 미 전역의 관심을 끄는 라이벌전으로 유명합니다. 미국 생활을 하는데 대학 풋볼에 대한 간단한 지식만 있어도 미국 사회에서 대화의 물꼬를 트고, 네트워크를 쉽게 맺을 수도 있습니다.

최근 미국 스포츠 시장, 그것도 대학 풋볼 시장에서 대형 뉴스가 전해졌는데요. LA 명문 대학인 남가주대(USC)와 UCLA가 오는 2025년부터 빅텐 콘퍼런스 리그에 합류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대부분의 스포츠가 지역별로 여러 리그로 구성되는데 대학 풋볼 역시 그렇습니다. 빅텐 콘퍼런스는 노스웨스턴대 등 중서부 명문 대학들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LA의 두 명문 대학이 리그를 옮긴 배경에는 치열한 미디어 시장의 ‘스트리밍 경쟁’ 때문이었습니다.

👉스트리밍 경쟁, 대학풋볼 영향은?

What do you really want to do?

미국에서 2년 간의 대학원 생활을 마칠 시점, 함께 수학했던 친구들과 진로에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클래스에서 유일한 한국인 학생이었는데요. 진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바로 “네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이 뭐야?”라는 말이었습니다. 머뭇거렸던 저와 달리 같은 질문에 대한 친구들의 대답에는 뚜렷한 목표와 지향점이 있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것들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거침이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지점에서 미국과 한국의 다른 교육환경의 차이가 드러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됐는데요. 저의 중, 고교 시절을 돌아보면 “대학 가서 해라”, 혹은 “일단 공부부터 해라”라는 말을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대신 “뭘 해보고 싶니? 뭘 좋아하니?”라는 말을 더 많이 들을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지금 중, 고교의 상황은 좀 달라졌을까요.

더밀크 뉴스룸 내에서의 토론은 확실한 정답이나 오답을 찾지 못하고 마쳤습니다. 하지만 다음 세대에게 ‘좋은 대학 입학’이 유일한 삶의 목표는 아니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미국에서 살아보니까 삶에는 정답이 없으며 다양한 길이 있고 ‘나 자신을 일찍 찾는 것’이 더 중요한 가치임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네가 진짜로 원하는 일이 뭐야”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 이 레터를 읽는 구독자분들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계신가요? 또 그 무언가를 향해 달려가고 계신가요?

애틀랜타에서

더밀크 권순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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